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이랑 잘 지내나 궁금하다.
날짜 세보니까 나랑 헤어진 다음날 바로 만나던데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내 마음에 대못이 꽂혔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너한테 꽂은 못이 생각이 더 많이 나더라.
내가 너를 사랑했던 것 이상으로 너도 나를 많이 사랑해줬는데, 내가 거기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게 제일 큰 아픔으로 느껴진다.

너랑 처음이었던 모든 것의 감각은 지금도 나를 옥죄고 나를 힘들게 한다.
내가 아닌 그 사람이랑 행복할진 모르겠지만, 할거면 결혼까지 하겠지.
하고 싶었던 말도 많았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점점 그런 말이 무뎌지더라.

하지만 혼자 8개월을 싸매고 있다 보니 자꾸 아파와서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어서 여기다 글이라도 남겨본다.
너가 이 글을 볼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지만, 나는 여기서 혼자서 너에게 넋두리가 담긴 편지를 보낸다.

되도록이면 그사람이랑 결혼까지 가고 연락은 하지마라. 행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