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모른 척 했고, 4일 원망했어. 원하는 건 많았지만 끝까지 남았던 건 잘 잤으면 좋겠다는 것 뿐이었지. 이젠 그건 사라졌고 그냥 잠깐 같이 걷고 싶어. 아무 말도 안해도 괜찮아. 그냥 익숙한 길을 같이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만 갑자기 생겼어. 4년 따라다녔고, 1년 도망다녔고, 반년 기대했는데 나 혼자 털어내긴 약간 힘들어서. 하지만 어색한 건 한 번으로도 벅찰테니 말하진 않을게. 같은 길에 서도 발자국 하나 남지 않겠지만 그걸 알기에 그런거야. 어떻게 내가 어떻게 쉽게 생각을 지워가겠어. 아직도 내 말과 생각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데. 하지만 발자국은 겨울이 오면 덮이고 여름이 오면 채워질테니까, 봄은 날 지워갈테고 가을은 날 안아줄테니 남지 않을 발자국은 뒤로 두자. 난 미련을, 그리고 혹시 있을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