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의 압박이 좀 있다만,




그러나 시작한다 start,




한주동안 날씨가 지상의 낙원 파라다이스 같았다가

다시 어제부터 좀 쌀쌀해지긴 했지만 햇빛이

쨍쨍이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더라,

날씨만 좋았다 하면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는

오늘도 역시 나름대로의 꽃단장을 하고 집을 힘차게 나섰다.

밖에 발을 내 딛자 마자 내리치는 초초초초 강풍 -_-

그 바람은 마치

성룡이 나에게 정면으로 장풍을 쏘는것 같았드랬지

아 성룡은 장풍 안쏘나? -_- 어째뜬

하지만 그런 바람으론 지상에서 3m 떠있는 들뜬

내 마음을 수그러트릴수는 없으리라,


그렇게 난 하나밖에 없는 나의 사랑스런 남자친구 집으로 향했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듯이

나는 열심히 바람을 헤치고 사랑스런 남자친구 집으로 가려고했는데

마침 점심도 안먹은 나의 배가 심하게 요동을 쳐 댔다

요즘 다이어트 한답시고 밥을 이슬만큼 먹었더니

뱃속에 있는 거지새끼 한마리가 표효하는 그 소리란 가히 천둥번개를 연상케 했으니

밥을 안먹으면 더이상 눈도 깜빡하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고 출발하려 했는데

아뿔싸 , 밥은 산더미같이 많은데 , 반찬은 달랑 초장 한그릇,


머리가 새 하얘지는 느낌이였다 ,


아무리 그래도 초장에 밥 비벼 먹을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잠시 블랙홀에 빠진것마냥 패닉상태를 일으키다가

즉시 남자친구에게 배가 고파서 꼼짝도 할수 없다는

전화를 때렸더니 집에 밥이있다고 오면 밥을 준다고 했다

순간 먹을것이 있다는 말이 나의 귓바퀴를 돌아 고막에 와닿아

내 뇌에 인식 되는 순간 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다시한번 그 강풍을 견뎌내고 남자친구에 집에 도착을했는데, 그랬는데,

럴수 럴수 이럴수가,



뭐 밥이있어?


남자친구 전기밥솥에 있는 밥은 마치 코끼리에게 쥐가 먹는 밥을

맛있게 먹으라고 대접해 놓은 꼴이 아니던가,

그때 어찌나 남자친구의 어머님이 그립던지,,,

항상 남자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어머님이 계셔서

온몸에 닭살이 돋는 행위를 못해서 혹시나

어머님 어디 안나가시나하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따라 내가 밥 너무 잘먹는다고 너무 복스럽게 먹는다고

너무 이뻐해주시고 밥 두공기씩 주시던

어머님이 어찌나 그립던지 ,

그렇게 방바닥에 거머리처럼 엎드려 배고프단말을 연발하는

내가 불쌍해 보이던지 남자친구는 옆에 슈퍼에서 라면을 하나 사왔다




다른때는 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 나 오로지 밥만을 추구하던 나였지만

오늘따라 이 라면 하나가 장금이가 만들어준 음식보다,

요리왕 비룡이 손만 댓다 하면 먹어본 사람들이 味!味!를 연발해대는

그런 천하진미의 음식들보다 훨씬 더 값져보였을거란건 당연한 것,

하지만 이미 밥이있단 말에 혹해서 나온 그 초인적인 힘은 다 써버린터,

꼼짤도 할수 없는 나는 나의 사랑스럽고 깜직한 남자친구,

덧붙여서 정말 배고파 죽기 직전이 아니면

지가 라면을 끓여 먹지도 밥을 해 먹지도 않는

그런 가사 점수 빵쩜인 남자친구에게 라면을 끓여달라고 부탁했다

지 배부르다고 안해준다는 남자친구에게 온갖 애교는 다 떨어가면서

겨우겨우 끓여준다는 남자친구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는






※"노른자 터치지 않는 계란도 꼭 넣어달라는 당부를 했더랬지, "







그렇다, 사건은 여기서 부터다,




라면 물을 끓일때부터 물은 이정도 넣어야 되냐 너무 짜지 않을까?

이정도면 너무 싱겁지 않을까,

계란은 언제 넣어야 하는거냐 , '

스프를 언제 넣냐 , 이 라면은 왜케 파가 조금인거냐



하며 라면 한개 끓이는데 약 10번정도 시시콜콜 묻는 남자친구를 보며


나는 느껴야했다,


내가 끓였어야 한다는걸,

어째뜬 우여곡절 끝에 그 길고도 긴 3분이란 시간이 흘러가고

내 당부에 맞춰 보글 보글 다 끓을때 계란을 넣는것을 마지막으로 라

면 끓이기는 막을 내리는것같았다.

그때 내 남자친구가 말하길,



"야 수저좀 줘봐 이거 계란 굴려야지~"



...............

아니 이게 무슨 뜬금없이 무슨 말?

라면에 계란을 넣었으면 계란 잘 풀어지라고 휘젓는거지 계란을 굴리긴 뭘 굴려?

하지만 나는 그 3분동안 별나라 공주 코미가 트랄라 공주의 방해공작에도 꿋꿋히 미소지으며

탬버린 왕국의 왕자를 찾는 내용의 만화를 열심히 시청 하고 있던 지라

라면에 계란을 굴려야지 라는 말을 깊이 있게 생각 하지 못하고

그냥 코미에게 혼을 빼앗겨 눈은 코미에게 고정시키고

손만 움직여서 남자친구에게 수저를 내 밀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내가 준 수저를 잡기 전에 나는 정신을 차려서 말했다,

"안돼! 그럼 계란 노른자 터진담말야!"

하며 수저를 빼앗고 이제 그만 됐다며 라면을 갖고오라고 했다.

남자친구는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런거야`? 알았어~" 하며 내 앞으로 라면을 갖고왔다

근데 정신차리긴 무슨 정신을 차렸단 말인가 나는,

역시 라면의 계란은 휘젓는 다는 말이 옳은터,




,,,,,,,,,,[쩜쩜쩜쩜쩜쩜쩜]

이게 왠일,

내가 생각 했던 라면의 계란은

모든 라면의 겉 봉지에 있는 것처럼 라면의 윤기있는

면빨들 위로 동그라니 놓여있는 노른자 , 터지지 않은 탱글탱글한 ,

톡하면 터질것같은 그런 노른자 였는데,

나의 귀엽고 바보같은 내 남자친구가 나에게 내민 라면의 계란이란,,




,,,,,,,,,껍찔 그대로의 계란인것이였다.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라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껍질도 안까진 그런 계란이였을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냔 말이다.

난 정말 어안이 벙벙해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아 ,, 아무리 남자친구의 바보같은 행동을 많이 보았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난 뭐라고 해줘야 하는 걸까 하는 의문들,

얘가 계란을 휘젓는다가 아닌 굴린다고 했을때 난 알아챘어야 하는건데,

그냥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끓일껄, 설명을 잘 해줄껄,

하는 수만은 생각들이 나의 머리속을 1초도 안되는

그 0.몇초간 내 머리속을 강타했다.

그러나 이미 업질러진 물이 아니던가




아니 이미 라면속에 빠진 계란이 아니던가,




나는 그냥 하는수 없이 그 계란을 수저로 꺼내어

화장지로 껍질을 살짝 닦아준뒤 다시 깨서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는 라면속에 계란 후라이하듯

훌륭한 솜씨로 계란 노른자를 터트리지 않고 잘 넣어준뒤

남자친구를 바라보며 배꼽이 빠질정도 웃어줬다,

남자친구도 내 행동을 보고 자기가 한 행동이 어의없었는지 같이 웃어댔다, -_-

이미 흰자는 삶은 반숙 계란처럼 껍질에 붙어서

노른자밖에 라면속에 빠쳐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원하던 노른자라도 얻었으니 ,

하는 마음으로 나의 사랑스런 남자친구가 끓여준 라면을 먹고 ,

나는 또 다시 다이어트 한답시고 저녁을 굶고있는 중이다.

그리고 오늘 자기 전까지 생각할것이다.

나의 사랑스러운 , 그러나 바보같은 나의 남자친구의 행각을,

평생 추억이 될 이 바보같은 사건을,

하하하하하하하하,








오성록, -_- 넌 정말 감동이었어, 乃 원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