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와 함께 둘이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렇다고 해수욕장에 간 건 아니고 일 때문이었는데, 마침 너무나도 한가했던 제가 아버지를 따라갔을 뿐이었습니다.

일을 끝내고 집에 가는 길.

내비게이션을 보고 있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이 앞에 꽤 괜찮은 곳이 있다고 하더라."


아버지는 내비게이션으로 다양한 장소를 검색하는 것을 좋아하셔서, 자주 정보를 찾으시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사전 조사를 좀 하신 것 같아서 저희는 차에서 내려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산속 작은 언덕이었는데, 전망대 같은 곳에 벤치가 여러 개 있었습니다.

지금에야 데이트 장소로 좋을 것 같지만, 그때의 저는 아직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경치는 좋았고, 매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야, 저기 저거 뭐처럼 보이냐?"


아버지는 조금 떨어진 곳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확실히 뭔가 보였지만, 명확하게 알아보기에는 여기서 너무 멀었습니다.


"궁금한데 가볼까?"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 일어서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 뒤를 따라갔습니다.


잠시 후 동굴 같은 것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생김새는 방공호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입구에는 문이 없었지만, 너무 어두워서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옆에는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있고 밧줄이 걸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것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더니 안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습니다.


"으악!!"


아버지는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튀어나온 것은 총 3개였습니다.

딱 사람 머리 크기만한 구체이고, 색깔은 검은색이었습니다.

표면은 매끄러웠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지런하게 나란히 굴러갔습니다.


"저게 뭐야……."


아버지가 중얼거렸습니다.


"따라가 볼래?"

"아니,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드니까 집에 가자."


제 물음에 아버지는 그렇게 말했고, 우리는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집에 오는 길에, 그 검은 덩어리들 3개가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숨죽인 채 멈춰 섰고, 저는 저도 모르게 아버지의 옷을 잡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자 3개의 검은 덩어리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점점 작아져 갔습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마음 놓을 새도 없이, 이번에는 땅에서 3개의 긴 막대기가 자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니, 그것은 분명히 사람의 손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갑자기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자란다고 생각했더니 이번에는 팔이, 어깨가, 머리가…….

마침내 온몸이 나타났습니다.


그곳에는 나체의 여자가 3명 서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젊어 보였는데, 이쪽을 보고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는 아까까지 느꼈던 공포를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놓이는 듯 편안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자는 그대로 이쪽으로 걸어왔습니다.

눈앞에 오자마자 아버지가 입을 열었습니다.


"당신은 대체 누굽니까?"


그러자 여자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는 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꿈이 아니었나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때 그 여자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버지는 그 이후로 실종되어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저는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그곳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만, 도저히 찾을 수도 없고, 다다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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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