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0년 전, 1988년 12월 24일이 자신의 데뷔일이라고 밝히는 한 가수.

그가 데뷔라고 밝힌 30년 전인 1988년 12월 24일 당시로 돌아가자면,

이 날은 체조경기장에서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MBC 대학가요제가 생방송으로 한창 진행 중이었다.

대학가요제는 당시만 하더라도 재능있고 끼가 넘치는 청춘들이 음악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축제의 장이었다.

하지만 이 날은 다른 때와 달리 넓고 커다란 장소에서 긴 녹화시간 동안 방송이 진행되어 생각보다 관중들의 반응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대학가요제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팀은 서강대+연세대+서울대 연합으로 구성되었던 무한궤도였다.

무한궤도에서 단연 가장 돋보인 인물은 

곡이 시작하자마자 강렬한 신디사이저로 포문을 열고 보컬을 이어나가는

신해철이었다.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이불을 뒤집어쓰고 몰래 악기를 연습한 노력을 보였지만

정작 대학가요제 이전에 여름에 열린 에서 예선 탈락을 하며 이미 실패를 맛봤던 그는

관객과 심사위원에게 작정을 하고 주목을 끌고 곡에 집중시키기 위하여 

과감하게 당시에 주류였던 느린 발라드 풍의 곡이 아닌 새롭고 경쾌한 풍의 곡을 들고 나오는 신선함을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그가 처음으로 작사 및 작곡한 노래로 우리들에게 선보였던 노래가 바로 '그대에게'.

이 노래는 시작과 동시에 심사위원이었던 조용필의 마음을 사로잡아 바로 수상을 점찍었다는 일화을 남겼고

대상 수상의 영예와 함께 3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응원가로 많이 쓰이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화려한 데뷔로 출발하였던 가수 신해철이 보여준 행보는 항상 거듭되는 고민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솔로 1집을 통해 귀공자 이미지로 남부러워할 성공을 맛보았지만 

이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2집으로 뮤지션으로의 탈바꿈을 꾀하더니

뜬금없이 비주류였던 락밴드에 뛰어들어 'N.EX.T'라는 걸출한 밴드를 이끌고 한국 대중음악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이후로도 그는 다양한 프로젝트 음악 그룹 활동을 이어나가면서

독자적인 음악의 폭을 넓혀가고 스스로의 음악 정체성을 확립하며 자기만의 색채가 묻어난 음악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갔었다.

이러한 까닭에 KBS는 자사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Again 가요톱10'을 통하여

가수 신해철이 그동안 걸어온 음악적 행보를 기리고자 

크리스마스 이브 날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그의 데뷔부터 마지막까지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재조명하기로 결정되었다.

만약, 불의의 의료 사고가 없었다면 데뷔 30주년 기념으로 더욱 활발하게 우리들 앞에서 모습을 보여주었을 가수 신해철.

그가 떠난 지는 올해로 벌써 4년이 되었지만 

그를 잃은 비극은 잊혀지면 안될 것이고 

그가 남긴 족적은 영원하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