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귀 집귀신 이야기 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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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귀(집귀신)이야기(후편) [2]

작성자

영이삼촌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83395 추천 87 답글 2 조회 72,589 작성시간 2024-06-05 13: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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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괴변의 연속에서 이모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하지만 이 괴변은 그 끝이 곧 보이게 된다.
사촌 수진이는 훗날 경찰대에 합격하여 집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식구들과 달리 아무런 변고도 입지 않았다.
괴변의 뿌리가 수진에게 밝혀진 것은 그로부터 몇년 뒤였다.
경찰대 수업 시간에 섬뜩한 미결 사건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된다.
내용은 충격이었다.
이십여년 전, 어느 시골 마을에서 50대 남성이 먹걸리 통에 든 농약을 잘못 마시고 중독되어 사망한 사건이었다.
당시 살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가 시작되었지만 결론은 단순 사고사로 종결!
수업 자료 속에는 낡은 흑백 사진 속, 전 집주인 할머니의 젊은 모습도 찍혀 있었다.
그리고 사망한 피해자의 사진은 수진에게 더할 수 없는 공포로 다가오게 된다.
중절모를 쓴 중년남성의 모습이 곧 피해자였다.
수진은 그가 낯설지 않았다. 바로 집 거실에서 냉장고를 뒤지며 막걸리를 중얼거리던 그 괴인이 연상된 것이다.
수진은 결국 고향으로 내려갔고, 기억 속의 한 사람을 찾아갔다.
바로 이사 전, 자신에게 묘한 당부를 했던 동네 무당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무당 아줌마는 이미 사망한 상황.
대신 그녀의 제자라는 젊은 무당이 수진을 맞았다.

"절을 하지 말라고 했다구요? 우리 선생님께서?"
"네. 그때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금배（절을 금하다）는 절대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젊은 무당은 결국 수진네의 사연을 경청했다.
그리고 곧 결론을 내렸다.

"듣자니 제주를 넘긴 모양새네요. 누군가가..."
"제주요?"
"제사 지내 주는 사람 말이죠. 보통 원령은 그 제삿밥으로 연명하니까."

그녀가 말하기를...
집터에 원한 깊은 귀신이 머물렀고, 집을 팔면서 어떤 의식을 통해 제주를 이양했다는 것이다.
수진 식구들이 집을 떠나려고 할때마다 변고가 생겨 해를 입는 것도, 원령이 제주를 잃을까 두려워해서란다.
무당은 수진이 목격했다는 거실의 괴인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다.

"농약이란게 여간 독한게 아닙니다. 사람 망막부터 녹여 버립니다."

수진은 곧 공포에 휩싸였다.
무당의 말로 추정해보기를... 자신과 엄마가 1층 거실에서 봤다는 그 눈 없는 괴인이 아무래도 원령, 즉 한 깊은 귀신이었던 모양이었다.
제주를 넘긴 이는 집주인 할머니...
이장 역시 그녀와 한패로 보였다.
이장이 이사전 날 들러서 절을 하라고 명한 것이 바로 제주 이양식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어떻게 하면 원령이 집을 떠날 수 있을까요?"
"원래 제주를 알아보게 하면 됩니다."
"어떻게요? 눈이 멀었던데... 못 볼거 아니에요."
"귀신은 눈이 아닌 글로 세상을 봅니다."

젊은 무당은 수진에게 방법 하나를 알려주었다.
수진은 그 길로 이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을 빌미로 협박을 시작했다.

"그 산 속 공터죠? 그분 묫자리가..."
"뭔 소리야 이게?"

이장은 발뺌을 하며 모른 척 했다. 하지만 경찰대생인 수진을 진짜 경찰로 오인하게 되고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사건의 내막은 충격이었다.
농약 막걸리의 가해자가 바로 전 주인 할머니였다는 것이다.
살해 동기는 할아버지와의 오랜 불화.
이장의 정체는 할머니의 이종사촌 오빠였고 농약 막걸리의 진실을 알면서도 사촌 동생으로부터 돈을 받고 모른 척 살았다고 한다.
할아버지를 은밀하게 매장한 곳은 다름 아닌 수진이네 가족들이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한 그 산속의 공터.
다른 이들이 몰라보게 평묘로 만든 것이며 그녀가 제주 이양을 한 것은 그간 죽은 할아버지의 령이 수시로 나타나 그녀를 괴롭혔기 때문이란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진은 다시 젋은 무당을 찾아갔다.
그리고 이장을 통해 얻은 정보를 건네자 무당이 부적 같은 것을 하나 적어 주었다.
1년 뒤 수진은 무사히 경찰에 임관하게 되었고, 해볕이 뜨거운 여름날 휴가를 내어 미국으로 날아가게 된다.
그녀는 일주일 뒤 다시 귀국했는데, 미국에서의 일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 후 수진이네의 괴변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게 된다. 제삿날의 괴몽도, 또 거실에서 목격되던 괴인도 없어졌다.
아프고 다쳤던 가족들이 모두 회복하게 되었고, 집을 떠나도 그 누구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
몇년 뒤 수진은 미국으로 이민 간 전 집주인 할머니네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장으로부터...
전 집주인 할머니는 정신이상으로 병원에 강제 입원...
그 아들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괴현상에 시달리며 고통 받고 있다고 했다.
괴현상이란 놀랍게도 수진이네가 겪었던 괴변과 너무 닮아 있었다. 누구든 집을 떠나려면 해를 입는...
다시 1년이 흐른 후...수진은 경찰 제복을 입고 집 뒷산 공터로 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공터에서 정중하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집은 잘 찾아가셨죠 할아버지?"

* 컨텐츠 출처 : 작성자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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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도어가열립니다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