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귀신백과 사전을 작성중인 치킨입니다.
오늘은 전에 말씀드렸던대로 일본으로 떠나보도록 할 거에요.
저는 전승을 좋아하는데, 일본은 요괴나 귀신에 대한
전승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국가이기에 좋아합니다.
오늘 알아 볼 친구는 네코마타입니다.
（네코마타가 그려진 옛 그림.）
네코마타의 전승은 일본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전승이 이어져 온 케이스 중 하나입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전승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네코마타는 오래 산 고양이가 요괴로 변이한 유형입니다.
구미호와 어느 정도 비슷한 형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단 네코마타는 기본적으로는 위험한 맹수 형태의 요괴였습니다.
주로 산에 거하며 산을 통행하는 인간을 공격하거나 장난을 치고,
심한 경우 잡아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네코마타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산이 아니라
마을로 내려와 인간의 곁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부터는 선한 모습으로 자주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가 친숙한 동물로 자리 잡으면서 생긴 변화로 보입니다.
전자의 경우 약 100년 이상을 산 고양이가 네코마타가 됩니다.
후자의 경우 약 10년으로 수행에 필요한 시간이 엄청 단축되었습니다.
이 고양이들이 네코마타가 되면서 특이점이 생깁니다.
전승에 따라 다르지만 꼬리의 끝단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경우가 있고, 아예 별도로 꼬리가 하나 더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둔갑술이 특기입니다. 뭐 동물 요괴들 중 둔갑술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히 존재합니다.
단 네코마타에겐 조건이 있습니다. 그 사람을 죽였거나, 잡아먹었거나, 그에 준하는 조건을 만족시켰을 경우에만 그 사람의 형상으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래 전 산에서 살던 네코마타의 전승 중에는 딱히 조건 없이 둔갑술을 부릴 수 있는 전승도 존재하긴 합니다. 그래도 대체로 네코마타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전승이 많습니다.
게다가 네코마타는 둔갑술을 사용해도 고양이의 습성을 잘 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정체를 밝혀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 생선을 좋아한다던가 자신의 몸을 햝는 행동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또한 네코마타는 상당히 영리한 요괴인데다 사람과 오래 살았기 때문인지 사람의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네코마타는 일본내에서는 인지도가 엄청나게 높은 요괴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인지도가 낮지만 서브 컬쳐를 통해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2미 마타타비.）
대표적으로 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미수 중 2미인 마타타비가 네코마타를 모티브로 탄생한 미수입니다. 네코마타이므로 꼬리가 2개인 2미. 심플하면서도 설득력이 높은 설정이네요.
☆악한 네코마타
이 케이스는 역시 아주 오래 전에 존재했던 두려운 존재였던 네코마타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사람을 해치는데 딱히 큰 이유는 없습니다. 맹수의 습성상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존재를 처단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굳이 이유가 있다면 그 것이 네코마타에게 재밌는 놀이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 성질 더러운 네코마타는 정말 쓸모 없고 위험하기만 한 존재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이 네코마타도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잘 구슬려서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네코마타와 내기를 통해 네코마타에게 승리 할 경우 네코마타 자신이 이루어줄 수 있는 선에서 악한 소원을 이루어 줍니다. 부자가 되게 해주세요, 같은 건 안 됩니다. 어떤 놈을 죽여주세요, 어떤 가문을 몰살해주세요 같은 악한 소원만 이루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이 네코마타들의 경우 100년 이상을 산 존재들이니만큼 지능이 매우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속임수가 아예 안 통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간파합니다. 정직하게 내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전승이 많다는 거죠. 100년 이상을 산 엄청나게 위험한 요괴에게 말입니다. 애시당초 네코마타가 내기에 응한다는 보장 자체가 없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내기를 하러 갔다가 내기를 해보기도 전에 죽을 확률이 높습니다.
거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네코마타가 어지간히 심심한 게 아닌 이상 거래에 응할 가능성 자체가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거래의 대가는 큰 것을 지불해야 하고 거래가 성립된다고 해도 안 좋은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숭이 손 같은 개념인데 그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습니다. 전승을 살펴보죠.
어떤 남자는 출세를 원했습니다. 가문을 다시 일으키고 싶었거든요. 그 대신 네코마타에게 자신의 어린 장자를 내줬습니다. 그 이후로 남자는 출세길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기회를 잘 활용하거나 특출난 능력을 받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남자의 세력측의 간부들이 어이 없이 죽음을 맞으면서 결과적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의 최후는 비참했습니다. 전장에 나갔다가 적장에게 당해 전사했거든요. 그때 이 남자는 그 적장이 누군지 알아봤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 남자는 그 적장을 알아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적장은 자신이 네코마타에게 내주었던 어린 장자였거든요. 남자는 자신의 아들에 의해 죽게 된 겁니다.
이런 전승이 많기에 네코마타가 난폭한 성격으로 보이고 왠지 산에 살 거처럼 생겼으면 내기나 거래를 제안하지 말고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시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꽤 인기 있는 게임 여신 전생 시리즈와, 페르소나 시리즈에서 네코마타란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게임 여신전생과 페르소나에 등장하는 네코마타.）
☆몽마로서의 네코마타
굉장한 미인으로 묘사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단지 유저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디자인 한 것이 아니라 고증을 살린 것입니다.
네코마타가 암컷인 경우 남성의 꿈에 나타나 정기를 뽑아 먹는다는 서큐버스틱한 전승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이미지 파일엔 꼬리가 하나로 그려져 있지만 네코마타는 기본적으로 꼬리가 2개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네코마다기라고해서 인간이 저주를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로도 명칭된 사례도 있습니다. 그 만큼 네코마타의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이야기 해줍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현재까지도 네코마타란 단어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10살을 넘긴 장수한 고양이를 애칭으로 네코마타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다지 강한 요괴는 아닌데 인지도 측면에서는 여느 강력한 요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 입니다.
☆ 수호신（?） 네코마타
고양이를 괴롭히거나 죽이는 등의 행동을 하면 네코마타가 나타나 앙갚음을 한다는 전승도 있습니다. 8살짜리 어린아이에게 짖꿎은 장난을 쳤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가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근데 그 아버지가 무하마드 알리나 파퀴아오인 셈입니다.
일단 동물학대부터가 옳지 않은 행동이니 안 하는 게 제일 좋죠.
또한 네코마타가 집에 거하면 재물과 행운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먹구렁이가 집에 거하면 수호신으로서 그 집안을 지켜준다는 미신과 비슷한 부분이 있네요.
☆ 복수귀 네코마타
어떤 유력가문이 한 남자와 바둑을 두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수에 대해서 다소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 수를 인정하고 대국을 진행했는데
이 유력가문의 남자가 졌습니다. 의견 충돌이 있었던 수 때문에요.
이에 분노한 유력자는 상대의 목을 잘라버렸습니다.
한편 대국을 하러 간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던 중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가
자신의 아들의 잘린 목을 물고 나타난 겁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대성통곡하다 결국 유력가문을 저주하며 요절했습니다.
근데 네코마타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둔갑술을 쓸 수 있다고 말씀 드렸죠?
누군가를 죽이거나 잡아먹거나 이에 준하는 조건을 달성해야 한다고요.
이 고양이는 네코마타가 되었고 이 네코마타는 둔갑술을 사용하여 유력가문에게 주인의 복수를 하리라고 다짐했습니다. 사람의 머리를 물고 오는 과정에서 입에 죽은 사람의 피가 들어왔고 "이에 준하는 조건"이 만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전승에서 단순히 네코마타가 둔갑술을 할 수 있는건지 아니면 조건을 달성해서인거까지는 나오지 않거든요.
특이점은 피의 주인인 남자가 아니라 다른 인물로 둔갑해서 복수를 시작했다는 겁니다. 전승이 변형된 거죠. 흔한 일이니 신경쓰지 마세요. 게다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양이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탓에 주택 안에 잉어를 키우던 연못에서 잉어를 잡아 날 것으로 먹거나 자신의 몸을 햝아 다듬는 등의 행동을 해서 발각되고 맙니다. 이 전승에서의 네코마타는 약 10년 정도를 산 고양이가 네코마타가 된 경우라 그다지 큰 힘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로잡혀 죽게 되는데 앞으로도 이 가문을 저주하리라는 일갈을 날리고 죽었죠. 살해 당한 남자의 어머니가 그러했듯이요.
이에 잘못을 뉘우친 유력가문의 남자는 자신이 살해한 남자의 가문을 잘 대접하고 보호해줬다고 해요. 교훈을 주려는 전승 같은데 전 별다른 교훈을 못 느끼겠군요. 이미 남자도, 어머니도, 네코마타도 죽어버렸고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아니겠습니까?
안 고치는 거 보다야 낫기는 하겠습니다만...
또한 네코마타가 더 많은 수행을 쌓으면 영생을 누릴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점도 여타 다른 짐승들과 비슷하죠. 이러한 네코마타들을 네코쇼, 네코쇼군이라 부르는데 네코쇼군이란 명칭은 의견이 많이 갈리기 때문에 보통 네코쇼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네코마타의 재밌는 점은 유래가 어느 정도 밝혀진 요괴입니다. 개나 고양이는 필요한 경우, 짧게나마 이족보행을 할 수 있는데 이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네코마타는 다양한 형태의 전승으로 많은 전승이 남아 있는 케이스입이다. 고양이가 영물이기도 하고 요물이기도 해서 더 많은 해석이 들어간 거 같네요. 물론 개체마다 힘의 크기는 다릅니다. 근데 대개 검은 고양이의 네코마타가 더욱 강한 힘을 가졌다고 여겨지죠. 검은 색이 가지는 불길한 이미지 때문인 거 같습니다.
네코마타와 비슷한 요괴들이 좀 있어서 함께 할까 했는데 네코마타의 전승이 많아 글이 길어졌으므로 따로 정리하도록 해야 겠어요.
이렇게, 오늘은 네코마타를 만나러 일본에 와봤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어디가 좋을까요? 한국으로 일단 귀국하도록 할까요? 아니면 중국에 재방문하거나 유럽쪽으로 가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도 부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고양이는 언제나 옳습니다.
반박시에도 무조건 내 말이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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