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다가 낯설지만 익숙한 곳에 있는 걸 깨달았어.
예전에 꿈 속에서 와 본 적이 있던 곳. 아마 그 꿈에서 무언가를 방 안에 가두려고 필사적으로 싸웠던 거 같아.
낡고 낯선 주택이었고 두 개의 방문이 직각으로 마주보고 있는데 한 쪽 문의 문고리가 미친듯이 삐그덕거리고 있었어.

순간 "아, 저거 나오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

소리내면 내가 가버릴까봐 내가 서있는 동안 문을 열려고 필사적으로 문고리를 잡아비트는 방 안 무언가의 살벌한 악의에 소름이 돋았어. 그것의 짜증과 분노가 생생하게 느껴졌달까.

결국 문이 안 열리니 문 밑 틈으로 긴 쇠자를 내밀어 마구 휘젓더라고.

나는 문이 안 열리게 문고리를 잡고 미친듯이 가족을 부르다가 땀에 흠뻑 젖어서 잠에서 깼지.

간만에 꾼 이상한 악몽이었어. 잠깐 낮잠 중에 꾼 꿈이라 이제 벌써 아물거리지만 다음에 만나면 또 싸워야할까봐 겁이 좀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