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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낚시를 좋아한다. 바쁜 일상에서 빠져나와 맑은 물가에 서서, 바람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는 그 행위는 나에게 어느 정도의 평화와 이완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조금 음침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이 이야기는 낚시 동료이자, 내가 인생의 선배로 여기는 K 씨가 겪었던 일이다.
K 씨는 젊었을 때 어업 관련 회사를 운영했다. 언젠가, 그가 고기잡이를 나갔던 트롤선의 선장으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왔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배에서 승무원 Y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K 씨는 자세한 내용을 묻고 싶었지만, 일단 선장에게 진정할 것을 지시하고, 가까운 항구로 배를 정박하게 했다. 그러고는 서둘러 항구로 달려갔다고 한다.
항구에 도착한 K 씨는 Y의 시체를 목격했다. 눈을 감은 Y의 모습은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모습에 불과했다. 선장의 이야기는 섬뜩했다. Y는 죽기 전날, 배에서 이상한 생선을 발견했다고 한다. 새까맣고, 기름지면서도 큰 생선이었다. 선장은 그 생선을 보고 묘한 불길함을 느꼈지만, Y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거 먹어보자!" Y는 식칼을 들고 검은 생선에게 달려들었다.
선원들은 그 생선을 보고 기분이 나쁘다며 Y를 말렸지만, Y는 무시했다. 칼로 생선을 갈랐을 때, 그 살은 눈이 부시게 하얬다. Y는 이를 보고 흥분하며,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 "맛있어! 정말 맛있어!" 그는 계속해서 연거푸 생선을 먹었다. 선원들은 더 이상 Y를 제지하지 않았고, 검은 생선의 나머지 반쪽은 바다로 던져버렸다.
문제는 그다음 날 아침이었다. 한 선원이 배 뒤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기 좀 봐! 그 생선이 따라오고 있어!" 선장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반만 남은 생선이 배를 따라오고 있었다. 이미 죽은 생선이었다. 몸이 반쯤 잘려나갔고, 내장도 다 드러나 있었다. 그 생선은 스스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
등골이 오싹해진 그 순간,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Y가... Y가 죽었어!" 선장은 황급히 Y의 선실로 달려갔다. 거기엔 잠든 자세로 말라붙은 Y의 시체가 있었다. 그의 피부는 마치 오래된 나무껍질처럼 바짝 말라 있었고, 손발은 마치 누군가가 삶은 파리처럼 쪼그라들어 있었다. 의사가 진단한 Y의 사인은 '극심한 노화'였다. 40대 후반의 Y가 백 살의 노인처럼 보였다.
경찰이 조사를 나왔고, 당시 선원 중 한 명이 Y의 시체를 찍은 사진을 K 씨에게 보여주었다. 사진 속 Y는 마치 이집트 미라 같았다. 그러나 항구에 도착한 Y의 시체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평온히 잠든 것처럼 말이다. 경찰은 사인으로 심부전을 기록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K 씨에게 몇 번이나 물었다. "그게 정말 사실인가요?" 하지만 K 씨는 그때마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사실이야. 나도 그 사진을 봤고, 경찰도 본인이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니까."
바다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깊고 어두운 곳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 깊은 곳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K 씨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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