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랄부 친구 중에 먹는거 진짜 좋아하고 술도 좋아해서 늘 맛있는거 먹으러 다니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먹을 때 마다 꼰대기질 발동하거든

하루는 자기가 잘 아는 고깃집 있다고 갔는데, 내가 원래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는걸 좋아해서 쌈 안 싸먹거든
근데 이 새키가 그거 보더니 혀를 쯧쯧차면서 여기는 쌈 싸먹어야 맛있다면서
지가 손수 상추에 고기,막창 같이 넣고 무생채 넣고 마늘 고추 넣고 매실 짱아찌까지 넣어서 싸주는 거야
싫다는거 한번만 먹어보라고 해서 먹어보니 ㄹㅇ JMT
무생채가 뭔가 깔끔하고 특이한 맛이었는데 그게 기가 막히게 조화롭더라고

또 하루는 돼지국밥집에 갔는데 난 다대기 풀어서 빨갛게 해서 먹어
그래서 다대기 풀려고 국밥에 가져갔더니 이 새키가 또 숟가락으로 내 숟가락 탁 막더니
"에헤이 국밥맛 버릴려고... 국밥은 이래 묵으야지"
하면서 깍두기 국물 살짝 넣고 마늘 슬라이스된거 4~5개 집어넣고 새우젓 살짝 넣고 후추 탁탁 뿌리더라고
그래서 한 입 먹어 봤는데 이것도 존맛탱구리...
그 놈이 앞에서 '어때? 내말 맞지?' 하는 표정으로 씨익 웃으면서 따봉 날리는거 역겨운데 인정할 수 밖에 없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또 하루는 걔 오피스텔에서 후라이드 시켜먹는데 소스 찍어먹으려 했더니 소스 낚아채면서
"어디 신성한 치느님을 더럽히려고"
하면서 후라이드는 소금 찍어먹는게 제일 맛있다는겨
내가 아저씨도 아니고 뭔 소금이냐면서 찍어먹어봤는데 진짜 맛있더라...
튀김옷의 고소한 맛과 닭고기의 맛까지 본연 그대로 느껴지는거여...
또 걔는 앞에서 '새키.. 맛있어할줄 알았다 ㅋㅋ' 하는 표정으로 미소 날리며 닭다리 뜯고 있음 ㅋㅋㅋ
난 그 뒤로는 후라이드는 소금만 찍어먹어...

여튼 먹꼰대인데 가는 집마다 맛있고 하는 것마다 맛있어서 뭐라할 수가 없음 ㅋㅋㅋㅋ

그런 의미로 오늘 저녁은 국밥에 깍두기 국물 풀고 마늘 넣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