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

가을이 왔나봐요 바람이 시원하네요

일도 좀 줄고해서 또 짬내서 왔어용

오늘도 음슴체 +반말 양해 부탁드려용!









5. 아부지 썰

이건 내 공포 썰은 아니고 아부지, 어쩌면 우리 집안의 꼭 설화? 전설 같은데 근 현대적인 썰임 ㅋㅋ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암튼 썰을 풀자면..

난 외탁을 해서 아부지랑 닮은게 거의 없음. 어렸을땐 닮았다고 했는데 크면 클수록 엄마쪽을 닮아서.. 성향도 외가쪽임.

암튼 아부지는 그렇게 내향적인 분은 아니셨는데 본인 얘기를 진짜 안하는 분이셨음.

예를 들면 나는 아부지가 영어를 하는 사람인지 몰랐는데, 어느날 친가쪽 시골에 갔을때 어떤 외국인들이 자전거 타고 와서

뭐라 막 물어보는데 내가 대답할라고 （조잡하게 머릿속으로 영작중이였음 ㅋㅋㅋ） 준비하는데 아부지가 롸잇데얼 막이람서 알려줌.

그래서 오 뭐야 아부지 영어 할 줄 알아? 이러니까 옛날에 영어 잘했다함 ㅋㅋ 그럼 날 좀 갈켜주지..

암튼 파야지 알 수 있는 사람이라, 언제 한번은 무서운 경험 없었냐고 물어봤는데

아부지가 시골 출신이라 학교 끝나고 집 들어가는데 고등학교 때?

저수지 수면 위로 도깨비 불이 휘이휘이 날아가는걸 본 적 있다고 그랬음.

그래서 무슨색이냐고 물어보니까 보면 푸른색이고, 또 고개 돌렸다 보면 주황색? 이라고 했었음.

아부지를 오래토록 봐온 사람으로 그 눈빛이 거짓이 아니였음.

암튼 그 얘기에 아부지가

"너 우리 집안 신기한 이야기 있는거 알아?"

이러시는거임.

그래서 엉엉 얘기해줘 라고 하니까 해주신 말씀이 이거임. （아부지가 저한테 말했던대로 써볼게요）









야, 너 대고모 할머니 알지?


대고모 할머니가 올해 백세가 넘으셨어. （당시 2008년 무렵 /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분들은 80세를 거의 다 못넘기셨음）


근데 대고모 할머니 위로 위로 （증조할머니 - 고조할머니）


할머니（고조할머니를 할머니라고 얘기하심） 가 겪은 일인데,


아빠가 이거 할아버지한테 들은거거든? 이거 작은아빠랑 큰아빠도 다 알어.


할머니가 시집오고 증조할아버지 낳고 스무살에 일찍 돌아가셨거든?


그때가 진짜 집에서 장례 지낼때라 병풍 세워 놓고 병풍 뒤로 고조할머니 관이 있었단 말이지?


너는 모르겠지만 돌아가신 분들은 입에 쌀을 넣어드리거나 동전（엽전）을 넣어드리고 양 손을 가슴에 올린채 손가락을 묶는단 말이야.


그게 염의 끝이야.


그런데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이틀째에 갑자기 병풍이 막 흔들리더라는거야.


그래서 뭔고 하니까


뒤에 관이 막 미친듯이 흔들렸다는거야.


그래서 어르신들이 놀라서 관을 열었는데,


그 안에 할머니가 막 몸을 흔들고 있으셨다는 거지.


옛날에는 종종 그런 일이 있었어. 돌아가신줄 알고 묻었는데 살아나신다던가.


그래서 할머니가 얘기하시는데, 자기가 죽고 안개 낀 곳에서 눈을 떴는데


은행나무가 좌우로 빽빽한 곳에, 나무 하나하나마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앉아 있고


그 사이로 자기도 모르게 걷고 있었다는거야.


아무튼 쭉 걸어가니까.


끝에 왠 남자가 본인한테 잘못 왔다고 지금은 와야할때가 아니라고 （저승사자인듯?）


그런데 한번 이승에 발을 들이면 돌아갈 수 없다는거지.


그래서 할머니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니까


방법이 딱 하나밖에 없는데, 내가 암탉을 하나 줄테니까


절대로. 절대로 놓치지 말고 앞만 보고 길을 가라고 하셨다는거야.


그래서 암탉을 쥐어주시는데


암탉이 품에서 막 나갈라고 요동치는데, 눈앞에는 오동나무로 된 외나무 다리가 있어서


할머니가 넘어오는데 엄청 힘들었다는거야.


아마 그때가 병풍 흔들렸을때일거야.


아무튼 무사히 잘 건너 오셔서 살았다고 하셨는데


살면서 딸을 둘 낳고 10년인가? 더 계시다가 가족들을 다 모으셨대.


그래놓고 하시는 말씀이.


내가 오늘 가는날이라 다 불렀다.


그때 사자가 나한테 한번 저승에 발을 들이면 오래 못 산다 그랬다.


그래서 딱 10년만 더 살 수 있다고.


니 남은 수명은 니 자식 밑에 자식한테 나눠서 갈거니까


가기 전에 잘 준비 해놓으라고.


근데 이걸 믿을 가족들이 누가 있겠어?


근데 그래 놓고 그날 돌아가셨대. 나이가 삼십이야.


이 얘기를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얘기해 주실때 기억에 남는게 뭐였냐면,


고조할머니가 살아나신 이후에 돌아가실때까지 실로 묶어놓은 엄지 손가락 자국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있으셨다는거야.


근데 웃긴건 할머니 자식. 그러니까.. 나한테 증조 할머니지. 너한테 고조할머니고.


증조 할머니가 80에 돌아가셨어.


환갑잔치가 지금이야 지천이 다 환갑이니까 별거 아닌거 같아도


그때만 해도 환갑이면 엄청 장수 하신건데 80살에 돌아가셨어.


니 할아버지 몇살에 돌아가셨냐? 66세에 돌아가셨어 70도 못 채웠어.


근데 지금 대고모 할머니 백세 넘겼어. （실제로 106세에 돌아가심 - 아주 옛날에 할머니 뵌적도 있음）


이게 우리 집안에서 내려오는 얘기야.








이게 끝인데, 쓰고 나니까 또 별거 없넹...

얘기 들을때만해도 엄청 무서웠었음. 특히 아부지가 손가락을 모으고 막 흔들때 소름이 확 끼침.

물론 이게 말에 말을 통해서 내려온 이야기니까 진위는 모르겠는데, 대고모할머니를 실제로 뵌적도 있고. （엄청 인자하셨음）

아부지가 거짓말을 할 사람도 아닌것 같고. （이런 얘기 자체를 안함）

갑자기 생각나서 글 써봄..


저녁에는 날이 춥네요.. 다들 몸 조심하시고.. 코로나도 기승이라는데.. 건강 챙기세요~

저는 이제 일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