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 저는 억울합니다.

저도 다른 피해자들처럼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겁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계약이 끝나고 무직.

가끔 주변 산에 오르는게 그나마 하나뿐인 외부활동이었습니다.

매일같이 무서운 글들과 공포자료 들을 찾았어요.
제 취향이자 특기인 부분은 남들이 보기엔 괴기스러운 일러스트였거든요.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어느날 알고리즘에 뜨는 못보던 계정에 들어가게되었습니다.

덕지덕지 무서운 필터가 씌워진 사진
무서운 그림이었지만 특이하게 어딘가 기시감이 있더라고요.

별 인기없는 개인 계정이었지만,
팔로우를 신청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얼마되지 않아 메시지가 왔어요.
저와 비슷한또래의 그녀는 본인이 감금되어있다했습니다. 본인의 아버지가 그녀를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더군요.

제가 어떻게 구하나요. 당연히 경찰에 신고하겠다했습니다.
집주소를 알려달라고 했고요.
하지만 주소는 알려줄수없다며, 더이상 대답 하지 않았죠.

판사님도 사건파일을 보셨을테지만, 저는 신고를 했었습니다.

경찰에서 돌아온건, 짜증스럽고 귀찮은듯한 대답이었어요.
그런 sns장난은 너무 많다더군요.

물론, 이해되지 않을수 있었습니다만, 일러스터로서 그 계정에서 봤던 섬뜩한 사진과 이상한 대화는 장난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길어지는 대화에 상담원은 경찰서에 출두해서 담당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했어요.

귀찮아서 포기했습니다.

이상한 정의감에 불타올랐나 싶었어요.

밤이었지만,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 집밖으로 나섰습니다.
걷다가 문득 보이는 산속에 낡은 주택을 보고 저도 깜짝놀랐습니다.

사진에서 봤던 집인 것 같았어요.
호기심에 그집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세요?'

집주변에서 만난 그남자는 저를 매섭게 노려봤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았던 저는, 서둘러 죄송하다 말하고 얼른 집에 돌아와 선잠이 들었습니다.

그게 끝이에요. 여기까지가 제 의지였습니다. 이후로 벌어진 일들은 제가 통제할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뒤척이다 잠든 눈으로 비치는 빛에 잠깐 깬 저는 제방 창문틈으로 그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도 모르게 뛰쳐나가 그남자를 찾았지만 벌써 사라진 후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남자가 어디 사는줄 알고있었잖아요.

저를 지킬 무기를 들고 그 집앞에 가보니, 창문틈으로 여자들과 그옆에 서있는 그남자를 보았습니다.
그 여자들을 당장 구해야 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지키고있는 괴한들을 막았어요. 하지만, 저로선 역부족이었습니다. 저는 머리를 맞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깨어보니 병원, 오히려 제게 채워진 수갑.

내가 왜? 범인은 그 남자와 그집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같이있던 여자들도 공범일지 모릅니다.

집에 수많은 시체들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사람이 나를 죽이려해서 나를 보호하려 한 것이에요.

존경하는 판사님 다시 말씀드립니다.

저도 다른 피해자들과 같이 살해당할 처지에 있습니다.
하나 다른 것은 진짜범인이 저를 법으로 죽이려 한다는 것 뿐입니다.

제 억울함을 이해해주세요.

탄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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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살인 혐의 피고인 xxx의 탄원서 였습니다.

위 피고인은 지난 몇년간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몇달간 치료에 소홀했으며, 사건당시 같은 장소에있던 피해자들은 모두 피고인과 일면식 없던 일가족으로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