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뱀신을 정말 죽을 만큼 무서워 한다.
한때, 나는 뱀신을 모셔둔 신사에 기도를 드린 적이 있다.
같은 반이었던 A와 B,C 그리고 D의 죽음을 간절히 바랬다.
날 평소에 집요하게 협박하고 , 때리고 , 발로 차고 , 괴롭히는 통에
그 네명의 죽음을 아주 간절하게 기도 했다.
내가 기도를 드렸던 뱀신을 모시는 신사는 사실 사람의 왕래가 드문 황폐한 곳인데
평소엔 마을 어른들로부터 절대 들어가서는 안되는 곳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마을의 할아버지 한 분은 뱀신과 그 뱀신을 모시는 신사에 대해 말하길,
' 절대 좋은곳이 아니다. 가까이 해서도 안된다.
괜히 그곳이 황폐해진 것이 아니다. 그 뱀신을 모시던 놈들도 하나같이 정신병자 뿐이었다.
지금 너희는 전혀 모르겠지만 말이다.' 라고 말했다.
그 신사의 특징이 있다면 입구에 있는 코마이누상 양쪽이 전부 목 부분이 부서지고 없다는 것이다.
신사를 세웠을 당시엔 존재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동상의 목 부분이 모두 파손되어 사라졌다.
코마이누상 자체는 뱀신을 억제하기 위해 예전에 누군가가 그곳에 설치했다는 말은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ㅁ 코마이누상 : 신사나 절 앞에 돌로 사자와 비슷하게 조각하여 마주 놓은 한 쌍의 상
뱀신에게 소원을 비는 방법으로는
첫째, 뱀신의 동상 앞에서 소원을 담아 기도를 하는게 그 시작이다.
둘째, 소원을 성취한 당일 심야에 신사에 와서 빈 종이에 본인이 원했던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작성한 뒤,
뱀신의 동상 앞에 서서 그 종이를 태우면 의식은 마무리 된다.
내가 소원을 빌었을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 소원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너도 그만큼의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잇겠느냐? ' 란 물음이 들렸다.
나는 A,B,C,D 네명의 죽음을 간절히 바랬기 때문에 감당 할 수 있다고 대답하자
' 알겠다 ' 란 말이 돌아왔고 이후에는 내가 뱀신에게 소원을 빌어서였는지 A,B,C,D는 차례대로
각각 상해 , 교통사고 , 화재 , 자살로 사망했다.
그들이 모두 사망한 뒤 나는 다시 신사로 돌아가서 종이에 나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작성 한 뒤,
뱀신의 동상 앞에서 그 종이를 태웠다.
왠지 모르겠지만 어둠속에서 뱀신이 좋아하는 것이 느껴졌고,
무언가의 말이 들려왔는데
' 이제는 네가 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차례다. ' 란 말이 들려왔다.
그리고 뱀신이 말하는 것을 듣는 순간 나는 굳어버렸다.
뱀신이 원했던 것은 다른 사람의 목숨을 원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남성 한명의 목을 잘라 신사에 바치라고 했기 때문에 매우 주저 했으나
뱀신에게 보복을 당할 것이 두려워 나는 동네에 있던 노숙자 한명을 돈과 먹을 것으로 유인해 저녁에 신사로 데리고 온 뒤,
그를 살해한 뒤 도끼로 목을 잘라 신사에 바쳤다.
신사에 바치는 순간 발 끝에서 머리 끝까지 전기 충격 같은 것이 느껴졌는데 뱀신이 기뻐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이후 목 잘린 시체는 신사 근처 땅에 묻었다.
하지만 뱀신은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바칠 것을 요구했고
나는 그것을 거부할 용기가 없어 다른 노숙자를 유인해 살해하고 목을 잘라 뱀신에게 바쳤다.
비교적 인구가 많은 도시였기 때문에 노숙자 몇명 사라진 것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뱀신의 요구에 내가 목을 잘라 신사에 바칠 때마다 어둠속에서 뱀신의 강한 기쁨이 느껴졌다.
이후부터 꾸준히 사람을 살해한 뒤 목을 잘라 신사에 바치게 되었고, 신사 주변 땅엔 시체가 계속 해서 묻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양을 할 때 마다 서서히 어둠 속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이 악취가 신사를 가득 메울 무렵
뱀신의 동상 근처에 어떤 여자가 서 있는 걸 봤다.
하얀 소복차림에 긴 머리, 가는 눈, 얇은 입술, 하얀 피부, 가끔 그 얇은 입술 사이로 가느다란 두개로 갈라진 혀가 들락 거렸는데
난 그 사람을 보자마자 그것이 뱀신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뱀신은 아무말 없이 날 보고 있었는데, 난 바로 그 이유를 알아 챌 수 있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공양을 바라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공양하는 목숨의 연령대가 어려지길 원한다는 것을.
난 술에 취해 비틀대는 20대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를 부축한 뒤, 신사로 데려와 살해 한 후 머리를 잘라 신사에 바쳤다.
사체는 당연히 신사 근처 땅에 묻었다.
어느때와 같이 어둠속에서 뱀신이 매우 기뻐하는 듯한 강한 기운이 느껴졌고 이렇게 5명을 더 공양했다.
노숙자와는 다르게 어리고 젊은 사람들이 실종 됬기에 당연히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고 수사가 진행 되고 있다.
내가 하는 이 짓은 곧 발각될 것이다.
공포에 질려 어두운 방안에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으니 어둠 속에서 뱀신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뱀신은 웃으며 이제는 나 자신을 본인에게 공양 하길 매우 고대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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