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제대한 제가 군대에 있을때 이야기입니다.

저는 말년 병장이었고 휴가를 며칠 앞두고 신병이 새로 들어 왔습니다. 우리 부대는 신병이 들어 오면 말년병장과 신병이 첫 야간 초소근무를 함께 서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밤 11시에 신병과 초소에 도착해 매뉴얼대로 초소 근무서는 법을 알려주고 소소한 잡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너 사회 있을때 재미난 이야기 없냐?"

"죄송합니다. 없습니다."

긴장을 풀어주려 한 말에 신병은 당황한 기색이었습니다.

"그...무서운 이야기는 있습니다."

"오 그래? 무서운 이야기도 좋지."

그렇게 신병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신병（민철）은 군대 오기전에 대학교를 휴학하고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했습니다. 야간에는 손님도 별로 없고 할 것도 없어서 대부분 휴대폰이나 보다가 본사에서 온 물건정리를 하는게 일과였습니다. 평소처럼 카운터에 앉아 휴대폰을 보다가 딸랑 딸랑 문종소리에 고개를 들었더니 환자복을 입은 여성이 앞머리로 얼굴을 다가린채 편의점 안을 두리번 거리며 물건을 찾는 듯 보였습니다. 손님을 확인하고 민철이는 다시 휴대폰을 보았습니다. 계속 두리번 거리던 여성은 그냥 편의점을 나갔습니다. 시계를 보니 12시 5분을 막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매일 그 여성이 편의점에 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12시부터 5분정도 편의점 안을 둘러볼뿐 물건을 사지는 않았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대꾸도 하지 않고 계속 무언갈 찾다가 그냥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달여를 매일 그녀는 편의점에 왔습니다.

하루는 교대시간에 사장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너 혹시 물건에 손대는거 아니냐?'며 물었습니다. 무슨 소리하시는거냐고 말하자 따라오라며 CCTV화면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는 지난 한달동안 매일 12시부터 12시 5분까지의 화면이 삭제 되어 있습니다. CCTV를 보자마자 환자복을 입고 매일 찾아오던 여성이 떠 올랐습니다. 사장님께 이야기하였지만 사장님은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좀 있다 12시에 같이 기다려 보자고 했습니다. 민철이는 12시까지 사장님과 함께 기다리며 지금까지 일들을 이야기 했습니다.

12시가 되자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어제와 똑같이 편의점안에 무언갈 찾아 해매다가 다시 나갔습니다. 시간은 12시 5분... 사장님과 민철이는 여성이 나가자마자 CCTV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 녹화영상을 확인했습니다. 영상은 정확히 12시부터 12시5분사이가 사라져 있었습니다.그녀가 나타났던 정확히 그 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온몸에 소름과 함께 공포가 드리워졌습니다. 사장님과 민철이 둘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사장님은 일단 알겠다며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다음날 출근하니 사장님이 계셨습니다. 그리고는 앞으로는 그 여성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편의점 문을 보니 해괴한 부적이 하나 붙여져 있었습니다. 낮에 용하다는 점술가 집에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 했고 편의점에 모시고 왔다고 했습니다. 점술가는 이 건물이 예전에 산부인과였던거 같다며 귀신이 자신의 아이를 찾으러 들락거린거라 했습니다. 그리고 부적을 문에 붙이면 못 들어 올거라 했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사장님은 인수인계후 퇴근하고 민철이는 야간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11시 50분쯤 되니 긴장 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안올까? 혹시 들어오면 어쩌지? 온갖 생각에 잠겨 있을때 담배를 찾는 손님이 왔습니다. 뒤돌아 담배를 꺼내어 계산 하려는 순간,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편의점 문 바깥에 환자복에 그 여성이 편의점에 들어오려다 무언가에 막힌듯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12시였습니다. 편의점에 못 들어오자 그녀는 문앞에 서서 민철이를 정말 무서운 표정으로 쏘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민철이를 향해 계속 무어라 계속 말하는데 정작 소리는 안들렸습니다. 민철이는 손님에게 문앞에 있는 환자복입은 여자가 보이냐고 물었습니다. 손님은 시큰둥하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고는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안보인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계속 그여자가 서있었습니다. 손님이 나기고 민철이는 얼른 12시 5분이 되길 빌었습니다. 5분이 되면 여자가 사라질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여자는 문앞에서 계속 민철이를 쏘아보며 그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들리지 않는 말을 했습니다. 너무 무서워 사장님에게 전화했습니다.

"사장님 그 여자가 편의점에는 못 들어 오는데요. 이제 사라지지 않고 문앞에서 계속 저를 쳐다보고 있어요. 그리고 뭐라 말하는거 같은데 소리는 안들려오. 진짜 무서워요. 저 그만둘래요."

사장님은 일단 알겠다며 지금 그만둬도 어짜피 못 가니 아침까지만 기다려달라했습니다. 그렇게 아침까지 극심한 공포를 견디며 버텄습니다. 진짜 부처님 하느님 온갖 신에게 다 빌었습니다.

아침에 도착한 사장님도 기겁하였습니다. 문앞에 그 여자가 보이나봅니다. 무서움을 뿌리치고 편의점에 들어온 사장님과 교대 후 민철이는 황급히 편의점을 나와 뛰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이제는 아예 민철이를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민철이 옆에 딱 붙어서 쏘아보며 여전히 들리지 않는 말을 하며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민철이는 도망치며 사장님에게 전화 했습니다.

"사장님 여자가 저를 따라와요. 어떡해요? 진짜 무서워요"

"민철아 집에 가지말고 내가 알려주는 곳에 가라. 부적만들어 줬던 점술가집 주소다."

민철이는 바로 택시를 잡아 점술가집으로 갔습니다. 여자는 택시를 따라잡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계속 따라다녔습니다.


점술가 집에 도착해 급하게 문을 두들겼습니다. 점술가가 황급히 문을 열어주며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점술가에게 말하려 하자 점술가가 손을 저으며 이미 사장님에게 연락받았다고 했습니다. 여자가 따라다닌다 지금도 옆에서 쳐다보고 있다 어떻게 좀 해달라고 말했습니다.그러자 점술가가 자신이 알려준대로 하면 여자가 떨어져 나갈거리고 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전부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거라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신병이 저에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저는 신병에게 말했습니다.

"오 진짜 무서운데 그래서 너는 누구한테 이 이야기 들려주고 그 여자한테서 벗어났냐?"


신병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저에게 말했습니다





"방금 처음으로 들려드린겁니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도 그 여자에게서 벗어 날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