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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건 소개팅. 36살의 나와 34살의 그사람.
더운 여름에 첫 만남부터 서로 알건 다 아는 나이에 불편한건 싫으니 삼겹살에 낮술을 먹자고 했던 그사람.
내가 편한가? 아니면 그냥 큰 의미없이 서로 밥 한끼 하자는건가?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얼굴도 모른체 만났던 그 사람.
첫번째 나의 고백은 너무 어설프게 흘러갔고, 두번째 나의 고백은 조금은 진지했으며 조금 더 진지하게 거절당했고,
그렇게 꾹꾹 눌러담고 있던 세번째 고백은 그 선공을 그사람에게 빼았겼다.
그렇게 작년 10월, 그 사람의 방에서 우리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진작에 이혼하시고 별거중인 우리부모님,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은 내 직업, 그리고 바로 전 연애에서 정말 너무 집착의 끝을 보았던
나였기에 시작도 나름 어렵고 신중했다.
이런 나 만큼이나 서로 복잡한 사정을 알고 시작했고, 그렇게 서로 알아가며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전 연애에서 집착이라는 것에 너무 데여버린 나였기에 어딜가든, 무엇을 하든, 항상 먼저 얘기하는 버릇이 있었고, 술을 마시면
꼭꼭 대리불러서 도착시간도 알려주곤 했다. 내가 먼저 그렇게 행동해서 였을까? 아니면 그냥, 그 사람이 원래 성격이 그런걸까.
내 행동들에 고맙다고 얘기하면서도, 구속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니 좋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힘들었던 연애와 너무 다른 스타일에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냥 내 보상심리였나보다.
날 편하게해주는 모습에서 자꾸만 내가 사랑을 확인받으려고 하고, 사랑하냐고 묻고, 사랑한다고 먼저 얘기하고 있는건 항상 나였다.
물론 그 사람이 이전에 힘들었던 상황들과, 좋지 않았던 문제도 있었고, 그래서 먼저 표현하는걸 어려워했다는거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괜찮을거라 생각했고, 괜찮다고 여겼고, 그렇게 차차 나아질거라 생각했다.
근데, 오늘..
같이 휴가로 여행을 다녀온 후, 2일정도 서로 떨어져 지내며 카톡을 주고 받는 내내 한번도 먼저 연락이 온적이 없었다.
돌아온 다음날, 내가 너무 아침일찍 나와버려서 섭섭했을까? 아니면 나도 모르는 내 행동에 뭔가 속상한게 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결국 잠들기 전에 나도 모르게 '나 사랑해?'라고 물어버렸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 '왜? 안그런거 같아?'.....
안다.. 나에게 항상 고맙다 얘기해주고, 그러지 않던 사람이 표현해주려고 노력하는것 도 안다..
하지만 나 역시도 많은 생각과 함께 물어본 질문에 돌아온 대답에 마음이 상하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결국 그렇게 3시간째 못자고 이 글을 쓰고 있네..
내일 출근인데 망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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