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quantumholism.com/why-astronomy

https://homepages.rpi.edu/~newbeh/WhyFundScience.html

위 기사를 기반으로 토론 과제를 준비하던 중 생각을 정리해서 쓴 글입니다

미국은 천문학 연구를 위해 NASA, NSF에 한 해 22조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가예산의 0.5%를 투자하는 셈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돈을 사회복지나 다른 더 좋은 곳에 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럼 국가는 왜 세금을 들여 천문학을 지원해야 할까요?

우선, 링크 1과 2의 글에서 주장하는 "천문학（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대략 6가지입니다

1. 천문학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2. 천문학의 결과들-아름다운 사진들-은 탐험과 혁신의 문화를 전파한다. 아이들이 과학과 공학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고 혁신의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재산이 된다. 예컨데,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13살에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자국을 찍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록 우주비행사가 되지는 않았더라도 사고의 틀을 깨서 혁신의 정신을 배우게 되었다.

3. 과학 외교 - 천문학은 국제적인 규모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과학자와 교류하는 것으로 평화와 전지구적 연대에 기여한다.

4. 기술 스핀 오프 - 천문학 연구 과정에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생겨나기도 한다. 카메라에 쓰이는 CCD 칩은 본래 천문학 연구를 위해 개발되었고 큰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 어두워지는 물체를 명확히 보기 위한 기술은 의학에 응용된다.

5. 다음 세대를 교육한다 -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중학생들의 교육에 우주의 경이로움을 이용하기도 한다

6.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처할 인력 - 소행성이 지구로 다가올 때 대처하기 위해서 누구를 불러야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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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위의 6가지 이유를 제 나름대로 평가해보았습니다.

1. 천문학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전적으로 인정합니다. 미지로 가득찬 우주에 대해 알게되는 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킵니다. 분명히 천문학은 연극, 노래와 같이 문화의 수준에서 국가의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유로는 천문학이 다른 취미에 비해 그토록 많은 돈을 지원받는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22조원을, 한국에서는 최소 600억을 천문학에 지원합니다.

2. 천문학은 혁신의 정신을 고양시킨다. 부분적으로 인정합니다. 아마 달에 발을 내딛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분명 사고의 틀이 깨지면서 절대적인 건 없다, 인류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따위의 개념을 익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큰지, 최근의 천문학은 그런 정신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집니다. 우선 스티브 잡스가 달 탐사로부터 혁신의 정신을 배웠다는 건  저자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천문학 이슈로 인해 혁신을 느낀 경험이 없습니다.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였다, 중력파를 검출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역시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구나! 같은 감상을 품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혁신의 정신을 고양시키는 것은 천문학만의 기능이 아닙니다. 의학을 예로 들면 페니실린으로 매독을 치료하는 것, 잘린 팔을 다시 붙이는 것 역시 달에 발을 딛는 것만큼 사고의 틀을 깰 수 있습니다. 물론 문학이나 철학 같은 것도 마찬가지고요.

3. 과학 외교 - 부분적으로 인정합니다. 어쨌든 과학은 사람들에게 객관적이며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영역이고 국가간 협력을 통해 평화를 이루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냉전시기 소련과 미국이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을 때 비공식적인 외교 창구로 과학 협력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천문학（기초과학）만이 과학 외교의 수단인 것은 아닙니다. 보다 실용적인 핵융합로 건설, 인간 게놈 프로젝트 등에 돈을 지원하는 게 더 합리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4. 기술 스핀 오프 - 부분적으로 인정합니다. 다만 저자가 주장한 기술 중 다수는 천문학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거나, 천문학이 아니었더라도 개발되었을 수 있었습니다. 링크 1의 저자가 직접 언급한 CCD칩의 경우 1969년 미국의 전화기 회사 AT&T 벨 연구소에서 개발했고, 개발자들은 CCD칩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개발한 이후, 우리는 （기존의） 화학적 사진의 시대가 갔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것을 보면 굳이 천문학이 아니더라도 CCD칩은 개발되었을 것입니다. 링크 2의 저자가 언급한 인터넷의 경우는 미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을 의뢰한 것을 대학에서도 쓰기 시작하고, 민간으로 상용화된 것이 시초입니다. GPS 역시 군사기술이 민간기술로 쓰이게 된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스핀 오프 기술"을 위해서 군사기술에 돈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최초의 인터넷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인터넷이 군사기술 발전의 부산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안 찾아보면 없습니다. 결국 기술은 기존의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말로 천문학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필요성만 있다면 다른 분야에서 개발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천문학이 아니라 사진산업 혹은 벨 연구소에 자금을 투입했다면 훨씬 많은 실용적인 기술이 쏟아져 나오지 않았겠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5. 다음 세대를 교육한다 - 링크2의 저자가 주장한 이유이지만, 역시 천문학만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과학교육에 천문학이 필수적인 건 아니라는 거죠.

6. 우주에 관련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소행성을 막기 위해서 - 굉장히 설득력있는 이유입니다. 650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원인이 소행성임을 생각해보면, 그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우주 탐사의 필요성도 6번을 뒷받침합니다. 인류가 멸종하지 않는다면 결국 언젠가는 새로운 자원, 에너지원, 행성을 찾아 지구를 떠나야 하고 이 단계에서는 천문학이 필수가 됩니다.

두 저자가 주장한 6가지의 이유 중 1가지만이 돈을 지원할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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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천문학/순수과학에 돈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하겠습니다.

1. 지구 방어 혹은 대피계획의 수립 - 소행성을 막는 것을 포함해서, 인류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재난이 예견된다면 지구를 떠나든 방공호를 짓든 무언가를 해야합니다. 이때 천문학자들의 자문이 필요할 것입니다.

2. 우주 탐사 - 언젠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해야할 때 천문학자들이 축적한 지식과 이론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3.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해서 - 인류가 소행성으로 인해 멸종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도 천문학을 연구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단계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인식하는 학문이 바로 순수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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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기초과학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어느 정도의 예산이 적절한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인식하려는 노력 자체를 그만둘 수도 없지요. 따라서 인류는 항상 "과하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순수과학에 돈을 지원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인류 전체로 따지면 필요한 일이지만 각 국가로서는 "꼭 내가 해야하나?"를 고민하게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매드싸이언티스트라는 필명을 쓰는 남궁석 박사님은 이것을 "인류에 대한 세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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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사회적 기능을 생각해보면 국제사회에서의 명예는 인류 공통의 발전을 얼마나 추구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직 인류연방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배정하는 입장에서는 순수과학에 돈을 배정하는 게 꺼려질 수도 있지만, 이러한 순수과학의 기능을 이해한다면 건전한 예산배정이 가능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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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과제로 발표 준비할 때 쓴 글인데 웃자에 올라온 글 보고 나도 올림

3줄요약

1. 기초과학의 목적은 기술발전과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아니라 미지의 탐구에 있다.

2. 물론 그 과정에서 기술발전이 일어나긴 하지만, 기술발전을 위한 인프라에 가깝다고 본다.

3. 이건 여담인데 실제로 NASA에서는 잠재적 위험 천체를 관측하고 위험성을 평가하고 있다. 가끔 뉴스기사에 나오는 "22세기, 소행성 "베누" 지구 충돌 위험.." 같은 게 이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