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인데 코로나때문에 1년 넘게 유급휴직중이거든

그래서 삭감된 월급 받으면서 지내고 있는데 31살 월급 치고는 굉장히 적은 편이지... 그래서 내 인생 살면서 이렇게 자존감이 바닥을 치다못해 지구핵까지 뚫고 내려가기 일보직전인 상태인데

내가 매우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서 지금은 돈과 시간은 나 자신한테 투자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해서 연애는 당분간 하지 않아야 겠다는 마음으로 1년동안 소개도 안받고 설령 소개 들어와도 다 거절했단 말이야. 연애 자체를 지금은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근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외로워지더라구 .... 머리는 연애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가슴 한켠에선 연애 욕구가 생겨서 혼란스러웠지
머리와 가슴이 다투고 있는 타이밍에 아는 지인한테 소개 제안이 들어와서 그냥 한번 받아볼까 싶어서 받아봤거든

첫만남의 느낌은 굉장히 좋았어. 조신하고 착하시고 진중한 스타일이셨어.
여사친을 제외하고 워낙 오랜만에 이성과 대화해서 약간 어리버리 타긴했지만 내 나름 노력을 하고 에프터 신청을 하고 어제 두번째 만남을 가졌어.

근데 내가 너무 감을 잃었나 싶을 정도로 대화의 티키타카가 이어지지 않고 첫만남이라서 어색해하셔서 말수가 적은 줄 알았는데 두번째 만남도 마찬가지더라구...
내가 맘에 안드는건가? 내가 뭐 실수했나?? 오늘 스타일이 구린건가? 라면서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처럼 자책감이 계속 생겨났지만 그래도 노력했지.

그와중에 아직도 약간 충격을 준 대화가 있는데 보다쉬운 이해를 위해 대화체로 말할게
글쓴이 : 음.. 이거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는데
소개녀 : 아, 그렇게 물어보실 정도면 물어보지 마세요
글쓴이 : （당황하면서）ㄴ.. 네? 아 .... 넵 알겠습니다

하고 진짜 못물어봄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내가 물어보고 싶었던 건 연애 가치관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얘기를 나눠보고싶었고 자연스럽게 마지막 연애에 대해서도 궁금해서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진짜 가볍게라도 듣고싶었는데 사전차단을 당해서 약간 멘붕옴 ....

그래도 좀더 여성분에 대해 알고싶었던 마음에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에프터 신청을 했는데 내 앞에서는 승낙을 해주더라구.
근데 헤어지고나서 연락의 빈도가 뭔가 현저히 낮아지더니 결국 읽씹당했네ㅜㅜㅜㅜ

나는 아직 그 여성분에 대해 좀더 알고 싶었는데 까여서 안그래도 낮은 자존감이 더 낮아졌다......
과분하긴 했어. 그분은 안정적인 직장생활하며서 차까지 가지고있는데 나는 유급휴직으로 생계 유지하는 꼴에다가 차도 없으니....
잘 생각해보면 까일만한 요소는 많긴해ㅜㅜㅜ
유급휴직만 안됐으면 적어도 중고차라도 샀을건데 ........

자존감 낮을때 소개팅은 진짜 쥐약이야
소개팅에서 까이고 돌아왔을때의 그 비참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물론 어떤 이성을 만나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소개팅은 보통 잘될 확률보다 잘 안될 확률이 높으니 ....

이번 경험을 통해 자존감 낮을때 소개팅은 피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