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썼던 경험담인데, 최근에 천안에 갈 일이 생겨서 그곳을 지나가면서 다시금 기억이 떠올라 글이랑 사진을 다시 정리한 김에 다시 올려봐!!

추가로 이 일이 있고 난 후에 주차장을 가로질러갔던 뒷집이 화재로 인명피해가 있었다는 걸 뉴스로 봤어 연관성은 없지만, 뉴스로 다시 보면서 그때 기억이 떠올랐어 그건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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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게시판에서 글 자주보면서 예전에 댓글로 경험담에 관해서 글을 썼었는데 내가 경험한 이상한 일은 그거 뿐이라 이번에 자세히 이야기보려고해

우선 나는 한번도 귀신을 보거나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어
15군번으로 6사단 철원 GOP에서 최전방수호병으로 오도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군생활 21개월 내내 복무하면서도 그 흔한 귀신이나 헛걸 본 적 없는 사람이야

이 이야기는 제대 후에 복학을 하면서 자취를 시작했을 때 일이야

대학교가 천안인데 학교 앞은 너무 시끄럽고 복잡해서 학교랑 조금 멀리 떨어진 두정동에서 자취했어
두정동이 클럽이랑 술집이 많은 유흥가인 반면에 번화가 반대쪽인 아파트 단지, 원룸촌은 정말 조용하고 한적해서 맘에 들었었어

그때 당시에 카페에서 마감 아르바이트를해서 마감이 끝나는 새벽 2시쯤에 항상 집으로 걸어서 갔었는데, 사진에서 처럼 집으로 가는 골목이 일직선으로 쭈우욱 1km정도 이어져있어

로드뷰를 가져왔는데 양쪽엔 원룸건물, 주정차된 차들이 늘어져 있고 길이 쭉 뻗어있는데 빛이 적은 밤에는 보이는거 보다 더 길게 뒤에까지 가로등 불빛 때문에 길이 훤하게 잘 보여

집으로 가는 길 골목 시작지점이 조금 지대가 높아서 20도 경사정도로 위에서 아래를 살짝 내려보는 식으로 길 끝까지 한눈에 쭈욱 보이더라고
그래서 일직성으로 쭉 이어진 골목을 보면서 걸으면 시선이 항상 길 중간 정도 지점에 미니스톱 편의점 간판이랑 신호가 끊긴 횡단보도 위 깜빡거리는 신호등에 눈길이 가곤했어
사진에 보이는 신호등이랑 미니스톱인데, 밤에는 엄청 잘보여

그날도 평소랑 다름없이 퇴근하면서 그 길로 접어드는데 방금 말한 반짝이는 신호등 아래 횡단보도 중간에 누가 서 있었어

그런데 이상한게 팔다리랑 목이 엄청 가늘고 긴 사람이 아주 천천히 흐느적흐느적 움직이면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거아

항상 보는 곳이고 유독 거기가 좀 밝고 눈에 띄는 장소이기도해서 멀지만 자세히 보려고 노력했어

이목구비는 없고 얼굴전체가 까맣고 팔다리는 아주 가늘고 길었고 몸도 맨몸에 너무 검고 새까맣게 생겨서 그림자가 길게 늘어난 모습인 줄 알았어
그런데 나는 항상 퇴근하면서 그쪽을 응시하면서 집을 걸어가기 때문에 사람이나 단순 그림자를 본거랑은 너무 다른 이질감이 느껴졌었어

키는 사람이라기엔 너무 크고 거의 신호등에 닿아있었어
그리고 팔다리는 가늘고 길게 늘어졌고 아주 느리지만 천천히 팔다리를 움직이며 분명 움직이고 있었거든

멀리서 보면서도 ’이상하다 저게 뭐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빤히 쳐다보면서 길 가운데서 걷고 있었어
점점 가까워지는 순간 ‘저건 사람은 아니다!’ 라고 느껴지는데 무섭거나 도망치기는 커녕 막 궁금해지더라고

그냥 ‘조금더 가까이 가볼까?’ 하는 마음이 계속 들면서 주변을 살피고 조용히 다가가게 되더라고 막 가슴이 설레이고 궁금함에 두근거리는 느낌이었어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이미 들지만 친구를 몰래 놀래켜주려고 살금살금 다가가는 것 마냥 두근대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까이 다가가고있더라고

그렇게 조용히 나를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조심 걸어가는데 갑자기 소리가 안들렸어 여름밤 새벽이라 주변에 사람들도 아무도 없고 한적한 주택가라고 해도 흔한 벌래소리나 조금 떨어진 큰도로 소음이나 자동차 소리도 안들리고 고요하고 정막하더라

그때 문뜩 ‘홀리다’ 라는 단어가 생각났어
괴담이나 옛날 이야기를 보면 바보처럼 다가가서 위험에 처하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몸이랑 머리랑 따로 노는 것 처럼

이성적으로 저것에 다가가는 내가 이상하고 잘못됐단 걸 아는데도 다가가는 동안 경각심 없이 설레고 두근거리며 다가가는 내가 ‘뭔가에 홀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일단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는 차 뒤에 숨었어 근데 웃긴게 이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한번이라도 저걸 더 보고싶더라 심장은 계속 두근두근거리고 묘한 흥분감이 드는데 동시에 머릿 속에서는 위험하다고 경종이 울렸어

차 뒤에 숨어있지만 저것과 거리는 100m정도에 다시 골목으로 나가면 나를 알아차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들키치 않고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어

🏠👣 🏠🅿️🅿️🏠🚘👣🚘🌳공
🏠👣 🏠🅿️🅿️🏠 나👣🚘🌳원
설명하자면 양쪽 골목길 사이에 원룸촌, 빌라 건물들은 모두 1층이 주차장이야 1층은 현관 자동출입구만 있고 앞뒤 건물 모두 주차장이 있어서 마음먹으면 작은 담만 뛰어 넘으면 주차장을 가로질러 옆 건물로 갈 수 있었어

계속 있으면 큰일난다는 생각과 동시에 자리를 떠서 주차장을 가로질러 집 1층 자동출입구에 도착해서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순간 그때부터 온몸에 오한이 들고 막 식릉땀이 비오듯 오면서 숨이 가빠질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뛰더라
뭔가 내 몸이 위험에 한탬포 느리게 반응해서 몰아서 미친듯이 경고를 울리는 느낌이 들었고 방금 내가 다가가려던 행동이 설레임이 아니라 미친사람처럼 생각이 들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너무 무서워서 소리지르거나 누구한테 도움을 청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틀어막고 바로 집으로 들어왔어

오자마자 여름이여서 열어놨던걸 창문을 다 닫고 잠그고 커튼을 치고 이불 속으로 바로 숨어있었어
유독 가늘고 큰 키와 집 3층의 창문 높이가 오버랩 되면서 혹시나 내가 큰 소리를 내면 발각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더라

그날은 유독 조용했고 밖에 귀를 기울이면서 뭔지모를 긴장감에 해가 뜨고 사람들 소리가 들릴 때까지 벌벌떨다가 잠들었었어

그 후에는 몇일은 길을 멀리 돌아갔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갔어
물론 퇴근하면서 그 신호등과 횡단보도에서 시선을 돌리거나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나중에는 다 잊고 졸업할 때까지 거기서 살면서 지나다녔는데 그때같은 일은 없었어

다른 괴담이나 이야기들을 보면 마주치거나 알아차렸을 때 소리지르거나 무서워하고 도망가는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보고 느낀 건 뭔가 몸이 머리를 못따라가거나 머리가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어서 더 소름돋고 또렷하게 게억이 남는 것 같아

너네도 이런 경험 혹시 있어? 내가 본건 뭘까? 그리고 홀린다는 건 이런걸까?
끝이야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