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소개팅으로 만나게 된 분 중에 정말 마음에 드는 분이 있거든

그래서 그 분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면서 계속 사랑을 키워갔는데

아무래도 곧 이루어질 세번째 만남에서 거절당할 것 같은 확신이 들어서말야.

까인 다음에 슬퍼하는 것도 늦지는 않겠지만 벌써 너무 슬프다

누구인지 특정될까봐 자세한 얘기는 적을 수 없지만 까일 가능성은 225%라고 봐 만약 안까이고 또 만나게 되면 우리집 화장실에서 발가벗고 춤 출게

근데 그래도 몇 주간 정말 즐거웠어.

최근에 이렇게 집중해서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덕분에 좋은 영화도 알게 됐어

누군가를 알아간다는건 그 누군가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무언가를 알아가는거랑 거의 똑같잖아

그 사람이 좋아하는걸 따라가보니까 내 감정은 계속 커지는데 그 사람은 그렇지 않겠더라

무슨 공감이나 위안을 얻자고 주절거리는건 아니고.. 그냥 내 감정을 내 마음이 아닌 다른 곳에 옮겨 적어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더 편할 것 같아서

며칠 뒤 세번째 만남에서 받을 상처 빨리 아물게라도 할 수 있게 마음의 준비나 하려고

까일 걸 알면서 또 볼 수 있다는게 정말 좋다 그걸 좋아하는 내가 싫고.

70억이 넘는 인구 중에 나랑 잘 맞는 몇 안되는 사람 중에 그 사람이 속해있지 않다는게 정말 서운하고. 어쩔 수 없지만..

내가 바라는 행복은 며칠 뒤면 좌절되겠지만, 여러분들은 내 좌절만큼이라도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

넋두리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모두 좋은 밤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