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공포이야기가 그렇듯 제가 군대에서 겪은 실화입니다.
일단 제 동기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농담은 1도 할 줄 모르고 매사에 늘 진지하면서 소심하기까지한 친구입니다. 그렇다고 나쁜애는 아니지만요.
암튼 그 날은 전술훈련 하는 날이었습니다. 오전 10시에 산속에다가 주변에 낚시터까지 있었던 부대라 안개도 자욱하게 낀 날이었습니다.
훈련이 시작되면 저와 제 동기는 부대와 제법 거리가 있는 초소까지 가서 점령을 해야 했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산을 2개를 넘어야 했고, 그 중에는 제법 돈이 많은 가족묘（보다 조금 큰 가문묘）를 넘어야 했습니다.
왜 돈이 많냐고 추측이 되냐면 무덤을 지키는 가신들 석상도 보이고 무덤들이 제법 화려했습니다.
암튼 그렇게 넘어가고 있는데 제 동기가

동기 " 저 할아버지는 뭐야?"
나 "저거 무덤 지키는 석상이야"
동기 "아니 그거 말고 저기 하얀 소복입은 할아버지가 무덤에 인사하잖아"

저는 솔직히 이 때 좀 놀라긴 했는데 무서움 보다는 얘가 뭔소리하나 싶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뭔 소리냐 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닌데 저기 분명히 있는데" 라며 중얼거렸고, 저는 "장난치지 말라고 저기 누가 있냐"라며 신기함 반 쫄리는 마음 반으로 대꾸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뒤를 보면서 계속 중얼거리던 동기가 앞을 보면서 얼굴이 어두워 지더니 "야 뛰어" 딱 이 한마디를 하고 그 무거운 군장하고 전화기를 들고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엄청나게 빠르게 초소에 도착한 뒤 너 도대체 뭘 본거냐 솔직하게 말해라 라고 물어봐도 계속 모른다고 대답할 뿐 그 어떤 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무엇을 봤는지 모르지만 그 진지한 놈이 그런 반응을 보인거 보면 위험한 상황이었거 같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