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킨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타이틀에 맞게,

귀신에 대해서 알아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대중적인 귀신을 잡아 왔습니다. 

음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 만나 볼 친구는 수살귀입니다. 수살귀라고도 부르고

수사귀라고도 부릅니다. 전자의 경우 죽일 살 자를 쓰고 후자의 경우 죽을 사 자를 사용합니다. 수는 당연히 물. 즉 물귀신을 의미합니다. 굳이 수살귀, 수사귀를 언급한 건 이 단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가지고 있는 목적이 명백히 사람을 해치려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겁니다.

일단 물귀신에 대한 전승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두루 존재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재해나 사고로 물에서 죽은 경우가 상당히 흔했기 때문입니다. 저승사자는 무섭긴 하지만 사람과 거리감이 어느 정도 있죠. 그런데 물에 빠져죽은 혼령의 경우 매우 가까운 편에 속합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물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므로 문명이나 도시는 물과 어느 정도 가까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공포가 다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셈이죠.

물귀신보다 수살귀라는 단어 쪽이 왠지 더 멋있으니까 앞으론 수살귀로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 수살귀의 성질

앞서 언급했듯이 수살귀는 명백히 사람을 해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귀신입니다. 예상치 못한 죽음을 당한지라 원한도 깊은 축에 해당됩니다. 대체로 귀신의 힘은 원한과 많은 관련이 있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살귀는 무척 위험하고, 가지고 있는 힘 또한 강력한 편에 해당합니다.

다만 물에 잠긴 지박령의 개념쪽이라 물 안이라는 한정적인 공간내에서 강력한 힘을 부릴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내에서이긴 하지만 처녀귀신보다 강력한 힘을 가졌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물에 빠져죽은 처녀귀신이라면 최악의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고로 죽은 귀신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수살귀 역시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걸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정당한 근거 없는 분노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살귀가 사람을 해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수살귀는 왜 사람을 죽이는가.

1. 심심하니까. 

 헛소리로 들릴까봐 조금 걱정이네요. 아, 심심한데 사람이나 죽이면서 놀까, 이런 개념은 아닙니다. 지박령인지라 자신이 빠져죽은 곳에서 그다지 멀리 이동하지도 못 하고 그게 호수 같은 곳이라면 호수 외부로 나올수도 없다보니 수살귀는 외로운 겁니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누군가를 원하는 거죠. 즉 친구를 만든다는 개념으로 물에 들어 온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1번 항목에 해당합니다.

2. 좀 더 강해지기 위해.

사람을 해침으로서 그 사람의 혼을 먹는다던가, 가지고 있는 기운을 강탈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헬스인들이 닭가슴살을 먹는것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귀신이나 요괴가 사람을 해함으로 인해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수살귀뿐만 아니라 여러 전승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형태 중 하나입니다. 그 사람을 해치고 먹어치우는 방식으로 본인의 힘 자체를 크게 할 수 있다는 유형과 사람을 해침으로서 그 사람을 자신의 수하의 개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유형이 대표적입니다. 둘 다인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왜 힘을 키우고 싶으냐. 더 쉽고 빠르고 간단히게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셈이니 2번 항목은 꽤 곤란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수살귀 신세를 면하기 위해

수살귀는 자신이 죽은 물에 갇힌 지박령의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리를 메울 다른 사람을 마련해서 자리를 채워넣으면 수살귀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다른 지박령이나 귀신들에게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대표적으로 창귀가 있습니다. 지박령이라고 부르긴 좀 애매한데...

창귀란 호랑이에게 변을 당해 죽은 사람의 원혼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들은 땅에 묶인 게 아니라 자신을 죽인 호랑이에 묶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창귀가 호랑이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끌여들여 호랑이에게 먹이로 주고 자신의 자리를 그 사람으로 채워야 한다는 전승이 상당히 많습니다. 창귀에 대해선 이후 다른 글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살귀 역시 사고를 당한 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을 해하는 형태가 3번 항목에 해당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수살귀의 외형

다른 나라... 특히 서구권에서는 평범한 모습이나 물에 젖은 모습으로 많이 묘사됩니다만, 한국의 경우 창백하고 연푸른 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전승에서는 물에 팅팅 부은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익사자의 시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했을 때의 모습처럼 말이죠.

그리고 물에 의해 죽은 귀신답게 대부분의 경우 전신이 물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많이 묘사됩니다. 

사람을 바라볼 때의 모습은 물 위로 젖은 머리를 살짝 내민 형태로 많이 묘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살귀에 대한 대처법으로 물 위로 검은 풀같은 것이 젖은 채 떠 있으면 즉시 도망가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입니다.

시신의 경우, 얼굴이 떠오르거나 옆 모습이 떠오르거나 반대로 바닥으로 가라앉는 형태가 정상인데, 두상만 둥실 떠오르는 건 극히 기형적인 모습이므로 사람이 아니니 도망가라는 이야깁니다.  

물안에서의 경우 사람을 움켜쥐려는 듯한 괴상한 형태의 무언가, 수면 바닥 아래에 똑바로 서있는 듯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후자의 경우 와류 등의 원인으로 익사자의 사체가 마치 서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현상이 무속신앙과 합쳐져 극대화된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이거 사실 비교적 현대에 들어 생겨난 형태입니다. 과거에는 깊은 곳에 있는 익사자의 사체를 목격하기가 쉽지 않았으니까요. 물 속에서 시야를 확보하기가 힘들었으니까요. 다른 무속신앙과 합쳐진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수살귀의 능력

물에 들어가지만 않으면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 수살귀 같은 경우 사람을 홀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수살귀에게 인지된 시점부터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설명이 길어지면 좀 곤란하니 짧게 줄이면 환시와 환청을 유발하여 사람을 자신이 있는 물가로 끌어 들이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첫 번째입니다. 환시와 환청.

두번 째는 소용돌이입니다. 이건 무슨 판타지 만화 같은 소리인가 싶으시겠지만, 이건 사람이 죽게 되는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익사자가 발생하는 지역의 경우는 갑자기 바닥이 확 낮아지면서 예상치 못하게 수심이 깊은 지역에 발을 들임으로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경우, 해당 지역의 물살이 매우 거센 경우, 와류가 너무 심해 사람이 빠져 나오기 힘들게 되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무속신앙에선 이 거센 물살과 와류를 물귀신이 부리는 힘이라 해석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물귀신은 물을 조종할수 있다거나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식의 전승이 남게 되었습니다. 

세번 째는 물리적인 완력입니다. 익사할 뻔한 사람들 중엔 "마치 누군가 내 발-혹은 몸-을 잡아 당기는 것 같았다." 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는 사실 사고지역에 버려져 있던 바위나 쓰레기로 인해 압박을 느낀 경우, 수면 위와 수면 아래의 물살 차이가 심했을 경우, 갑작스레 위험에 처해 제대로 된 인지능력을 상실함으로서 일어난 착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 수살귀의 집념

수살귀는 집념이 매우 강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이는 익사 사고를 당한 사람이 무엇이든 움켜쥐려하는 모습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구하러 간 사람에게 몸을 맡기지 못 하고 그 사람을 붙들어 버림으로서 사고자와 구조자 모두 익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익사 위기에 처한 사람을 목격하실 경우 가능한 너무 가까이 가지 마시고 튜브나 그 사람을 끌어낼 수 있는 장대 등을 이용해서 구출하시는 것이 모두에게 안전한 방법입니다. :）

☆ 수살귀의 천도

민속학적인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깨끗한 함등에 정결한 찹쌀 등의 곡식을 넣고  무명 천 등으로 감싼 뒤 사고지점에 가라앉힌 뒤 시간을 두고 후일 함을 건졌을때 손톱이나 치아, 피부조직등이 함에 딸려 나오면 천도제를 실시합니다. 이 행위를 보통 넋걷이라고 부릅니다.

말도 안돼... 라고 하시겠지만 사고 지점의 경우 대부분 물살이 거세거나 심한 와류 지점이고, 시신이 부패함에 따라 떨어져 나온 신체조직이 우연히 함에 들어가는 극히 드문 현상을 기준으로 나온 방식인 거 같습디다. 즉 물귀신을 천도하는 것은 꽤 힘듭니다. 높은 경지에 오른 무속인의 경우 유해 없이 설득을 통해 천도제를 지낼수도 있습니다만 보통은 유해 조각이나마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높은 경지에 오른 무속인은 드무니까요. 무속인분들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속인분들이 말씀하시는 높은 경지란 게 흔히 말하는 만신분들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 정도 경지란 젊을 적부터 선하게 공덕을 쌓아오신 고령의 무속인분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드물다는 이야기죠... 

오래 된 수살귀를 천도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드문 일이고 보통은 거기서 사고를 당한 분들이나마 천도하기 위해 애쓰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만큼 수살귀는 고집도 세고 자신의 영역인 물 안에서는 힘이 강합니다.

참고로 무속인 입장에서 가장 접신하기 싫은 귀신 1위는 아마 수살귀입니다. 다른 귀신의 경우 보통은 무속인의 입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거나 뭐 욕이라던가 저주를 퍼붓는 정도인데 수살귀는 무속인의 몸으로 들어가면 대개의 경우 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는 모양입니다.

수살귀에 대한 전승은 쉽사리 찾아볼 수 있으니 굳이 다루진 않겠습니다.

다만 다루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악어라고 불리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건 수살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민간 수색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밑으론 악어외에 아무런 정보도 없으니 그다지 보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스크롤을 죽 내려버리시면 됩니다.

☆ 악어에 대한 오해

악어가 민간 수색대를 의미하는 단어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건 심한 모욕적 별칭입니다. 심지어 유튜브 등에서 잘못 전달하고 있는 경우도 많더군요. 그런 영상을 마주할 때마다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익사자 분의 시신이나마 찾기 위해 민간 수색대 분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작업여건, 고가의 장비, 전문 인력, 이동비용등 때문에 많은 금액이 발생하지만 가족의 시신이나마 찾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게 다소 부담되는 금액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고용된 민간 수색대분들은 시신이나마 찾아드리기 위해 노력을 하시죠.

근데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에 미쳐버린 거죠. 대부분의 경우 민간 수색대는 일당으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색하기 좋은 여건이라면 아주 좋겠지만 익사자가 발생한 곳은 대부분 그런 여건이 안 됩니다. 운이 좋다면 물 속에서 시야가 그나마 잘 확보되는 경우 정도겠네요.

여기서 시신을 찾았을 때,

바로 수습해서 전달하는 경우는 악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악어라고 불러선 안 됩니다. 흑인에게 니가라고 하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모욕적 별칭이니까요.

바로 수습하지 않고 해당 자리에 표식을 남기고 시신을 고정 시킨 뒤 올라와 수색을 길게 끄는 놈들을 악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왜 오래 끄냐면... 이 민간 해양 수색대라는 직업 특성상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시간을 끌면서 일당을 더 챙기거나 아예 대놓고 금액을 올려 달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의 시신을 가지고 돈장난을 치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악어라고 불러도 됩니다. 악어란 별칭 자체가 유가족의 몸-재산을 다 뜯어먹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냥 지나가는 흑인에게 니가라고 한다면 많은 비난을 받겠지만 그 흑인이 여러 사람을 총기등으로 해친 인물이라면, 니가라고 불러도 흑인분들도 그러려니 하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민간 해양 수색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은 금전적인 목적도 당연히 있으시겠지만 최대한 빨리, 가능한 온전하게 시신이나마 수습하는 걸 목표로 하고 계십니다.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

나쁜 건 사람의 시신을 담보로 돈장난을 치는 악어들이죠.

...오늘은 수살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아주 귀여운 요괴 친구가 있어서 다음에는 이 친구와 함께 올까 합니다만... 의외로 전승을 찾기가 힘드네요. 예전에 읽은 기억에만 의존해서 글을 써야해서 조금 망설여지네요. 이 친구는 좀 시간을 두고 소개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