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내용에 이상하리만큼 선명한 기억으로 꿈의 내용을 써보려 합니다.

꿈의 시작은 차례를 준비하던 모습입니다.
대학생이던 저는 체험 활동, 현장 학습（?） 일환으로 그 곳에 방문한 것 같습니다.
큰 마을 회관이나 강당 즈음으로 보이는 넓은 실내에서 자리에 앉아 지루하게 차례 준비를 기다렸죠.
알고 보니 그 동네는 저의 외가가 있던, xx시라 혹시나 하는 맘에 이 곳에 사시는 외삼촌이 계시지 않을까 하고 계속 찾았습니다.

하지만 외삼촌은 찾을 수 없었고 계속해서 지루한 기다림의 연속이었죠.
몸이 근질 해진 저는 살짝 밖에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던 중 한 어르신이 불러서 갔더니, 꼽기 힘든 애매한 위치에 있던 콘센트에 플러그를 꼽아 달라는 말에 이를 해드렸습니다.
그걸 해드리고 고개를 돌리니 평상에서 누가 라면에 밥인지 국밥인지 무튼 아주 맛있게 밥을 먹고 있더군요.
괜히 배도 고프고 입이 심심해 옆에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셨습니다.
그러자 콘센트를 부탁하셨던 어르신께서 나오셔서,아직 제사가 다 안 끝났는데 물을 먹으면 어떡하냐? 하고 혼을 내셨습니다.
저는 '옆에서 식사하고 계신 분도 있길래 무심결에 물 한 잔 했다.' 하니 몇 마디 더 하시다 가시더군요...

괜히 멋쩍어서 그냥 그 곳을 벗어나 동네 거리를 걷고 있는데 뜬금없이 마을 유지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요즘 것들은 에잉 쯧' 하며 제게 법전 인지 뭔지, 불분명 하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의 두꺼운 책을 주고 가셨습니다.
얼떨결에 받아든 책을 들고 다시 마을 회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왔고 전 아무생각 없이 그 책을 펼쳐 머리 위에 들고 비를 막았죠.
그렇게 가던 중에 또 다른 어르신께 '책으로 비를 막아?!' 하곤 다신 한번 꾸지람을 듣고 허겁지겁 회관으로 돌아오니 제사인지 차례인지 무튼 이미 끝나 있었습니다.

어느샌가 같이 왔던 대학교 친구들도 안보이고 외삼촌도 결국 안보이길래 그냥 버스타고 가려던 차에... 본가 집으로 갈까, 학교 자취방으로 갈까 고민하다 결국 학교 자취방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문득 어? 이 버스가 자취방으로 가는 게 맞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일단 버스터미널로 가겠지 하는 생각으로 앉아 있던 와중 터미널로 진입하는 길에 어지럽게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기사님이 욕을 하시면서 핸들을 거칠게 틀었고 그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던 초코우유를 바닥에 살짝 쏟게 되었습니다.

아 또 혼나겠구나 하는 생각도 있고 이제 도착했으니 내려서 빨리 집가는 다른 버스를 타야겠다 생각하는 찰라!
ㅇㅇ아!!! 하고 어디선가 제 이름을 부르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에 딱 깨니! 새벽 3시 30분, 글을 쓰는 지금으로 부터 30분 전이었습니다.
뒷통수가 얼얼한 게 잠자리가 잘 못됐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그래서 꿈도 꾸고 잠도 깼구나 했습니다.

원체 기묘한 내용의 꿈에 이상하리만큼 생생한 기억, 선명하게 들린 남자의 목소리 등 기묘함 꿈에 이렇게 글을 남겼습니다...

꿈을 깨도록 제 이름을 불렀던 목소리의 정체는 누구였을까요? 제가 꿈속에서 기다리던 외삼촌의 목소리도 아니고 고모부 목소리 같기도 하고... 무튼 어르신의 느낌인데, 설마 외할아버지 일까요?
너무 어릴때 돌아가셔서 기억에도 없지만, 버스에서 내리면 안됐던 건지 감사하게도 불편한 잠을 깨게 해주셨네요 ㅎ
저는 꿈의 해석을 보러 가봐야 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