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곳

진동 소리와 함께 핸드폰 액정에 불빛이 뿜어져 나온다

'잘있어'

누군가에게 온 메시지

잠을 자던 소년은 눈을 비비면서 메시지를 확인한다

누구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이

그 자리에서 박차올라 밖으로 뛰어나간다



옥탑방 문을 열자

옥상 난간에 서있는 소녀가 보이고

냅다 뛰어 소녀를 낚아챈다





언젠가 소년은 소녀에게 물었다

'왜 하필 내 집 앞이야?'

"우리 엄마 집인데?"

결국 얻어낸 소녀의 답은

"소꿉친구와의 추억이 많이 담긴 곳에서, 누군가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어느 날 아침

알람소리에 깨어 일어난 소년은

새벽에 놓쳤던 메시지 하나를 보게 된다

'잘있어'






소년은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을 느꼈다

옥상 난간에 서있으니

차가운 바람

하늘에 빛나는 별들

다른 때보다 좀 더 다르게 느껴졌다





아주 잠깐이였다

소년은 기억을 더듬어 바닥을 더듬어

소녀의 손이 있던 곳을 찾아

소녀의 손을 잡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