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면서

간간히 나오는

우리 아버지.


기나긴 군대 생활과

경찰 생활로 인해

다져진 울트라 카리스마는


어머니를 제외한

그 누구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의 중학교 3학년 시절.

학부모 면담에
（사고 쳐서 그런 게 아니라...의례적인...）

모습을 드러내신 아버지.


최초로 학부모 면담을 오시는 아버지께선

정복을 하고 오셨었다....


학교에 도착하신 아버지께선

근처에 지나가던 학생 어깨에

손을 턱 짚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학생, 여기 교무실이 어딘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불쌍한 중딩.


중딩 "...저....여기....2층...에서....."



아버지 "안내해라."



....이후 이 한 마디는

우리 학교의 전설이 되었다.


그렇게 교무실을 찾아가신 아버지.


순식간에 얼어붙은 교무실 사람들을 대표해

근처에 계시던 교감 선생님이

나서기에 이른다.


교감 "..저....저희 학교엔 어쩐 일로."

아버지 "금일 천칠백시 정각에 학부모 면담을 요청받고 자리하였습니다."


이후....

금일 천칠백（17:00）시 정각도 전설에 남았다.....


교감 "...아, 담임 선생님 성함이?"


뭐...그렇게 이루어진 학부모 면담.



담임 "....저...아버님? 기억이의 장래는 어느쪽으로...."

아버지 "본인의 의사에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담임 "그래도 어느정도 희망하시는 쪽이...."

아버지 "제 갈길도 못 정할 정도로 느슨하게 교육시키지 않았습니다."

담임 "...아....예."


그 때.... 내 생활 기록부에

진로 희망란에는... '판단 보류'

라고 적혀있었다.....


담임 "....음.... 저... 기억이 성적에 관해서는..."

아버지 "제 앞가림도 못할 정도로 느슨하게 교육시키지 않았습니다."

담임 "아...네...요즘 오르고 있어요."


당시 부모 건의사항 란에는

'신뢰' 라고 적혀있었다....


그렇게....단박에 담임선생님을 압도하고

당당하게 교문을 나서신 아버지.


그날 이후

담임선생님은

날 혼내지 않았다.


담임 "....네 갈길은 네가 결정하렴."


.....



뭐, 그 외에

더 전설적인 일화를 들어 보자면


내가 고등학교 다닐 시절

그때만 해도 6시 30분 등교가

기본이었다.


급식이 없던 당시

어머니께선 항상 도시락을 싸주셨는데

하루는 내가 도시락을 놓고 갔던 것이다.


7시에 출근하시던 아버지께서는

내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셨지만....


'너의 인생은 책임지고 걸어라.'

라는 절대 규칙 하나만으로

나를 가르쳐오신 아버지께선


내가 몇 반인지 모르셨다.....


....절대 무관심이 아니다. 자유주의일 뿐이다.



결국 교무실을 찾기에 이르시고.


아버지 "학생, 여기 교무실이 어딘가."

고딩 "저...저....저 이.... 건물 3 층...."

아버지 "안내해라."


...고등학교 시절에도

'안내해라' 는 전설로 남았다.


그렇게 교무실을 찾으신 아버지.


학년주임 "...저....여긴 어떻게."

아버지 "귀교에 재학중인 바다의 기억 학생을 찾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교무실에 들어서신 아버지께선

이렇게 말씀하셨고

뭔가 위기감을 느끼신 담임 선생님께선

몰래 자리를 빠져나와

내게 달려오셨다.





담임 "기억아 도망쳐라!! 경찰이 왔다!!!!"





.......


뭐.....이렇다고 해서....

당시....내가 그리 사고를 많이 치진 않았다.


단지...하나 하나가....좀 컸을 뿐.



.......미안하다. 양과 질 모두 엄청났다.



당시....반 전체가 웅성거리고.....


선생님께서 탈출구로 3층에서 뛰어 내릴 것을

주장하시던 중...


아버지께서 등장하셨다.




아버지 "..기억아. 도시락 받아라."



......

그 외에도...

유명한 일화가 많지만...


우선은 여기까지.


아버지....

아버지의 카리스마를 사랑합니다.

당신은 나의 영원한 영웅입니다.

（자료제공 : 당시 사건의 피해자（?）들과 관련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