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왕교자입니다.

9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 충혼관을 방문해 군복무 당시 석면 작업 때문에 폐암으로

돌아가신 웃긴대학 '작전주식의신', 故 유호철 대위님께 헌화를 하고 왔습니다.

당일 퇴근이 평소보다 조금 일러 집 가는 길과 다르나 시간을 내어 방문했습니다.

맑을 줄 알았던 날이 불연듯 오후로 돌아서니 차가운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현충원 내 꽃집에서 모양 예쁜 국화 몇송이로 골라 故 유 대위님이 계신다는

충혼관으로 갔습니다.（주소 알려주신 '현민92군피해상해자'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가는 길에 소나기 때문에 꽃가지들이 빗물 무게에 그만 내려 앉았어도

벚꽃을 비롯한 꽃나무들은 여전히 예뻤습니다.

먼저 간 이들에게는 엄숙하고 남은 이들에게는 슬플 현충원도

피어난 봄꽃과 초록 들판은 언제나 새 것처럼 싱그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벌판 같은 묘역 온 곳에 참전용사들의 묘비가 빼곡히 채워진 모습도 보였습니다. 

충혼관으로 올라갔습니다.

웃대에서 확인한 봉안동 그곳에, 그 번호에 故 유 대위님 존함 석자를 발견했습니다.

정중히 인사 드리고 예를 올린 후 돌아가는 길에 제단에 가져온 국화를 바쳤습니다.

비록 저 개인과 故 유 대위님 간에 어떠한 개인적 친분이나 관계가 없고

개인화, 파편화된 이 한국 사회에서 서로 맞닿을 찰나의 인연이 없을지라도

군 복무과정에서 산업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채로 일하시어 안타깝게 명을 달리하신 것에 대해,

같은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군대라는 곳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함에 슬픔과 공감을 느낀 것과,

더불어 익명의 온라인이라는 세상에서 잠시나마 웃긴대학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故 유 대위님을 알게 된 것에 대해,

이러한 모든 것들이 함께 생각이 들어 추모를 드리고자 다녀왔습니다.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수많은 부조리가 남아있고

안전의 바깥에서 생명을 걸고 힘겹게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땅의 청춘들이 더이상 제2의 故 김용균, 故 유 대위님처럼 안타깝게 숨지는 일이 없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또 시민사회에 이를 바꾸려는 의지가 가득차 문제를 개선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랍니다.

이 땅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길 바라며

'작전주식의신', 故 유호철 대위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9. 4. 9 왕교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