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소~ 오늘도 비가 내려 일찍 들어와서 썰 풀러 자리 앉았어용~

음슴체 반말체 이상한체 양해 부탁드려요~

행복한 하루 되셔용~

6. 어린시절 좋지 않았던 기억에 관한 썰

이건 좀 얘기하기 그런데 이것도 옛날 생각해보니까 미스테리해서 썰을 풀어봄.

내가 초딩이던 당시에는 피방이 이제 막 생기던 시절이라, 그 전까지는 그냥 애들이랑 경찰도둑, 얼음땡, 찜뽕（?） 뭐 이런 몸으로 뛰는 놀이를 많이 함.

왜 무한도전에 명수야 놀자처럼 전~ 혀 나는 이질감이 없음.

암튼 그때 할게 없으니까, 또 시골이니까 애들이랑 밭이랑 논에서 불장난도 하고 공사하다 망한 곳에서 놀기도 함.

그래서 애들이 많이 다쳤음. 으레 그 시절에는 애들은 다치면서 크는게 맞다고 했으니까 

어른들도 사고치면 뒤지게 패기는 해도 그게 그냥 당연시 됐음..

썰은, 위에 공사 망한곳에서 겪은 이야기임. 

거기는 근 20년 가까이 건물이 올라가질 못했음. 

인수받은 업체가 도산하고, 또 도산하고 이렇게 하면서 

회색빛의 벽에, 녹이 잔득 슬어버린 철근이 아주 오랫동안 머물렀던 장소임.

그래서.

동네 애들은 거기가 너무 재밌었음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게 안에 가스레인지가 있었음 완전 포장지도 뜯지 않은 새거였는데,

대체 창문도 안달린 그곳에, 심지어 벽도 다 뚫린 곳에 왜 들여 놨는지 알 수 없었음. 

암튼 그곳에 동네 동생들, 친구들, 뭐 형들 우아래로 한살 터울 있는 친구들이랑 할 거 없음 가곤 했는데,

언제 한번 늦저녁까지 거기 있었던 적이 있음. 해가 빨리 졌으니까... 늦가을에서 초겨울 즈음으로 기억함. 

지금은 그게 완공되서 보니 10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됐던데, 그때 진짜 위험했던게 5~7층 정도되는 곳까지 계단이 깔려 있었음.

애들이 거기 다 올라갔는데 （맨 고층에는 벽이 다 뚫려 있었음. 바로 낭떠러지）

늦저녁이라 진짜 애들 얼굴이 가까이 있어도 푸르스름하게 보일 정도로 어두웠는데도 나놈 포함 이놈들이 정신이 나간건가... 싶은 생각이 지금 들음..

부모들 억장 무너지는게 이런 건가 싶음.. ㄹㅇ... 

암튼 앞이 안보이잖음? 그니까 애들끼리 저 멀리 주황색 가로등불 조금 비춰지면 그거 길잡이 삼아서 움직이고, 

또 암순응해서 어떻게 어떻게 벽잡고 걸어 내려갔던걸로 기억함.

그때 대충 나 포함 4명정도로 기억하는데, 암튼 앞에 나가는 형이 급발진해서 막 미친듯이 내려감.. 지는 암순응해서 그런건지 잘 보였었나봄.

뒤에 가는 애들도 개놀래서 막 형형! 거리면서 뛰어 내려왔었는데, 다 내려오니까 왠 불빛이 비춰짐.

밑에 동네 쌍둥이 동생이 있었는데, 그 동생 둘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후레쉬로 우리 비추고 막 장난하고 있었음. 

그 뒤로 쌍둥이 부모님이 오셨는데 ㅋㅋㅋ 야 니들 여기서 뭐해, 위험해 빨리 집 안들어가!? 이래서 쫓기듯 돌아갔음. 

자...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게 세상 이치라 우리는 담날에 또 거기로 뭉쳤음 ㅋㅋㅋ..

그때 왔었던 쌍둥이들도 와서 꽤 북적북적했음. 

쌍둥이들이 후레쉬를 가져오니까 그게 그렇게 별천지일 수 없었음 ㅋㅋㅋ 

막 탐험하는 기분도 들고.. 

막 호기롭게 계단 위로 올라가서 위에서 막 후레쉬 비추고 그랬음. 

그때 쌍둥이 중에 한명이 너무 명량한 목소리로 "누구세요?" 이럼.

그래서 장난치나 그랬는데, 밑에 누가 있다는거.. 

그래서 어디 밑에? 이러니까 젤 밑에 흙 바닥에 어떤 사람이 우리를 올려다 봤다고 그랬음. 

우리는 어른이 왔나? 후레쉬질 너무 했다 싶어서 야야 다 숨어 이랬는데, 침묵 속에서 분명 누군가 걷는? 소리가 들렸음. 

거기 있는 애들이 다 들어서 다들 쥐 죽은 듯이 여기 누가 있다면서 소리를 죽였는데 그때부터 소리가 안남.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도망치자 판단하여 천천히 계단을 타고 내려옴.

1층에 도착해서 또 막 미친듯이 도망치고.. ㅋㅋㅋㅋ 끄아아아~~~ 소리지르고.. 참 재밌었음.

여기까지가 재밌었음.

우리가 다음에 여길 왔을 때, 비가 엄청 많이 왔었던걸로 기억하고 그 아파트 구조물 바로 앞에 커다란 물 웅덩이가 생겼음.

원래도 작게 물 웅덩이가 있었는데, 그때 늦태풍이 왔었던가 해서 꽤 물이 많이 쌓여버림.

그 짓다 만 아파트 바로 앞으로 한 3미터 폭 되는 개울이 있었는데, 위에 저수지에서 물을 풀어버리는 바람에 그게 범람해서 넘어간걸로 기억함.

암튼 그 웅덩이는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우리 키는 당연히 넘길 것 같았고, 전체적으로 폭도 넓어서 마치 작은 낚시터 같은 느낌이 났었음. 

어찌됐건 우리들의 그 놀이는 부모님한테 걸리지 않고 꽤 오랫동안 유지되다가 결국 아파트 공사 관리자님한테 걸려서 끝나게 됐음.

이건 끝나기 전 일인데,

비가 왔으니까 땅이 질퍽할거 아님?

그래서 친구랑 동생들이랑 우루루 거기서 무슨 막대기 같은거 줏어가지고 뛰놀다가 

땅바닥이 꼭 슬라임처럼 꾹 밟으면 다시 올라오는? 신기한 부분을 발견함. 

나도 막대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무 막대기는 아니고 부러진 스텐 봉. 비닐하우스 몸통이 되는 그런 스텐 봉을 들고 있었음. 

그걸로 그 말랑거리는 땅바닥을 푹 찌르니까 계속 들어가서 마침내 말랑거리는 그 부분에 닿음. 그건 그냥 땅이 아니였고.

지금에 와서 다시 옛 기억을 떠올리니까 별로 속이 좋지 않음.

꼭 돼지 껍대기 같은 느낌이였음. 

푹 찌르니 찔려서 까만색 물이 흘러 나왔고, 거기가 도랑 근처니까 민물 지릉내랑 섞여서 도통 무슨 냄새인지 가늠도 못했음. 

지금 생각해도 기억이 안남. 그저 불쾌했음.

떠올리긴 싫지만 흙을 좀 걷어서 보니까 맨들맨들한 살색이 기억남.

다들 눈치 챘겠지만 그건 100% 흙이 아니였음. 사람이던가 동물이였음. 

여기서 불쾌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보기 싫으신 분들은 돌아가셔요. 미안합니다. 

그 푹푹 사건이 있고 얼마 뒤 관리자님한테 걸려서 그 놀이를 못하게 됐는데

얼음이 얼던 시기에 쌍둥이 둘이 실종됨. 그리고 일주일도 안되서 찾은게 바로 그 짓다만 아파트 앞 웅덩이였음. 

둘 다 시신으로 발견됐고, 둘이 얼음판 위에서 놀다가 물에 빠져서... 나오지 못해서 그렇게 된거라고 어른들 얘기하는걸 엿들음.

그때 진짜 욕이란 욕은 다 듣고.. 매질이란 매질은 다 맞았던 걸로 기억함. 

내가 그 쌍둥이 애들보다 형인데, 니들이 이런 위험한 곳에 동생들 데리고 가서 놀았으니까 애들이 이런 변을 당한거다. 

하지 말라는거 왜 했냐. 

뒷 말로 정말 우리 때문에 쌍둥이가 죽었다라는 얘기도 들었음. 

그래. 나도 내가 잘못한거 인정해.

그런데 나도 어렸고, 나도 형들 따라 간거였고, 나도 너무 슬펐음. 

쌍둥이 부모님 얼굴도 기억남.. 아주머니는 머리가 진짜 산발이 되셔서 얼굴을 못 올려다 봤었고. 

아저씨는 그 이후로 안보이셨음. 

나중에 듣기로 두 분은 이사가셔서 이혼 하셨고, 지금은 소식이 끊김.

나는 집에 가는 길이 항상 그 아파트 공사장을 건너 가야되서, 매번 그곳을 바라봤었음. 

쌍둥이들 생각하고, 미안하고, 무서웠음. 

그 소문이 있고, 초등학교 친구들이 거길 간다고 그래서 절대 가지 말라고 그랬는데

그 친구들이 학교 끝나고 내 뒤를 따라옴. 

오지 말래도 말도 안듣고 결국 누가봐도 아파트 공사장이구나 싶은 곳이 나오니까

여기다 여기 이럼서 셋이 걸어감. 나는 애들 말릴라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묘한 후련함을 느꼈음. 한번쯤은.. 정말 한번쯤은 쌍둥이들이 사고 당한 곳을 내 눈으로 보고 싶었는데 

혼난다는 두려움과 쌍둥이들에 대한 죄책감이 있어서 여태 못갔던거 같음. 

그곳의 웅덩이는 여전히 길고 깊어 보였고, 

물이 녹았다 풀린듯 쌍둥이들이 사고 난 곳이 어딘지 확인할 수 없었음.

그리고 짓다 만 아파트 계단 입구 앞에 구덩이가 눈에 들어옴.

그래. 거기가 그 돼지 껍데기 같은.. 검은 물이 줄줄 흘러 나오는 그것이 있던 곳이였음. 

말로 다 설명하지 않아도 당장 도망치라고 뒤에서 누가 날 미는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반 친구들한테 니네 그럼 어른들한테 혼난다고 얘기한 다음 

거기 애들은 버려둔 채 나 홀로 도망침. 

그때 생각하면 숨이 잘 안쉬어짐. 

그 이후로 그곳은 마치 건물이 없는 것처럼 내 머리 속에서 지워 버렸었음.

지금은 견뎌낼 수 있어서 기억을 떠올리고,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음.

나는 분명 그때 추론 보다는 망상에 가까운 생각들을 떠올렸었음.

나도 물에 빠져 봤는데, 절대로 친구들이 바로 구해주지 않음. 

그리고 둘이 동시에 빠지는 경우는 없었음. 

한명이 위험하게 행동하면 빠지고, 그걸 어른 불러서 해결하는게 대부분의 사고뭉치들의 수순임.  

쌍둥이들은 조심성이 있는 애들이였음. 

형제니까 그래 둘이 그곳에 놀러 갈 수는 있어도,

우발적으로 신난다고 얼음판 위에서 광광 뛸만큼 배포가 있는 애들이 아니였음. 

그리고 똑똑했음. 

그 돼지 껍데기가 있던 곳, 푹푹 찌르면 검은물이 줄줄 흐르던 그곳은 

있어야 될 돼지 무언가는 없었고, 땅만 파헤쳐져 있었음. 

그리고 쌍둥이는 처음 그곳에 후레쉬를 비추며 갔을 때 누군가에게 "누구세요?" 했음. 

그냥 여기까지만 얘기해도 뭔가 불길하고 알아서는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음. 

그때는 내가 그 사건만 입에 올려도 부모님이 경기를 할 때가 당연히 얘기할 수 없었고, 

그 사건 이후로 형들이랑도 사이가 서먹서먹해서 결국 멀어지게 됨.

지금 이 나이를 먹고 부모님께 그때 얘기를 하면, 

얘는 또 무슨 헛소리야 라고 하실게 분명하니, 얘기하기도 뭣 함.

익명의 힘을 빌려서... 지금은 얘기할 수 있음... 나는 그날 쌍둥이들이 자의로 물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