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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붉은옥수수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83516 추천 12 답글 0 조회 74,599 작성시간 2024-10-28 12: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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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5살 차이의 형이 있다. 형은 스포츠 만능에 공부도 잘하는 소위 엄친아이다. 성격도 밝아서 또래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가난한 집안이라는것뿐?

초등학생인 나는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나면 항상 형이 데리러 왔다. 나는 형과 함께 집으로 걸어 가는 그 시간 너무 즐겁고 좋았다.

"형! 형은 우리집이 가난해서 싫어?"

"무슨 소리야? 지금은 불편해도 조금만 기다리면 형이 성공해서 부모님이랑 함께 매일 세계여행하면서 살게 해줄게. 조금만 참아."

형은 외국이야기를 하며 둘이서 그 나라에 여행가서 먹을것, 놀것들을 이야기 즐겁게 얘기해주었다. 나는 그런형이 믿음직스럽고 존경했다.

그러나 형이 고등학생이 되었을때 모든것은 바뀌었다. 형이 갑자기 쓰러졌다. 전신마비로 병원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난치병이라고 했고 가난한 우리집은 형을 집에서 간호할 수 밖에 없었다.

좁은 집에 거실에 뉘어져 있는 형을 볼때면 불쌍함과 미안함에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하루하루 감정은 시들어 갔다.

집에 돌아 오면 살이 빠져 바짝 마른 형이 눈을 돌려 나를 바라볼땐 기괴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나에게 다가오려고 발버둥치는 듯한 형은 두려움 마저 생겼다.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은 형의 간호를 위해 어머니는 일을 관두었고 가난했던 집은 더 쪼들린 생활을 해야 했다. 중학생이 되어 사춘기였던 나는 이 상황이 형때문인것 같아 형에 대한 증오가 생겨나기도 했다.

형이 쓰러지고 4년만에 형은 끝내 죽고 말았다.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바라본 거실은 왠지 조금 넚어진것 같았다.

형의 죽음으로 우리는 막대한 보험금을 수령받았다. 가난했던 집에서 이제 형이 말한대로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

근데 형 왜 4년이나 버틴거야? 형 음식에 락스 섞는거 얼마나 힘든줄 모르지? 형이 말했잖아 세계여행 보내준다고... 그래놓고 엄마 아빠랑 나 죽일려고 대화하는거 내가 들어버렸지 뭐야. 근데 15세 미만은 사망보험금 가입이 안돼. 그래서 내가 엄마아빠를 설득했어. 나보단 형이 더 낫다고 나는 5년이나 더 기다려야한다고 설득했어. 형이 4년이나 버티는 바람에 잘못하면 나도 죽을 뻔했지만 이젠 엄마아빠 차례야. 형 바람대로 세계여행하며 살게 고마워.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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