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군대에서 종교활동같은거에 별 관심이 없었음. 사실 할 의지도 없었고.

하지만, 종교활동을 안가면 그동안 사지방을 쓸 수 없는 부대 정책에 의해 종교활동을 나갔지. 그게 불교였어.

사실, 불교가 밥을 진짜 잘줬거든. 그날은 굉장히 호화스러운 메뉴였는데, 닭도리탕이었나? 여튼 그 절 다니시는
아주머니 분들이 직접 해주신 음식이었음.

여튼 그날도 절에서 스님의 설교를 좀 듣고있었지.

말이 설교지, 사실상 자는시간이야.

그래도 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열심히 듣긴 했지.

그런데, 뜬금없이 스님이 질문타임을 선언하신거야.

하고싶은 질문을 아무거나 하나 해보래.

그래서, 주저하다가 내가 손을들고 질문을 하나 했지.

"사람의 삶 속에서는 종종 이겨낼 수 없을것같은 역경이 있습니다. 혹시 그런 역경을 잘 이겨내는 스님만의 비법이 있습니까?"

사실,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내 삶속에서 힘든일이 꽤나 많았거든.

진짜 엄청 힘든 삶은 아니었지만, 정서적으로 공허한 삶을 살았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 삶. 특히 중학교시절까지...

그런것때문에 약한 불면증이나 정서불안이 있는데도 2급이 떠서... 여튼 그런걸 이겨낼 방법이 없나 여쭤본거지. 종교가 그런 해답에는 좀 도움이 되잖아?

그런데, 스님의 대답이 충격적이었어.

"잘 이겨내려 하지 마세요"

뭐? 그럼 걍 고통에 몸부림치라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잘 하려고 해도, 말 그대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어요. 잘 해쳐나갈 수 없을때는, 그냥 있는 그대로 살아가도 됩니다. 힘들때는 힘들어해도 됩니다."

정확한 이야기는 기억이 안나는데, 대충 이렇게 말하심...

들은순간, 내 속에서 뭔가 풀어진 느낌이 들더라고.

난 그 시절을 이겨내기 위해, 나름대로 잘 해보려고 그때 기억을 잊으려고도 해보고, 열심히 남탓도 해보고, 마음속으로 그 사람들을 용서도 해봤는데,

용서도, 증오도 할 필요가 없더라. 잘 할 필요는 없는거였어.

그냥, 쌘척, 아무렇지 않은척 할 필요 없이 솔직하게 감정에 몸을 떠맡기고, 슬플땐 울고, 기쁠땐 웃고 그래도 되는거더라.

그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사실 100% 낫진 않았어. 사실 이런 문제로 병원을 가본적도 없고... 저절로 낫지는 않는거겠지.

그래도, 이렇게 힘든 삶 속에서도 딱 하나만은 기억하고 있어.

"잘 이겨낼 필요 없어요"

왜 이런글을 썼나고? 첫번째는 사실 잠이 안와서도 있는데

이 시간에 웃대에 있는 사람들은, 마음에 짐 하나씩 지고있는 사람들도 많더라.

그 사람들한테, 딱 한마디 해주고싶어서.

잘 할 필요 없어. 힘들땐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