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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새학기 시작
2화 -미팅-
3화 -미팅. 그 이후-
4화 -신입생들-
5화 -질투-

감기에 걸렸습니다.

눈물도 나고 머리도 멍하고...

대.략.낭.패.


꿀물 한 잔 마시고 일찍 자야겠습니다.

추천하시는 모든 분께 감기예방 주문 한 방씩!


================ 감기 조심하세요~ 피비린 F ======================


다음날 학교.

항상 점심은 민아와 함께 먹었기에

난 식당 근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민아 - 기억아~.

기억 - ?!


그때, 갈색 짧은 주름치마에

흰색 블라우스, 붉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달려오는 민아의 모습이 보였다.


보통... 복슬복슬하게 입고 다닌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귀엽고 따듯해 보이는 옷들을 즐겨 입던 그녀가

오늘따라 뭔가 좀.... 노출도가 심한 듯 하다.

아직 날씨도 쌀쌀한데...


기억 - .... 왔어?

민아 - 응~ 가자!


민아는 달려오던 그대로 와락 내 팔을 끌어안았다.

보통 팔만 살짝 걸치던 그녀가

몸을 완전히 밀착시키듯 팔짱을 껴오자

난 당황해서 그녀를 돌아봤지만

민아는 태연한 얼굴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민아 - 으~ 춥다.

기억 - .... 아직 쌀쌀한데... 따듯하게 입지 그랬어.

민아 - 괜찮아, 이렇게 하면 안 추워.


팔짱을 끼고 있던 내 팔을 빼서

자기 어깨에 목도리처럼 두르고는

두 팔로 내 허리를 감아오는 그녀.

....이...이 포즈는.... 닭살커플들의 표준 자세!


민아 - 음~ 따듯하다.

기억 - 아, 고, 공주....


갑작스러운 민아의 행동에

난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팔을 조금 치웠지만


민아 - ....피이.... 자기야~ 이렇게 부르라니까....


그녀는 보채듯 내 손을 잡아

더욱 밑으로 끌어 내렸다.

.....지금... 손끝에 가슴이....


..... 그녀가.... 오늘 좀 이상하다.


설마... 낮술??


식당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난 그녀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기억 - 공주....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민아 - ....자.기.야. 라고 부르라니까.... 아님 민아라고 하던지.

기억 - 아, 그래.... 민아야.... 오늘 무슨 일 있었어?

민아 - 아~니. 왜?

기억 - 뭐.... 별다른 건 아니고.... 평소랑 좀 다른 것 같아서.

민아 - ..... 옷 예쁘지?

기억 - 으...응. 아니... 그것 보다는....... !!


그때, 테이블 밑에서

내 다리 한 쪽을 잡아끄는

그녀의 다리가 느껴졌다.


민아 - 그럼 뭐가?


상황이 이정도 되자

슬슬 비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찰해볼 정도에 이르렀다.


‘혹시 한나가 민아로 변장한 건가?’

‘귀신이 들렸나?’

‘역시 낮술? 아니면 아침에 뭔가 잘못 먹었거나...’


사실....

가끔 그녀의 집에 놀러 가서 분위기 탔을 땐（?）

조금 진한 스킨십을 하긴 한다.

허리를 끌어안거나..

몸을 안아 올리거나...


하지만 그녀가 일방적으로 이런 행동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민아 - 뭐해? 안 먹고.... 나 먼저 가버린다?

기억 - 아, 응.... 미안.


이런 저런 생각으로

멍하니 숟가락 든 채 밥알 개수만 세고 있던 나는

서둘러 그릇을 비웠지만

아직도 내 다리를 사이에 낀 채

슬슬 문지르고 있는 그녀로 인해

지금 먹고 있는 게 뭔지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이건....

도발? 유혹?

뭐... 그런 건가?

아니... 적어도 민아가 맨 정신인 이상....

그건 아닌 것 같고...

뭔가 숨겨진 메시지가.....

설마...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


기억 - ... 공...아니... 민아야 ... 내가 잘못했어.

민아 - 뭘?

기억 - 그러게....내가 뭘 잘못했지?

민아 - ....... 풋... 바보 같아.


....... 그건 아닌 것 같고.......


아!!!

생각해보니 오늘이 4월 1일.

만우절이었던 것이다!!!!


..........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만우절이랑 지금 상황이랑...

아무 상관없다...


그럼 대체 뭐지?


이후에도 그녀의 진한 애정공세는 계속되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두려워해야 할지...


기억 - 공주.... 뭐 부탁하고 싶은 거라도?

민아 - 응~! 공주라고 부르지 마.

기억 - .....


대체 뭐지?

대체 뭘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 마지막에서 딱 걸리는 구나...

왜?

Why?


그렇게 1350g짜리 단백질 덩어리를

평균 온도 38.5도로 가열하고 있을 때

민아가 내 소매를 잡아끌었다.


민아 - 잠깐만.... 이쪽으로.


그녀가 나를 끌고 들어간 곳은

강의실 건물들 뒤편

잔디밭과 벤치 같은 것이 있는

한산한 공터였다.


갑작스레 내 목에 두 손을 걸어오는 그녀.


민아 - ...... 키스해줘.


.......

빨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

그녀가 이런 말을 꺼낸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기억 - 공.... 아니... 민아야... 오늘 왜....


당황한 난 그녀의 팔을 풀고 조금 물러서려 했지만

그녀는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을 주어

내 목을 끌어당겼다.


‘.........’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내 입술을 감싸고 들어오는

그녀의 입맞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여전히

‘Why?' 라는 질문 하나 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든 일엔 그 기본이 되는 원리가 존재하고

사건과 사건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인과율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물리적 세계는 만유인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조화가 만들어가고

신경속의 뉴런들이 주고받는 전기적 신호와 호르몬 분비가

분자생물학적 작용들을 거쳐 인간의 행동기재에 변화를....


어느덧 입술을 떼고

날 더욱 깊이 끌어안으며

내 귓가에 속삭이는 민아.


민아 - ....가슴.... 만져도... 돼.


순간 정신이 띵~ 해지는 한 마디.

.......너 마약했구나......


귓가에 전해지는 뜨거운 숨결과

재킷 안쪽의 얇은 블라우스...


교감신경의 흥분은

심박수 및 호흡운동 증가를 통해

체내 산소 및 영양소 공급량 증대를 가져오고

체온 상승 및 모공의 수축, 소화기관 운동 억제를 일으켜

수의근의 수축 이완을 위한 칼슘 및 ATP 공급 작용을 최적화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대한 빠른 대응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나의 손은 조금씩 그녀의 몸을 타고 올랐다.
（그것 때문이 아닌 것 같거든?）


얇은 허리선을 타고 옆구리를 지나

블라우스 밑으로 생생한 피부의 촉감을 느끼며

대망의 목표지점을 향하는 동안

점점 거칠고, 뜨거워지는 숨결....

눈알이 핑핑 도는 구나...


그때, 불현듯 다시 떠오르는 4월 1일의 압박.

...... 역시!!!



기억 - 아하하하하!!!!

민아 - .....??


난 그녀의 어깨를 잡아 조금 밀어내며

큰 소리로 웃었다.


기억
- 아, 만우절!! 역시!! 그랬어~!!

조금 있다가 ‘메롱~ 거짓말!!’ 그러려고 했던 거지!!

아~ 까딱했으면 속을 뻔 했네...



이거 하나를 써먹기 위해....

몇 시간 째 얼굴 붉혀가며

그런 지극 정성을 쏟다니...

민아도 참....


‘짜악!’


그때, 뺨에 따끔한 충격이 오며

고개가 휙 돌아갔다.


H·P - 5


민아 - 바보!! 짚신벌레!! 오팔리나!! 아메바!!


그렇게 날 순식간에 원생동물 융합체로 만든 그녀는

재빨리 눈물을 훔치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


멍한 기분에 쫓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한 난

그대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뭐야..... 만우절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었어?


=============== 제대로 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