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2년 월드컵

아파트 한쪽에 스크린 설치해놓고 주민들 모여서 같이 응원하며 엄청 재밌게 보냈었던 꼬꼬마시절 기억이 있는데, 그 때 20대를 보낸 형들 얘기 들어보니 이 사람들은 그보다도 훨씬 더 재밌었겠다 싶더라.

그 때 막 술집에서 술도 공짜로 주고 집 밖에 길거리만 나가도 축제 분위기고 그랬다는데.

나도 곳곳에 붉은 옷 입고 있던 사람들이랑 그 분위기는 기억이 나는데, 그 안에서 젊음을 만끽하는 건 또 달랐을 것 같아.

아 우리흥 있을 때 또 그런 역사 한번 더 써야 되는데

사실 무슨 치트키를 써서 월드컵에서 설령 우승을 한다해도 원정 월드컵인 이상 그 시절의 분위기는 못 따라가겠지

이젠 이웃끼리도 그렇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불꽃의 크기 자체도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 같고.




2. 2013~2015년 마녀사냥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을 땐 진짜 센세이셔널 했던 걸로 기억나.

당시로선 아니 저런 얘기를 티비에서 한다고? 싶은데 더럽지 않고 재치있게 잘 풀어서 자연스럽게 현실에서도 조금씩 터놓고 성 얘기를 하게 되었던 것 같음.

그린라이트니 뭐니 하는 말들도 다 마녀사냥에서 나왔었고, 방송이 유행한 뒤로 애들끼리 하는 농담의 수위나 주제가 많이 달라졌었던 걸로 기억함.

스마트폰의 완전 대중화로 단톡방 캡쳐 같은게 많이 퍼지면서 대학교들 똥군기 문화도 이 때 많이 사라졌지 싶고.

마녀사냥에 게스트로 나온 연예인들이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이런 방송이 생기는구나'라는 말을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15년도부턴 다시 또 분위기가 많이 바뀌면서 이 때가 잠깐 지나가는 시기였더라고 결과적으로는.

뭐 장단이 있으니 함부로 말을 할 순 없겠지만 대학교 사람들이랑 캠퍼스 생활하면서 웃고 떠들기에는 좋은 시기였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