결국 1년간의 노력 끝에 지잡대긴 하나 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거면 다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학생회, 동아리, 대표 등등
전부 손을 대가며 교수들의 눈에 들고 학점도 4점대로 준수하게 뽑아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학금도 받을 수 있는걸 다 받아서 등록금은 국장으로 해결하고,
대학에서 받는 장학금은 제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하게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합니다.

신검에서 문제가 생겨 3번이 연기되었습니다.

무려 1년이 늦춰졌습니다.
신검에서 검사를 받고, 3급 확정을 받고 훈련소에 3번을 들어갔다 나왔다 했습니다.
신검에선 넌 괜찮다 가라 이러고 훈련소에선 너 병있다 나가라;;; 우린 책임 못진다;; 이러더라구요.

훈련소에 들어갔다 나올때 마다 어머니가 저에게 화를 내셨습니다.
뭐하는 거냐며, 왜 그러냐며...

저도 너무 억울했습니다.

남는 시간 짧게 짧게 알바를 하며, 결국 1년뒤 군대에 갔다 오게 됩니다.

그 후 2학년으로 복학하고,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친구, 지인, 등등은 다 졸업, 혹은 3~4학년이고, 교수님들도 저를 다 잊어버리셨습니다.
혼자 조용히 학교를 다니며 과제에 치이고 시험에 치이고 살다 보니, 전과는 다르게 장학금도 못받았고, 알바도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께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도움은 역시나 고등학생때와 같은 버스비 뿐이였습니다.

2학년 동안 아침, 점심을 굶었습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 라면을 하나 끓여먹고 잠들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으로 필수 참여 행사등을 다녔습니다.

밖에 나가있는 시간이 학교 뿐이니 집에서 있는 시간동안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모순적이면서 공격적이고 정신적으로 대미지가 큰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너 군대 가 있는 동안 너무 살기 편했다.
너 오고 나서 힘들다.
근데 너 군대에 있는동안 나 혼자였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 없었으면 진짜 못 버텼을거다.
넌 원래 낳을 생각 없었다

등등

너 없어서 편했다~ 였다가 너 없으니까 힘들더라~ 였다가 너 낳을 생각 없었다 라고 화내시고...

이 모순적인 대화는 몇번이고 이어졌습니다.

제가 요즘 우리 너무 힘드니 나 대학 자퇴하고 일하겠다 라고 말씀드리니,
괜찮다 그정돈 된다 너 하고싶은거 해라 라고 하셨다가,
왜 그림 갈려고 하냐 다른거 하면 안되냐 라고 하셨다가,
돈 괜찮다 라고 하셔서 복학했더니,
갑자기 돈없다고 하셔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질 않나,

너무 힘들더군요
처음으로 울고 불고 화를 냈습니다.
나 좀 그만 괴롭히라고, 나 22살이라고, 나한테 뭘 더 바라냐고
나 아침, 점심 굶고 다니는건 아냐고, 내가 많은거 바라냐고...
적어도 내가 말하는거 제대로 좀 들어달라고 나도 다 잘 생각하고 말하는건데
왜 내 말은 항상 무시하고 나중에 힘들게 만드냐고...

그 얘기를 들은 어머니는 역으로 저한테 니 엄마는 뭐 아침,점심 다 먹고 다니는줄 아냐? 이러시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였는데, 본인이 걸고 넘어질 수 있는 꼬투리에 집중해
저에 대한건 뒷전이고 본인도 힘들다 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것이
이게 정말 엄마라는 생물인가, 모성이라는게 있는게 맞는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이 털린다 라는 느낌을 이때 처음 느껴봤습니다.

어머니를 어머니로 대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동거인, 같이 사는 친한 아줌마 정도로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니 편했습니다. 
적어도 어머니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줄었습니다.

그렇게 졸업하기까지 1학기가 남은 타이밍에 저는 휴학을 하고 조기취업을 노리기로 했습니다.
이런저런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중에

"너 왜 아무것도 안하냐?"
라는 말을 어머니께서 저에게 해오셨습니다.

지금 1학기는 건너 뛸 수 있는 조기취업이란게 있어서 포트폴리오 준비중이다.
좀만 기다려달라 라고 말씀 드렸고, 어머니도 충분히 이해하신 눈치셨습니다.

그러고 약 15일 뒤, 어머니께서
"집에 돈이 없다, 너 나가 살아"
라고 하셨습니다.

아직 졸업한거 아니다, 포트폴리오 준비중이고 면접도 2~3군데 갔다온거다, 솔직히 나도 힘들게 학교 다녔고
한달 정도는 충분히 쉬면서 준비하고 싶다.
라고 말했더니

" 니 이제 학교 안간다며, 그럼 졸업한거잖아, 나가 "

........ㅋㅋㅋㅋ

그렇게 몇번을 설명하고, 이해해달라고 말해도, 이런 결과가 돌아온거에 헛웃음 밖에 나오질 않았습니다.

전 꿈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내 말은 들어주질 않고, 듣더라도 이해해주지 않고, 사람으로서 저를 보고 있는건지 조차 의심스러웠습니다.
더 이상 싫었습니다.

우선 이 집에서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어딘가, 아무도 아는사람 없어도 되니까 그냥 되도록 멀리 가고싶었습니다.

그날 당일 저녁, 어머니에게 담담하게 알겠다 라고 말한뒤
구직사이트에서 숙식제공인 곳 중 먼 곳 위주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3일뒤, 저는 집을 나왔습니다.

현재 저는 한 섬에서 일하고있습니다.

벌써 6개월이 지났고, 슬슬 이 섬에도 환경에도 적응되고 친한 사람도 한 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일주일 전쯤

어머니가 치매 초기 증상이 발현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술 마시면서 쓰니 조금 취해와서 오늘은 여기까지 밖에 못쓰겠네요... 죄송합니다....
다음에 시간 나면 뒷 이야기 작성하러 돌아오겠습니다.
새벽의 술주정뱅이의 재미없는 인생사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