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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두개 글 올린 사람임.

대다수 사람들이 내 의견에 동의해주고 또 건설적인 반론이 몇 가지 있었어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그만 쓰려고 함.

주관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이 섞여있을 수 있으니 그 부분 미리 참고 바라고.


가장 대표적인 반론이 이거였는데,

"이번 미중무역분쟁 때도 엔화가 올랐음. 그리고 일본 경제가 니가 말한대로 거품이 껴 있으면 헤지펀드등 외국자본계가 공격을 안 할 리 없음. 그리고 만에 하나 망하더라도 어차피 자가발전이라 국내자산인만큼 그냥 쌩까면 됨."

이렇게 요약되는데.. 여기에 대해 반박하기 전에, 하나만 말해둘 게 있어.

난 현재 일본이 불안정하다고도, 근 미래에 일본이 뒤집힌다고도 생각 안 함. 아직까지 일본은 양적완화 및 버블을 견딜 정도의 체급이 되니까.

다만,

'다음 번 금융위기' 가 왔을 때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는 점과, 그렇다면 그 때 가서 터질 폭탄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야.

마지막 국가개입수단으로 여겨지는 양적완화를 250퍼센트 부채를 질 때까지 때렸으니 이제 차기 경제위기때 일본이 써먹을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없다는 거야.
（굳이 따지자면 있긴 함. 증세라던가.. 외국인 대상 국채 발행이라던가.. 외국채 매각이라든가..
대신, 증세를 하면 가뜩이나 경제위기인 상황에서 내수까지 작살낼 우려 + 기업 줄도산이 예정되어 있고,
외채발행은 일본이 그토록 자랑하던 국채의 외국인 비율이 낮다는 장점을 박살내버리겠지. 거기다가 글로벌 경제위기가 온다고 하면 당연히 투자심리는 위축되어 있을 거니까 국채가 잘 팔릴지도 미지수
외채매각은 당장 달러를 불러올 수는 있어도 이미 그런 상황이면 환율부터 작살나있을텐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도 미지수인데다가 일본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외채를 매각함으로서 안전자산 지위 상실크리）

그럼 마지막 반론을 시작해볼게.

1. 이번 미중무역분쟁때도 엔화 오름 ㅎㅎ 그리고 일본 경제가 니가 말한대로 거품이 껴 있으면 헤지펀드등 외국자본계가 공격을 안 할 리 없음.
ㅇㅇ 올랐네. 아직까진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취급받으니까. 지금 당장 떨어지지 않는다는게 내 주장에 대한 반론으로는 써먹을 수 없고..
그리고 포치 다음날 일본 닛케이 지수는 우리나라 코스피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졌어.
헤지펀드들은 보통 급격하게 상승하는 신흥국 시장을 털어먹기 마련인데, 일본이 헤지펀드에 털릴 그런 케이스는 아니라고 봐 나는.
만일 지금 일본시장이 헤지펀드에 공략당할 수준이었으면, 우리나라나 독일, 홍콩 급 사이즈들 국가도 단체로 위험함.

2. 자가발전이라서 （여차하면 그냥 쌩까면 되므로） 문제가 없어!
이 부분에 관해서 정말 많은 의견이 나왔는데,
일단 일본이 국채 지불을 뭉갤만한 상황이라는 건, 그 시기의 일본 경제상황은 아래와 같은 상황이 된다는 거임.
1）경상수지 감소
2）은행 줄도산 위기
3）외부자산 유출

이 정도의 일이 일어나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같은 일 같이 글로벌 경제위기가 일어나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 누구도 예기치 못했던 일이 펑. 하고 터져야 해.
대표적으로 트럼프-아베 간 합의가 제 2차 플라자 합의마냥 엔화절상을 해버리던가,
아니면 일본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얼굴을 비추는 자동차 산업이 사망 선고를 맞거나.

공교롭게도 둘 다 현재 미일 무역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지는 의제야.
둘 중 하나는 일어나기 쉬운 상황이라는 거지.
（이거 벗어나면 ㄹㅇ 외교의 천재 아베였던 거임 ㄴㅇㄱ）

그럼 이런 상황이 되서 국가 실물경제가 개판이 됐다.
이런 상황이면 은행은 당연히 기업에게서 돈을 받기 어려워지고 줄도산의 위기에 처한다.
뱅크런이 일어나고 일본 은행들은 각자 금융자산을 내다버리고 현물자산을 땡겨오기 시작하겠지.

그럼 처분되는 대상이 뭔데?

"안정성 킹왕짱!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만 믿으라구! 국채!"
각종 유동자산들을 다 매각한 다음에 은행에서는 쥐고있는 각종 국채를 현금으로 상환하려 일본 재무성으로 달려갈거임.
근데 재무성?
ㅋㅋㅋ 어림도 없지 하면서 문 걸어잠글수도 있음.

뭐.. 이건 농담이고.
일본 정부 입장에서도 이미 250퍼센트에 달한 부채, 그 중 41퍼센트에 달하는 일본은행 부채를 빼더라도 38퍼센트 금융권에서 쥐고 있는 국채를 내놓으라고 하면, 그 비용은 대충 계산해도 대략
일본 GDP의 95퍼센트에 달하는 비용을 당장 금융권에 갖다 내놔야 할 판.
참고로 올 해 일본 세수는 62조4950억엔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3/189402/ 그나마도 올해도 또 적자국채 발행 ㅋㅋ）.
갚으려면 택도 없지.

그럼 어떻게 하냐고?

"일본 정부는 국채를 갚지 않으며, 리펀딩（refunding）을 통한 국채만기 연장을 할 것이다."
"그럼 우리는 돈이 없어서 뒤진다고!! 리펀딩 안 살거야!"
"아몰랑 니네한테 돈 주면 국가 돈 1도없음 어쨌든 안 줌"

캑하고 일본 은행 단체로 문 닫기 시작한다.
금융권에 폭격이 쏟아지고, 우량은행들이 문을 닫기 시작.
뱅크런이 가속화된다.

"... 사태가 존나 심각하네.. 하지만 괜찮아! 우리에겐 강한 중앙은행이 있다고! 그치 일본은행쨩? 빨리 통화조절정책을.."
"..."
"..일본은행쨩?"
"주가 폭락에 부동산 버블붕괴.. 일본은행 자산 붕괴.. 세금 쏟아서 살려내주세요 데헷^^ 아 우리도 돈 급하니까 국채 상환좀!"
"ㅋㅋㅋ 나 오늘 일본은행이 통화조절 하는 상상함 ㅋㅋㅋ"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702326622457432&mediaCodeNo=257 닥치고 주식 사들이는 '큰손' 일본은행…"日증시 절반 대주주"）

하지만 어림도 없이, 이미 주식, 부동산에다도 돈을 찍어내 미친듯이 직접 투자하던 일본은행은 결국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사상 초유의 중앙은행 부실화라는 대형 폭탄을 안아들고 만다.
하지만 어떡하리. 더 이상 국채는 팔리지도 않아서 시장에 돈을 풀기 위해 어거지로 주식 시장에다 돈을 풀은 일본 경제의 대형 자충수였다.

이런 상황이 되면, 일본이 취할 행동은 뭐가 있을까?
모라토리움? 디폴트? 그럼 그게 국가부도지 뭐야.
일본은 지금 최후의 최후 경제부양책까지 끌어다 썼고, 그나마도 정지를 못해서 파괴를 향해 달려가는 시한폭탄이야.
엄청 쉽게 "내국민 부채? 그까이꺼 뭉개면 돼~ 별거 아니야 우량부채야~" 이러는 애들이 있어서 한 번 써봤어.
그 부채 뭉게면 그 피해는 누구한테 가는지 생각 안 해봤어?
너랑 나랑 친구맺어서 우리 둘이 땡치자~ 하면 정부만 좋고 시장은 죽어나는거임.
부채라는 걸 져놓고 윈윈이라는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함?
거기가다 사실상 국채를 밀어버리는 수준이 오면 외부에선 그걸 "일본 모라토리움 선언!"이라고 사방팔방에 대서특필을 할 텐데,
그렇게 되면 3대 신용평가사에서 가만히 있겠다 그치?
그렇게 되면 그대로 안전자산국에서도 퇴출이고 일본은 전후로 다시 돌아가는거임.
그거 안 당하려면 외채 매각해서 달러 가져오면 된다고?
그럼 그대로 안전성 담보하던 외국채는 안녕인거고 마찬가지로 신용평가 강등은 눈에 선함.

이렇게 안 될거 같다고?
글쎄.. 한번 터지기가 어렵지 한번만 터지면 이렇게 금방 될 거 같은데?

일본 경제가 쉽게 넘어가는 뿌리얕은 나무는 아니야.
근데 이미 생명의 정수를 다 끌어다써서 죽어가는 나무라 불이 한번 붙으면 미친듯이 활활 타오름.
거기다 이 정도 상황까지 오면 우리나라는 그제서야 취할 조치들이 몇 개정도는 남아있는 반면,
（환율시장 방어/금리 조절/제한적인 양적완화）
일본은 이미 위 3가지 수단을 다 써버리고도 현재 우리랑 자강두천 하는 거야.

즉, 일본의 문제는 현재 상태가 아니라, 앞으로 취할 방어조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 우리나라는 쓰나미 앞에 방파제라도 있는데, 일본은 방파제도 돈 아낀다고 안 지은 셈이야.
그러다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쓰나미가 밀려들면?
상상은 스스로에게 맡김.

지금은 지들끼리 내부에서 자가발전하며 버티지만, 이렇게 연결된 쇠사슬은 경제위기가 한번 오면 지들끼리 살려고 발버둥치며 서로를 지옥으로 끌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요약하자면
1. 일본 지금 당장 망한다고 한 적 없어요.
2. 앞으로 불경기 오면 일본은 매우 큰 충격을 받을 건데, 그 충격이 외국과는 관계 없이 지네들끼리 서로 체인에 걸려서 연쇄할 가능성이 높다.
3. 일본은 불경기가 오면 방어할 경제정책수단이 현재 전무한 수준.
4. 지금 당장 국가부채가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한 번 도미노가 넘어지기 시작하면 타국보다 훨씬 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음.
5. 마지막 반론글이므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