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상이에요.


쓰는 글 마다 족족 말아먹고 있지만


전 그래도 씁니다-_-


그래도 아직까지 제 글을 봐주시는 몇몇 분들이 계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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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여름 어느날.


때는 내가 꽃다운 고딩이었을 무렵!




한 친구 녀석이 캠을 샀다고 자랑을 해대길래


나도 문득 집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그놈 : 나 캠샀다~ 꺄르르르륵


천상 : 얼마주고 샀니?


그놈 : 5만원^^


천상 : 그럼 그거 나한테 3백원에 팔아라.


그놈 : -_-


천상 : 중고니까 3백원에 넘겨. 비싸게 쳐주는 거다.


그놈 : 싯팔 산지 하루밖에 안됬는데 중고는 개뿔!!


천상 : 대신 야동 공유해줄께.


그놈 : 3백원에 계약 완료!! 한달에 백원씩 무이자 할부!!


-_-




무자비하게 그녀석의 캠을 빼앗아버리고


나는 겨드랑이 털이 휘날리도록 집으로 달려왔다.




천상 : 얼른 캠사진을 찍어보아요~ 잇힝♡


한층 달아오른 내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어진 나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캠을 설치하고


재빠르게 하두리를 설치했다.




여러가지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을 것에대한 크나큰 기대로 인해


흥분된 내 콧털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이마에선 개기름이 흘러대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설치가 완료되고 난뒤.


나는 하두리를 켜고,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환호의 함성을 질렀다











천상 : 이런 썅스러운 면상!!


-_-


캠으로 찍기만하면 어떤 얼굴이든지 다 멋있게 나오는 줄로만 알았던 나는


이마엔 개기름이 흐르고 있고,


코에선 코털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있고,


머리는 감지 않아 떡이 져 있고,


면도를 하지않아 턱수염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한 폐인 면상이






"상큼한 내얼굴 잇힝~.jpg"로 저장되는 걸 보고


괴성을 질렀다-_-




천상 : 정말로 상큼한 내얼굴일세-_-







45도 각도로 찍어보기도 했다.


조명을 밝게 해보기도 했다.


갖은 폼을 잡고 찍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사진에 찍히는 내 모습은 언제나


영락없는 한마리의 폐인-_-





천상 : 다 포기해버릴래!!


그래도 난 캠 산게 아까워서


최대한 나의 얼굴을 가리고 난뒤


화상 채팅이라도 즐기기로 했다.




떡진 머리를 가리기 위해 머리엔 모자를 눌러쓰고,


못생긴 눈을 가리기 위해 눈엔 동생의 썬그라스를 쓰고,


전체적으로 흉칙스러운 내 면상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캠에 비추어지는 내 면상을 봤더니


이건 한마리의 복면 날강도의 모습!!


-_-


천상 : 가려도 구리고 안가리면 더 구린 내 면상!


난 홧김에 아무 화상채팅싸이트나 검색해서 들어갔다.




그리고나서 시작된 나의 화상채팅.


뭔가 마음에 드는 한 방제가 보인다.





방 제 : 쌔끈한 남자만 들어오기^^


무의식적으로 클릭해보았다.




그러자 화면에 뜨는 내 얼굴.


내얼굴을 보자마자 인상부터 쓰는 한 여성-_-


난 최대한 수줍은 듯이 인사를 건낸다.



천상 : 안녕하세요..^^


천상 : 저는 서울에 사는...






**********쌔끈녀（ssaggun85）님이 당신을 강퇴하였습니다**************


-_-


천상 : 샹년!








방 제 : 우리 얼굴 따지지 말고 편안하게 얘기해요^^


클릭했다.




천상 : 안녕하세요^^ 얼굴을 안본다고 해서 들어왔....




**********나는여우（ssangnyun）님이 당신을 강퇴하였습니다**********



-_-






방 제 : 잠깐 만나서 영화나 한편 보실분?


클릭했다.




천상 : 안녕하세요^^ 저도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광으로써...



**********천상꺼져（mineral）님이 당신을 강퇴하였습니다*************







방 제 : 아무나 들어오세요^^


클릭했다.




천상 : 안녕하ㅅ....



**********매력녀（god4534）님이 당신을 강퇴하였습니다************







10여차례의 강퇴를 받아내고


난 자포자기의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 딱 한번만 더 들어가보자. 이번에도 강퇴당하면 이 캠을 부숴버리리라.


하게 되어 클릭하게된 한 방제.







방 제 : 내가 화끈한거 보여줄께!!





-_-


본능적으로 클릭하게 된 그 채팅방.


그러나 내가 크게 착각했던게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저 채팅방의 방장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는 것이었다-_-




들어가자 마자 그녀석이 인사를 한다.




그녀석 : 하이~ 방가루! 너두 얼른 벗어 이년아


천상 : -_-




그리고 서서히 뜨는 동영상.


그 동영상엔 한 남자가 자신의 곧츄를 연신 주물럭 거리고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다.


-_-


못볼걸 봤다-_-


구토가 쏠리는 것을 겨우 참아내고 있는데


내 화상이 서서히 뜨자


그녀석은 그제서야 내가 남자라는 걸 알았는지


당황스러워 한다.





그녀석 : 헉!! 님 여자 아니었으셈??


천상 : 주물럭거리고있는 곧츄나 좀 어떻게 해봐요.


그녀석 : 이런 망할!!


***********그녀석（g-ral3442）님이 당신을 강퇴했거든?************



-_-






그날부로 그 캠 때려부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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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 마져 망해버릴지언정


난 계속 쓸라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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