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12일..

일부 고등학생 여러분은 아실것이다

인문계진학을 위한 시험.

나도 올해 고1되는지라 그 날에 연합고사란 걸 봐야했다

하지만 난..... 떨어지고말았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연합고사 치기 2달전부터

난 상당히 심한 우울증에 걸리고말았다

이것도 변명이라면 개그지같은 변명일수도있다.....

연합고사를 쳐서 붙어야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에

그런건지 왠지모를 엄청난 우울함......






평소 모의고사에서 120~130나왔었다.. 결코 잘하는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안정권이었다..

하지만 연합고사에선...

정확히 89개였다........ 젠장.

연합고사는 모의고사보다 쉬워서

왠만하면원래 자기점수보다 10~20개 더 나온다는 말이있다...

하지만 난 40~50개나 떨어졌다...




우울증 걸렸을 땐 ..그땐 정말 반 아이들이

모두 날 싫어하고 아이들이 하는 얘기거리마다

다 내얘긴줄 착각햇다... 누굴 욕하는것도.. 누구에 대해

말하는 것도 다 내얘긴 줄 알았다..




솔직히 인문계시험.... 쳐보신 햏들은 알겟지만,

왠만한 꼴통새끼-_- 아니면 거의 다 붙는다

그래.... 난 꼴통이라서 떨어졌겠지.......

그리하여 난... 정말 평소엔생각지도 않았던..

시내에서 멀리떨어진 촌구석.. 으로 학교를 진학하게되었다






오늘이 입학식이었다..

교복도 어떻게 맞췄는지 모르겠다..

사실.... 교복 맞추러 가는것도 너무 쪽팔린나머지

입학하기 2일전날 맞췄다.. -_-;;

여튼, 난 용기를 내서 버스정류장에 섰다.

외각지역으로 가는 버스라 30~40분에 1대씩있다. 썅 -_-






쪽팔린다
쪽팔린다..

그냥 실업계면 모르지만.. 촌구석에 있는..

그야말로 꼴통들만 다닌다는 교복을 입고있어서..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_-

내 존심이.... 그 잘난 존심이.... 쪽팔린다고 발버둥을쳤다..





여튼 좀 서 있으니..

내 앞에.... 검은색 교복을 이쁘게 차려입은 여학생이 섰다.

부럽다.......

사실 그 학교는 내가 정말 가길 원했던 학교였다..

그 아이가 너무 부러웠다

행여나 우리학교 교복도 있는지..

주위를 휙휙 돌아봤지만 우리학교 교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때 나와 약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내 친구 H양이 자기학교친구2명과 서 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 같은반이다 중3때 다들 다른반으로 뿔뿔히 흩어졌지만

우리패밀리 5명은

친하게지냈다.. 왜.... 반이 갈라지고 잘 안 마주치면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있지않은가...

하지만 우리들은 급식도 같이먹고 쉬는시간에도

항상 같이생활했기 때문에 우정은 변함없었다






H양이 내 쪽을 보고있었다. 분명히 내가 서 있는 쪽이었다.

반가운마음에 h양을 불렀다

나 : h양아~~~~!!!

H양 : ....

못 들..었나? 다시 H양을 불럿다

나 : （큰소리로） H양아~~~ 야야야!!!

H양 : 휙....

H양은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친구들과 얘기하더라..


..?.....

쌩깐거야..?

쌩깐건가..?

쌩깠구나..




순간 난 눈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여있었다..

.... 평소에는 복도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해주던 h양이....

똥통교복 입어서 쪽팔려서 인사안한거 아니지?...

응? 분명히.. 못봤겠지?... 그럴테지?..




나라도.. H양이었으면 인사를 무시했을까?..

..... 그랬을까?..


그래서 난 애써 모르는척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착잡한 마음으로..


난 학교에 들어섰다.

운동장에 모여서 입학식을 시작했다.





중앙현관으로 선생들이 무리지어 나왔다..


'오호.... 그래도 선생들은 디기많네..

몇명 안될 줄 알았드만... 컥;'

1학년 신입생 240명인데 비해 선생들은 대따 많아따.....

어쩌고 저쩌고.... 추워죽겟는데 교장의 연설이 예상외로 길어졌다..

간단하게 짧게 한다고 했으면서....-_-


이어지는 교장연설중....

XXXX에 입학한 것을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하고......

..... 선배들은 후배들은 친동생처럼 아껴주며.......

뒤에서 순근거린다.

어떤애1 :크큭.. 영광..조까~
어떤애2 : 즐
어떤애3 :머라노-_- 썅~ 추워죽겟는데 빨리안끝나나-_-


대충.. 이런 소리를 들었다...-_-

교장의 연설이 끝나고.. 반으로 이동.

근데 계단을 올라가려는 계단칸마다 이런 글귀가 적혀져있었다.



'학교에서 절대 담배를 피지맙시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광고를 하다니 -_-

어이가 없었다



담탱이 들어오셨따.

여튼-_-;; 교장에 이은 담탱이의 길고 긴 연설이 이어진다.

우선 내 이름은 김진희（가명）이고.

난 공부 못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난 결과,결석,지각은 절대 용납못한다



학교를 안다닐려면 아예 올 생각마라..

자퇴서에 도장 찍어줄테니...

들어오자마자 담탱이가 하는 소리다.....


꼭 그것을 지켜달라고 하시드라.



그리고 교장선생님의 학교목표는 이렇단다.

1.교복입고 오기

2.똑바로된 책가방 들오댕기기 （학교 올 때 가방은 들고오지 아니하고

놀러갈때 매는

옆으로 매는 쪼끄만 가방같은걸 들고온다고해서......）




........ 뭐야 ;;

학생이 학교올때 교복입고 책은 없더라도

책가방 매고 오는 건 당연한거잔아 -_-....



대충 짐작이됬다.

이 학교의 심각성을.....

그리고 교과서를 나눠줬다

역시나............

중학교교과서랑 별 다를 게 없었다 허 참....

그리고 이걸 가지고 3년동안 간단다.

우리오빠 책상에 꽂혀져 있는 고등학교 책이랑은 넘 다른데....?!-_-

국어도 걍 상,하 밖에 읍고

수학도 중학교때처럼 가,나（1,2학기）와....

걍 '사회' 걍 '과학'.....

한 과목당 여러개 갈라져서 나오길 기대하진 않았지만...

휴.......-_-...

그리고 쌤이 잠시 나갔다




무심코 문 밖을 보다가.. 포스터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 내용인즉슨,



'담배는 시한부인생의 지름길입니다.'



썅.... 이건 또 뭐람 -_-

온 전체가 금연캠페인으로 도배되어있구만...

원래라면 이쁜배경에 닭살스런 글귀가 적혀져있는게 걸리는 게 아닌겨..?

원래라면 '환경을 보호해요', '불조심혀요' 따위의 포스터가 걸리는게 아닌겨..?

너무 유치한가.-_-

그러다 쌤이 다시 들어오시고..

간단한 종례-_-와함께 스쿨버스를타고 집에가는길.......

괜시레..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울지않으려고 입술을 깨물며 억지로 눈물을 참고있었다..

집에왔다....

아무이유도없이 그냥 눈물이 펑펑 흘렀다.


그렇게 서럽게 난 울고있었다....

왜.. 울었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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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의 압박을 이겨내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끝이 좀 허지부지하죠-_- 어떻게 끝을 맺어야할지몰라서.....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