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어!

나 못할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까 너무 잘 하고 있는것 같아

어린 애들 둘을 혼자 어떻게 키우나 싶고 너무 막막해서 괴롭고 질식할것 같으면서도 결혼 안에서의 내자리를 지켰었는데

별거 후 시간이 갈 수록 세상 행복하네 ㅎㅎㅎ
물론 몸은 피곤하고 시간이 부족해서 잠도 부족해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육아할때 마음의 여유도 적어졌고

근데 너무 힘들다가도 조금 지나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생활시에는 그런게 없었어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잘 해도 내가 남편의 비난과 무시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거든

변호사랑 같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다 보니 오히려 마음의 짐이 덜어져
지속되는 남편의 강도높은 비난과 무시와 분노표출에 나는 정말로 내가 잘못한게 있어서 일이 이렇게 흘러간거라고 생각했었어
10개를 잘해도 1개를 잘못하거나 그게 자기마음에 안들면 나는 나머지 10개도 못한 인간이 됐었거든
그게 내 잘못이 아닌걸 알면서도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생각과 감정을 수용해야했어
안그러면 무시와 비난, 심하면 폭력까지 발생했고 내 뒤에는 애들이 있었으니까
근데도 살아야 하다 보니 남편의 행동을 정당화 하지 않으면 못견디겠더라
이래서 그랬겠지 저래서 그랬을거야 본인도 힘들겠지

그런데 내 남편은 그런 마음을 고마워하긴 커녕 이용해서 더더욱 나를 압박했어
자기말이 맞으니 내가 본인을 수용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랄까
죄책감을 가지면 여지없이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하고
잘 해보려는 마음은 자기가 원하는 식으로만 삶을 끌어가는데 이용하고

소장 쓰고 답변서 쓰고 하다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내가 너무 애써서 잘해왔던게 눈에 보이는거야

예를 들어서 애들 어린이집이 남편 직장 앞이라서 남편이 등하원 하는데 （맞벌이야） 내가 너무 피곤해서 등원하는거 못도와주면 자기 혼자 모든 등하원을 다 하고 애들을 다 챙기고 나는 게으르고 이기적인 엄마여서 아침에 쳐자는걸로 얘기하고 비난해

어쨌든 그날 못도와준건 사실이니 미안해 하고 더 잘 하려고 하고 하는데 도저히 못하겠는거야
그러면 더더욱 거봐 너는 이기적인 엄마야 하고 몰아붙이는 식이지 자기가 한 부분들을 엄청 강조하고 부풀리면서.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부분들을 상당히 축소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증거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정리하다보니 내가 진짜 ㅋㅋㅋㅋ 대단히 미친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열심히 살았더라

남편은 등하원을 뭐 대단한거라도 하고 있는듯 소장에 써놨는데 등하원 안해도 출퇴근은 해야하는거 아냐. 어린이집이은 직장 코앞이고

나는 애들 등하원 시키려면 왕복 2시간이었고 등원 하원 둘다 하려면 왕복 4시간임

근데 맞벌이라 했잖아

집에서 일하고 남편 보다 내가 더 번단말야
（벌이 자체에 대한 억울함은 없는데 남편의 태도에 화가 나는거）

증빙 찾다보니 지가 등하원 매일 하기는 커녕

반 이상을 내가 등하원 한 기간이 상당하더라 （넘 웃긴게 이 증빙 남편이 당당하게 어린이집에 요청하고 첨부했더라 그래서 알았음 기록지에 누가 등하원했는지 써있음）

심지어 둘째 6개월도 되기 전에 큰애 하원시키려고 그 어린애를 차에 태우고 남편 직장쪽 까지 2시간 왕복함

왜? 남편이 애 불쌍하다 지랄해서

계속 은연중에 니가 이기적인 엄마라서 애가 힘들단 식으로 얘기하곤 했으니까

잘 다니고 인정받던 회사 관두고 집에서 사업하게 된것도 남편이 계속 엄마로써의 의무감과 죄책감을 자극해서였는데

회사 관두고 사업하면서 근 1년을 넘게 반 가까이 내가 왕복 2시간씩 걸려 등하원 시키고 집에 애들 데려와서 애들 둘 보면서 （말했지만 당시 둘째는 0~1세） 밥먹이고 놀아주고 일하고 남편 밥까지 챙기고 （어차피 애들 때문에 밥 해야해서） 그랬더라

근데 남편은 설거지도 안하고 매일 자기전에 술마신거 마룻바닥에 그대로 놓아두고 치워달라 하면 비난한다고 쌩지롤 하고 그랬음

어쩌다 한번 설거지 하거나 내가 일이 많아서 본인이 퇴근 후 애 밥을 한번 챙겨주면 자기가 지금까지 매일 밥을 하다 못해 설거지 까지 다 했다며 니가 엄마 맞냐 하는데

아니 이게 집에서 매일 하는 일이라 무슨 증빙이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아무리 무슨 소리냐 해도 소용이 없음
정말 너무 억울하고 분통터져서 분노하는 얼굴로 나에게 이기적이라고 비난

그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내가 좀 부족했나 싶은거지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없는 일로 저렇게 절절하게 억울해하며 분노할까 （하지만 세상엔 별별놈이 다있고 미친놈 맞았네 ㅎ）

그래서 나는 증거가 없을줄 알았고 아무도 내말 안믿어줄 줄 알았던거지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세상에 너무 열심히 살았네...
일해서 가계 수입의 6~70%를 담당하면서 아이 둘 2시간씩 왕복해서 하원시켜서 놀아주고 밥먹이고 그와중에 남편 힘들까봐 남편 출근하는 시간 맞춰 일어나서 등원 준비 도와주고（난 집에서 사업하니 그시간에 안일어나도 되는거） 새벽까지 일하고, 그러면서도 회사 못다니겠다고 찡찡대는 남편 위로해주고 그랬더라 미친뇬 ㅠㅠ

증빙이... 생각보다 많더라

근데 남편은 정신 못차리고 계속 내가 엄마로써 자격이 없고 자기가 모든 살림과 육아를 다 했다고 당당히 소장과 답변서에 써놨네 자기가 애들 양육할거라고

지금도 내가 애들 학대하는것 처럼 얘기해

애랑 전화하다가 애가 배고프다고 하면 내가 굶기는것 처럼 소장 답변서에 써놓음

폭행 해놓고도 내가 이혼에 유리하게 하려고 거짓 고소를 한거래 ㅎㅎㅎ 판사가 멍청이인가 고소하면 다 받아주게??

여전히 반성이 1도 없다

소장 보면서 답변서 보면서

아 그냥 이런 놈이어서 그랬던거구나 오히려 홀가분하게 마음이 내려놓아진다

나는 내가 노력하면 더 어떻게 잘 해볼 여지가 있는데 섯불리 판단한걸까봐 걱정했거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잘 선택했다 생각이 들고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행복해

우울증 공황장애 왔었는데 별거한지 얼마 안되서 부터 그게 뭐였지 싶다

젤 열받는건 남편이 증빙이 없으니까 주변 지인들에게 진술서를 잔뜩 받아서 냈는데

남편은 말발 좋고 사회성도 좋고 밖에 나가면 엄청난 애처가+좋은 아빠인척 하는데 사람들은 모두 그걸 믿어

나도 처음에 그런 모습을 보고 연애했던거고

당시 남편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 심지어 연륜 있으신 어른들 조치 남편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어

내가 오랜기간 고민했던게 막상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남편이 하는 행동을 보면 사람들 힘든거 못보고 은연중에 나도 챙기고 애들도 잘 챙기는 모습이 거짓같지 않았었어 집에서 그꼬라지를 보면서도 밖에서 하는 남편의 행동 자체가 진실성 있게 느껴졌다는거야 머리로는 아닌거 아는데 자꾸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판단하게 하는 그런 악마의 재능이 있더라 남편이

그래서인건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진술서들에 내용이 나를 이기적이고 비정상적인 엄마, 애들 방임하고 학대하는 엄마로 써놓은 인간들이 있더라

나랑 말 몇마디도 안나눠보고 내가 육아하는 모습을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남편 말발에 홀려서 그리 써놨어

이 사람들 진술서가 뭔지 모르는 모양인데

남편에 대해서 좋은 사람, 가정적인 사람으로 보이더라 하는건 충분히 진술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건 자기들이 겪은 사실이니까

근데 내가 뭐 쓰레기 같은 음식을 애들에게 먹이고 어쩌고 하는건 본인들이 본것도 아닌데 무슨 생각으로 진술서에 쓰는거지? 진술서에 써놓은 그 음식들은 나도 뭔지 모르는 음식이던데

정상적인 엄마라면 이런 행동은 안할거다 이런 내용들 보고는 심히 빡쳐있는 상태

일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도 명확히 있어서 위증죄로 고소할까 까지 생각 중이야 진짜 너무 빡쳐

그리고 진술서를 잔뜩 첨부했다는건 그만큼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얘기를 퍼뜨리고 다녔다는거지

가족 모두 함께 했던 동호회에서 한두명도 아니고 여러사람인데 일부러 소문내고 여론 만드는것 같아

폭행 고소 취소하라고 소장 답변서에 압박해놨더라

여전히 반성이 없는 상태이고 자기 잘못을 덮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는데 나는 어찌할까?

애들 생각해서 판결까지 안받고 조정으로 빨리 마무리 짓자 싶다가도 그렇게 끝내면 이인간 계속해서 이런식으로 주변에 내가 애들 방임 학대하는 엄마인데 법이 그지같아서 이렇게 됐다는 식으로 말하고 다니겠지

끝까지 인정 안하고.

만약 판결문에 명확히 본인의 잘못들이 기재된다면 어떻게 행동하려나... 반성... 끝까지 없긴 하겠지?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사회성과 인맥을 이용해서 내 명예를 훼손하는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애들에게도 나중에 명확하게 （성인이 된 후에 궁금해 한다면 말이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판결문이 없다면.. 또 이렇게나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놓고도 죽도록 억울한 얘기들을 듣고 살아야 할까봐...

그리고 소송은 아무리 내가 증거가 많아도 힘든 일이야

온갖걸로 걸고 넘어지고 나를 고소할 가능성도 있지

그래도 거짓에 지고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현실은 또 현실이니까...

내일 1차 기일인데 나에게 용기와 힘을 줘

남편이 과연 출석할지 궁금하다

비겁한 회피형 인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