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엄두가 안나다가 결혼 5년차부터 갖고 싶어져서 반년 좀 넘게 난임병원 다니면서 시술 직전에 자연임신되서 지금 임신 6개월차 임산부야

4주부터 굵고 긴 입덧이 지금도 남아있긴 하지만 이제 삼시세끼를 밥으로 먹고 산책도 할 수 있을만큼 사람이 됐어

입덧 넘넘 심해서 예상치 못하게 퇴사를 하게 됐고 3개월을 침대 생활할때는 입덧만 나으면 행복한 임신생활이 될 줄 알았어 기다렸던 아가인만큼

근데 한번씩 넘나 우울하고 다운되네ㅠㅠ
10월중순이 예정일인데 적어도 8월까지는 일할거라 생각했는데 2월에 백수되고...수입은 0원..내년봄에 입주 예정이고 담달에 중도금 내야하고 출산준비비까지....예상치 못하게 가계 수입이 뚝 떨어져서 먹고 싶은 과일도 못사겠고 임부복도 하나 못사겠고 애기 용품만 핫딜이나 당근만 뒤지고 있어

좀 전에 당근한다고 잠깐 나갔다 왔는데 퇴근하는 내 또래 여자분들 보니 나도 불과 얼마 전까지 저렇게 살았는데...당근이나 뒤지는 식충이가 되버린 것 같아서 길가에서 막 울었다ㅠㅠ

어떤 사람들은 만삭까지 일만 잘 하드만 나는 왜하필 지독한 입덧이 걸려서 토하는거 말고는 암것도 못하는 좀비가 되버렸을까 대상없는 원망도 되고..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아가였고 힘겹게 가졌고 에미는 입덧땜에 암것도 못먹고 피토하고 코피쏟고 영양제 하나 못챙겼어도 아무 문제없이 잘 자라고 있는 사랑하는 아가에게 고마워 하기에도 모자란 상황인데도 한번씩 침전하는 이 기분이 감당이 안된다ㅠㅠ

임신하면 호르몬 롤러코스터라고는 하지만 겪어보니..넘 힘들다ㅠㅠ

힘든거 딱히 말하는 스탈이 아니라 남편한테도 별말 안하고 있는데 그저께는 같이 저녁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남편은 깜놀...
예상치 못하게 외벌이 되버려서 어깨가 무거울텐데 최대한 부담 안주고 싶은데ㅠㅠ

지금은 아가 건강하게 키워서 무사히 만나는게 최고로 중요하다는거 알지만

미뤄져버린 나의 커리어들과 세상은 한걸음씩 앞으로 나는 한걸음씩 뒤로 가고 있는 이 느낌이 참으로 침울하네

아기 만나면 좀 나을까? 아님 더 할까??

내 커리어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내 인생은 어디로 어떻게 굴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