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은 뉘엿뉘엿 밤 11시를 가리키고

저는 컴터로 인해 지친 몸을 이끌고

자로 가기위해 디카를 들고 제 방으로 들어갔지요~

방문을 열고 처음본건 불도 꺼진 캄캄한 방안에서

쓸쓸하게 독수공방하던 토끼 '합격이' 였어요~

※ 행운이 깃들라고 '합격이'로 이름 지었어요;

주먹만할때 종이박스에 넣어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무럭무럭 자랐네요 ^▽^

참 주인으로 뿌듯하기도 하지만 워낙 큰 죄를 많이 지었죠;

죄목 1. 온 방안에 토끼똥 범벅하고 다니기

2. 자기 몸값보다 더 나가는 난초 뜯어먹기

3. 밥주는 엄마한테 '캥'소리내며 대들기

4. 잠자는 제로군에게 밥달라고 난동피워서 잠깨우기

5. 주인이 오라고 하면 무조건 도망가기

오늘밤에는 특별히 제가 잠자는 침대 위로 초대하게 되었지요.

포근한 이불의 감촉을 모르는 천방지축 토끼에게는 아마

이 이불이 초록색 잔디보다도 더 부드럽고 따뜻했을 것 같네요 ~_~

추웠는지 웅크리고 이불속에서 꼼짝않는 토끼를 보며

참 앙증맞다는 생각을 했네요 ^^

매일매일 거실마라톤과 저와의 술래잡기를 즐기는 녀석이라

이런 부귀영화를 누려본적은 처음이네요 하하핫 ^^

등따시고 배부른 녀석이 됐다이거죠 ;

이 녀석도 이제 포근함을 만끽했는지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귀를 쫑긋 세우며 주위를 살피기 시작하네요~

원래는 맨날 도망가는데 오늘만큼은 흡족했는지

주인말도 잘 듣는것 같네요 ㅎㅏㅎㅏ~

뭐가 불만인지 벽쪽을 째려보네요 .

가만히 있을때마다

이녀석이 똥,오줌을 싸지 않을까 걱정했지요;

똥은 치우면 되지만 쉬야은 ...... （ 당해봐야 압니다 ㅠㅠ ）

토끼 기지개 펴는 모습이 포착됐네요 ~

귀는 승리의 V자~

세상을 다 가진듯한 저 모습에 저도 참 흐뭇하네요 ^ㅁ^

（ 토끼야, 너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이야~♡ ）

야생토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군요;

엉덩이를 쳐들고 개가 땅파듯이 보들보들한 이불을 파헤치는

이장면은 야생의 본능을 표출하는 장면이군요 ^-^;

마치 토끼굴인것처럼 착각하는 이 장면에서

얼마나 우습던지 핫하하하

초등학생처럼 세상이 자기것인것 마냥 이렇게 설쳐대는

토깽이를 바라보며 문득 든 생각은,

이렇게 조그맣고 하찮은 토끼도

따뜻하고 포근한 것을 좋아한다는 거였습니다.

추우면 따뜻하게 지내고 싶고,

배고프면 먹고 싶고,

무관심하기보다는 사랑받고 싶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새로운걸 추구하고 싶고,

갇혀있기보다는 나가서 놀고 싶고.

이 모든게 비단 토끼뿐만 아니라

사람인 우리에게도 다 적용되지요~

하고 싶은것을 추구하면서 사는 세상 !

그것이 정말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얼마나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하시면서 살고 계세요.

혹시

돈 때문에 고수입과 직장과 명문학교를 택해야했고

명예 때문에 하고 싶어하는 일도 남의 눈을 피해 하지못했었던

그런 아픈 추억을 가지고 계시진 않나요?

오늘밤에는 세상물정 모르고 행복을 추구하는

이 작은 토끼와 함께

세상에 미련이 많은 저도 순수한 토끼의 마음처럼

순수한 한마리의 동물이 되어 이불을 부비부비 비벼보네요.

토끼와 같이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

무척이나 되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이네요 ^^

여러분도 이제부터 한마리의 토끼가

되어보는건 어떨까요?

자~ 우리 모두 보드라운 이불에

부비부비 비벼볼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었음하네요~

^ㅁ^

토끼를 정~말 사랑하는 제로가

< 보너스 +_+>

배고파서 쓰레기통을 뒤지던 '합격이' 포착 사진~

잠깐의 추천, 그것도 못해주실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