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킵 간호사임.

그냥 항싱 피곤함.

오프인데 무기력하게 엎어져 있음.

전화옴.

X1X-3198-576X

（전화 음질 상태 매우 안좋음）

"XXX씨 되시죠."

（이름 겨우 알아들음）

-네（심드렁）

"#$（#&#*$9 인데요."

-... 어디시라구요?（짜증）

"서울 중앙 지검인데요."

굳어있던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함.

1. 시공에서 싸운 유저가 날 고소한 경우.

온라인 명의 훼손으로 고소를 해본 경험이 있음. 소장 접수 후 1~2개월 내에 연락이 갈텐데, 아쉽게도 온라인 게임 접은지 2개월이 넘음. 가능성 낮음.

2. 환자가 날 고소한 경우

내가 담당하는 환자들은 모두 고령임. 심판을 한다면 저승사자가 찾아왔겠지. 가능성 낮음.

3. 스팸, 사기꾼

가능성 높음.

-네.（심드렁, 재빨리 통화 녹음 누름）

"XXX씨가 명의 도용을 당해서요."

명의 도용 당한걸 검사가 친히 전화를 해서 알려줄 리는 없지. 1, 2 항목은 제외. 3번 확정이다.

이 사기꾼 새-끼를 낚고 싶었음. 놀라는척 호응해주고 싶었는데, 나는 연기력이 좋지 않아.

괜히 오바질 하면 이 새-끼가 미끼 뱉어버릴까봐 앞의 반응이랑 비슷하게 함.

-네（무미건조）

"..."

사기꾼 새-끼가 전화를 끊음. 근성없는 새-끼. 내쪽에서 전화 걸려다가 혹시나 싶어 가족들한테 카톡부터 돌림. 내 이름 알고있는 스팸전화가 왔으니 조심하라고.

살다보니 나도 이런 전화를 받아보네.

그래, 솔직히 여자 사기꾼이었으면 내 맘 설레게 해줬으니 10만원까지는 송금해줄 의향이 있기는 개뿔. 찾아내서 강제 혼인신고 하려고 했는데, 칙칙한 남자 사기꾼이라 그러질 못해서 아쉽네. 

다들 사기 조심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