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습관입니다. 처음을 주고 싶었던 마음도, 같이 있고 싶던 바램도, 향하는 시선, 바라본 기억, 어색한 망설임 모두 이젠 습관입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하다가 메모장에 써둔 당신과 먹고 싶었던 음식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니 내 식욕은 금세 사라지고 짙은 슬픔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왜 그랬는지, 먼저 떠나고선 갑자기 찾아오고 다시 간건지 궁금하지만 이걸 물어보면당신이 어색해할까봐 곤란해할까봐 무엇보다 나에 대한 기억이 늘까봐 물어보고 싶지 않습니다. 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추억이었다니, 잘 지냈으면 좋겠다니, 나중에 만났으면 좋겠다니 등 그런 끔찍한 말들도 입 밖으로 건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엔 그대와 항상 같은 마음으로 함께 있는 것이 아닌 남으로 지내는 것은 절대 못할 것 같다던 나는 이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싫습니다. 이젠 나를 위해 떠날겁니다. 예전엔 그대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젠 내가 보기 싫어서 떠날겁니다. 이젠 습관입니다. 베어있는 기억들은 추억으로도 삼기 싫습니다. 그저 남아있는 습관들을 지우기 위해 몸부림 칠 뿐입니다. 이젠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