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에 가끔
'중소는 인력난이다. 중소에 가서 경력을 쌓고 좋은 곳으로 이직하면 되지 왜 가만히 취업활동만 하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
（절대 이분들이 잘못 됐다는건 아님. 세대가 다르면 당연히 관점, 생각도 다르지. 이분들이 틀린게 아님. 지금 세대랑 다른거지.）
저 사진이 사용된 글을 보고 생각나서 그 이유를 얘기하고자 함.
결론부터 말하면 시작부터 커리어가 꼬이기 때문임.
（물론 좋은 중소도 정말 많음. 대부분이 그렇지 않고 좋은 중소는 들어가기가 엄청나게 힘들어서 문제지.）

구직자들이 중소를 기피하는건 저런 공고가 암시하는 바를 알고 있기 때문임.
그냥 딱 '부품'으로만 본다는 뜻이지.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아서 어떻게 키울지, 구성원의 미래커리어와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줄지 전혀 관심 없음.

반면 아래 아마존은 '활동적이고 동기 있는 마케팅 전문가를 찾는다. 이 직무가 맡게 될 책임과 업무는 무엇이다'라고 명확하게 알리고 있음.
아마존에서 일하면 얻게 될 경력적 이득과 아마존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알렸고 사진에는 없지만 경제적/교육적 혜택에 대해서도 나올거임.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이고 어떤 업무를 맡아 우리와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다, 우리가 제공할 커리어 기회와 혜택은 이렇다'는 얘기지.
외국계는 거의 다 이렇다. 구직자들이 괜히 선호하는게 아님. 헬마존조차 저렇게 시늉은 한다고.

문제는 '인재가 쓰레기처럼 남아도는 대한민국'이라서 위에 예시처럼 올려도 지원자 미어터짐.
개차반 언제 망할지 모르겠다 싶은 회사도 수도권이면 몇십명 그냥 몰림.
연봉도 많지는 않아도 적진 않은 액수다? 몇백명 몰림.
그나마 공대출신들은 좀 나은데 얘들도 경쟁률 10대1 그냥 깔고 감.
대기업/중견이면 상경계열이랑 큰 차이도 없음.
아마 인사담당자는 눈물을 머금으며 채용시즌마다 야근을 할거다.
1명에 30초씩 읽어도 야근 확정일걸. 서류 필터링을 괜히 하는게 아님.

지금 취업하기 정말 힘듦.
특히 올해 하반기는 ㄹㅇ 역대급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채용인원 자체가 적음.
지금 신입들은 가릴 처지가 아님.
돈을 적게 주고 야근 시켜도 경력개발에 도움 주는 회사는 얼마든지 들어갈 의향 있음.

문제는 대부분 중소기업의 공고는 두루뭉실한 커리어 비전조차 제시하지 못 함.
빈말이라도 '우리 기업은 구성원의 직업적 성공을 위해 다양한 경험과 교육기회를 부여합니다' 라고 한줄 적힌게 정말 큼.
'속마음은 그렇지 않겠지만 적어도 날 사람으로 보는 척은 해주는구나, 뱉은 말이 있으니 내 능력개발에 조금이라도 투자하겠지?'라고 생각한다고.
하긴 무슨 업무를 맡게 될지도 제대로 안 적는 놈들한테 이런걸 기대하는게 바보지.......

스타트업vs좆소, 정말 개막장 회사여도 좆소가 왠만하면 이김.
제대로 수익도 안 나서 쥐꼬리만한 투자금으로 유지하는 스타트업보다 월급 못줄 정도면 회사 유지가 될리가 없지.
체계가 없다고 욕을 먹어도 맨땅에 삽질하는 스타트업보다는 좆소가 구축해놓은 시스템이 백배 나음.
워라벨? 스타트업에서도 튼튼한 회사나 이런거 챙겨줌.
사업 갓 시작하는 회사가 매일 정시 퇴근 시켜준다는건 일이 절망적으로 없다는 뜻이고 이미 망했다는 얘기임.
스타트업이 자랑하는 커피머신, 과자쪼가리 갖다놓고 상호존대 문화를 만들어놔도 인재가 올리가 없음.
그래도 구직자들에게 이미지는 스타트업이 훨씬 좋음.

왜?
얘들은 적어도 회사가 나아갈 방향과 구성원 능력개발에 대한 비전은 제시해주거든.
어차피 60까지 고용해주고 연금 줄거 아니잖아?
구직자도 그런거 기대 안해.
국내 최고 직장 중 하나인 삼성전자도 '평생직장이 아닌 거쳐갈 곳'이 되는 현대 사회에서 누가 그런 망상을 품겠냐
능력개발을 위한 체계를 만들던가 그게 싫고 계속 부품 취급할거면
대기업처럼 돈이라도 많이 받는 부품으로 취급하던가 해라.

진짜 중소 사장들 반성해야 됨.
강아지를 길러도 성격이 우리 가족과 잘 맞는지, 금전문제와 노견이 됐을 때, 배변 같은 훈련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입양한다.
능력 개발 못 해서 최저임금 겨우 받으면서 비슷한 직장만 떠돌다 40되기도 전에 커리어 끝나고 싶은 미친놈이 어디 있겠냐고
지들 위해 돈 벌어올 사람 뽑아놓고 회사의 부품으로만 보니 어떤 미친놈이 입사를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