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7년 추석입니다.

제 친구 성태가 이번 추석 연휴에 부모님은 시골에 내려가시고 자기는 집에 있을 예정이라

저와 또 다른 친구 태영이는 추석날 저녁 술과 안주를 사서 성태의 집에 방문 했습니다.

성태의 집은 흔한 아파트였어요.

우리들은 저녁을 해먹고 사온 술과 안주를 먹으며 거실에 모여 공포영화를 봤습니다.

집 안의 모든 불은 꺼놓고 말이죠.

처음에는 영화 '숨바꼭질'을 보고 연달아 '기담'을 봤어요.

숨바꼭질을 볼 때는 별일이 없었는데, 영화 기담을 볼 때였어요.

엄마귀신이 딸 아이 옆에서 끼룩끼룩 하는 그 장면이 지날 때쯤, 현관 센서등이 갑자기 켜졌습니다.


저희는 소파와 바닥에 누워 있는 상태였어요

그때 태영이가

"오.. 손님이 왔나보다"


라고 장난식으로 얘기했어요.

그런데 잠시 후 꺼져야될 센서등이 안꺼지고 있길래 도둑이라도 들었나 싶어어 제가 몸을 일으켜서 내다봤는데

유리로 된 중문 너머로 본 현관은 신발과 신발장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이내 불이 꺼졌죠.

바람이 불었나 싶어 대수롭지 않게 영화를 계속 봤어요.


그리고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센서등은 계속해서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는데 1초만에 꺼지기도 하고 20초 이상 켜져있기도 했어요. 횟수로는 스무번 정도 깜빡인 것 같네요


미신을 믿지 않는 저는 집주인인 성태에게 저 센서등이 원래 저러냐고 물었는데, 자기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러고

귀신 같은걸 믿기도 하고 그런걸 좋아하는 태영이는 가끔 무서운거 보면 누가 찾아오기도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더라구요.


다들 시큰둥한 반응에 저도 뭐 건전지가 이상한건지 파리가 날아다니듯 하는구나 하고 대충 마무리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때는 2018년 추석.

똑같은 상황에 저와 태영이는 성태 집으로 놀러가게 됐습니다.


우리는 저녁에 수육을 삶아서 먹고 한잔두잔 술을 기울이며 작년의 이야기를 했죠.

오늘도 공포영화를 보면서 또 다시 그러면 뭔가 있는 거라고 제가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거실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한캔 두캔씩 마시며 공포영화를 봤습니다.

처음에는 영화 '셔터'를 봤고 두번째로 '유전'을 봤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영화를 보는 내내 서른 번이 넘도록 켜졌다 꺼지는 센서등을 바라보아야했습니다.

그리고.... 건전지 아깝다는 성태가 박차고 일어나서 센서등의 건전지를 뽑아버리며 사태는 일단락 되었습니다.


밤중에 누가 찾아온 것이었을까요?

바람이 불거나 파리가 날아다녀 오작동을 한 것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