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들지 않는 어느 작은 방에 살아
기침이 마를 일이 없어 잠을 자면 말야
감기도 아닌데 내 폐는 계속 아우성
길고양이들의 울음 소리만 들려
밤에는 왠지 잠을 자는 것도 두려워
우편함 속 통지서에 표정 구겨져
나만 밑바닥에서 허우적 헤엄쳐
그 반복 속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 피어난 꽃
그 한 송이를 위해서 고통을 감내하고
반복된 시간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끝없는 성장을 멈추지 않고 굳세게 자라온
햇빛 언저리 그 곳도 꽃은 피었으니
이제 나에게도 다시 봄이 찾아오겠지
인생의 봄은 이제 떠나갈 때가 됐지만
내 목소리는 아직 겨울 어딘가기에
햇빛이 닿지 않아도
내 삶은 이어지고 아침이 되면 다시 뒤척이고
햇빛이 닿지 않아도
밤이 오면 힘을 잃어 그 와중에도 나는 지붕 밑에서
밤마다 찾아오는 나의 우울감에
그늘은 어둠과 친숙해 나를 갉아먹으려해
비좁은 공간에 스스로를 가둔 채
그 속에 산 나의 몸 밖에 관을 짜려 해
안간힘을 써도 너에게 닿지 않던 때
그 시간 속에선 모든 이들이 미웠네
이젠 그것마저도 추억 한켠에
먼지가 쌓이게 조용히 구석에 미뤄두려해
함께 했던 날들이 그리 길지 않아도
난 당당히 내 두 발로 너의 손을 향해 나아갔고
발 아래 뭐가 있는지 몰라도 전진
겁없이 걸었지 뭘 어찌 할 건지 몰라도 난 여전히
내 발자국을 찍고 있어
시간이란 미로 속에서 다시 이루고 싶어
햇빛이 들지 않는 거리 위
그늘 진 곳에서도 향기나는 꽃은 피어나니
햇빛이 닿지 않아도
내 삶은 이어지고 아침이 되면 다시 뒤척이고
햇빛이 닿지 않아도
밤이 오면 힘을 잃어 그 와중에도 나는 지붕 밑에서
Listen to 햇빛 언저리에 （Prod. SLOTH）.mp3 by 혼지（HONJI） on #Sound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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