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대구지역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는 경력 5일짜리 삐약이 의사임.

우리병원 응급실 응급의학과 던트쌤들과 PA쌤들 보면서 느끼는거 적어봄.

1. 기부하는건 생각보다 존나 고맙다
ㄹㅇ임. 간호사 선생님들 던트선생님들 기부받은 빵먹으면서 울려고 함

급박한 상황이라서 밥먹는게 보장이 안되는곳이 많고

방호복이 입고 다니면 존나 힘들어서 4시간정도면 배가 꺼져.

그니까 빵이나 간식거리 보내주는거 정말 고맙게 먹고있고

이거 없으면 중간에 쓰러지는 쌤들 많을거 같아.


2. 버리는 기부음식도 많다.
이게 좀 안타까운데

'힘든일 하시는데 맛있는거 드셔야지'하는 마음으로 족발이나 치킨같은거 보내주시는 감사한분 많아. 혹은 샌드위치 같은거.

응급실은 시간이 너무 없어서 선생님들이 각잡고 먹을 시간이 잘 없어.

그니까 보내준 음식들은 보통 2~3일 가량은 못먹는다고 봐야해.

이 과정에서 음식이 상하면, 그걸 먹은 쌤은 7일이상 병원에서 격리되고

그게 겁나서 언제 왔는지 모를 간식은 거르고 보는 선생님들 정말많어.

상하기 쉬운 음식은 지금 시점에선 미안하지만 짐되는 경우가 많아. 따로 버려야 하거든.

그니까 '한끼 식사'보다는 주전부리개념으로, 7일 정도는 보관되는 음식들로 보내주는게 좋아.

어처피 밥은 병원식당이나 이런곳에서 챙겨 주거든.

그래서 중간중간 에너지 보충할 간식거리가 더 반응이 좋아. 한입거리들.


3. 먹는것보단 마실것.
방호복입으면 탈수가 심해. 비닐이라서.

그니까 빵처럼 잠시 간식할만한 당 보충도 좋지만

사이다나 주스같은 갈증+허기를 동시에 해결할 음식이 반응이 좋아.

특히 주스, 물을 훨씬 선호하셔. 우유 보내시는 분이 많은데

우유는 소화가 안되면 방호복입응 상태에서 화장실 들락거려야해서 잘 안마셔.

오늘 낮에 게토레이랑 사이다를 제약회사에서 보내주셨는데 2시간도 안되서 다 마시더라.


4. 정말 많이 감사하고 있다
의사, 간호사, PA쌤 모두들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감사합니다'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선물이야.

그 한마디가 주는 힘이 정말 상상을 초월해.

선생님들한테 감사하다면 그 한마디 써서 보내줘.

정말 많이들 좋아하셔.

그거 하나로 응급실 분위기가 달라져. 정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