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올림픽축구] "수재민 힘내세요" 이색 세리머니
[굿데이] 2003년 09월 17일 （수） 23:42





"수재민 여러분, 힘내세요."
　
태극전사들은 뜨거운 가슴을 지니고 있었다.
　
전반 6분 김동진이 벼락같은 헤딩 선취골을 넣은 뒤 벤치 쪽으로 다가갔다. 벤치에 있던 코칭스태프는 하얀 천조각 3개를 그라운드 안으로 던졌다. 선취골을 합작해낸 김동진, 최원권, 최태욱은 새 천조각을 펴 관중에게 펼쳐 보였다. 여기에는 '수재민 여러분, 힘내세요. 060-700-1004 전화주세요'라는 말이 나눠 적혀 있었다.
　
이들은 15일 파주트레이닝센터에 모여 골세리머니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추석연휴 때 태풍 '매미'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했던 남부 지방 수재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주는 세리머니를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선수들은 경기 전 하얀 천을 준비해 매직펜으로 정성스럽게 수재민들을 위한 글을 남긴 뒤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수재의연금 2,000원이 빠져나가는 자동응답전화（ARS） 번호를 남겼다.
　
한-일전 승리의 중압감 속에서도 어려운 수재민들을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다한 태극 아우들의 따뜻한 마음은 경기장을 찾은 4만1,254명 관중의 가슴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