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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형을 좋아하지만, 그 인형 때문에 딱 한 번 무서운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그때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철이 들었을 무렵에 이미 싱글맘.

간호사라서 불규칙하게 일했기 때문에 서로 엇갈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옆 동네에서 할머니가 찾아왔지만, 다리가 안 좋으셔서 한 달에 한 번밖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저 자신이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친구도 없었습니다.

같이 놀 수 있는 상대라고는 제가 소유한 인형들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별로 외롭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만큼 저는 인형 놀이에 몰두하고 열중했던 모양입니다.


인형을 가지고 놀 때는 주로 ‘소꿉놀이’를 했습니다.

인형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각각의 역할이 있습니다.

집이나 학교 등을 준비하고 움직이는 것은 모두 저였지만 거기서 묘사되는 인간 군상은, 자화자찬이긴 해도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나만의 세계가 확실히 존재했고, 저는 그것에 취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머니는 아직 주무시고 계셨지만, 식탁 위에 어머니가 만들어 두신 아침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따뜻하게 데우고 TV를 보면서 밥을 다 먹었더니 학교에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단 나가기 전에 어머니에게 인사는 하지만, 어머니는 일어날 때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평소 다니던 통학로를 걷다 보니 쓰레기장에 평소보다 많은 물건이 있었습니다.

대형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이었던 모양입니다.


앗…


그 안에서 인형의 머리만 덩그러니 나뒹구는 것이 보였습니다.

몸은 완전히 망가졌는지 아무 데도 없었습니다.

인형의 머리는 3cm 정도 크기였습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신경 쓰이긴 했지만, 지금은 학교에 가야 하니 가지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아직 대형 쓰레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인형 머리도 그대로 있었고, 그것을 본 저는 망설임 없이 집으로 가져가서 가족의 일원에 더했습니다.


인형의 이마에 약간의 흠집이 있었지만, 신경 쓰기는커녕 그 아이 고유의 특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머리만 있어서 그대로 가지고 놀다가 갑자기 친구가 늘었다는 생각에 마치 전학생이 온 것처럼 신이 났고, 소꿉놀이에 평소보다 더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왔더니……

어디로 들어온 건지, 방 안에 모르는 여자아이가 있어서 저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었습니다.


"나도 같이 놀아도 돼?"


제 또래 정도였을까요?

긴 머리를 한 낯선 아이였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겠지만, 그 당시 우리 지역에서는 그것이 정상이었습니다.

할머니도 말없이 집에 들어가 있곤 했고, 이웃들도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저도 가끔 다른 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고, 뭐 그런 시절도 있었죠.


거절하기도 뭐하니 어쩔 수 없이 저는 그 아이와 인형 놀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밖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배고프다. 뭐 좀 먹을래?"


제가 그렇게 묻자 여자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엌으로 향해 냉장고에서 적당히 먹을 것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러자…여자아이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말없이 들어왔으니 갈 때도 말없이 갔나 보다 싶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것보다도 너무 즐겁고 신나서 밤에도 좀처럼 잠들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로 여자아이는 종종 집에 와서 같이 놀게 되었습니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A（가명）로, 사는 곳은 말해주지 않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그런 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같이 노는 게 즐거웠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뭔가 요즘 밝아졌구나."


A와 놀기 시작한 이후로 어머니와 할머니는 자주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자신도 친구를 사귀면서 자신감을 얻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친구도 많아졌습니다.


A와 노는 것이 일과가 되어가고 있을 무렵.


“배고프다~.”


제가 A에게 그렇게 말하자, A는 "그럼 이거 먹을래?"라며 찹쌀떡 2개를 주었습니다.


"두 개 있으니까 둘이서 같이 먹자!"

"정말? 고마워!"


배고픈 참에 달달한 음식이라니, 너무 좋았던 저는 순식간에 다 먹어 버렸습니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A는 먹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맛있어? 내 거까지 먹어도 돼."

"뭐? 괜찮아?"

"괜찮아! 나 배 안 고프거든!"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는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덥석 입에 넣는 순간, 이상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찹쌀떡인데 달콤하기는커녕 쓴맛이 났습니다!

반사적으로 뱉으려 하자 A가 갑자기 확 움직여 손으로 제 입을 막았습니다.


"네가 내 친구라면 먹어줄 거지?"


털어내려고 해도, A의 힘은 너무 강해서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으읍!! 우웨엑......"


찹쌀떡과 복받치는 토사물 때문에 끝내 숨을 쉴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A는 그런 저를 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고, 저는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얘가 정말!! 대체 뭐 하고 있던 거니!!"


그렇게 말하며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저를 끌어안았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집에 돌아와 보니 제가 방에서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입술과 안색을 보고 단숨에 질식이라고 판단한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응급처치했습니다.

입에서 숨을 내쉬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의사는 몇 분만 더 늦었더라면 돌이킬 수 없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어머니도 "또 이상한 짓 하면 혼난다!!"라고 저를 꾸짖었지만,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너, 인형 머리가 목에 걸려서 질식했었어!!"


저는 A에게 받은 찹쌀떡이 막혀서 질식하지 않았었나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어머니와 함께 집에 돌아와 보니 제 목에 막혀 있었다는, 그날 주워 온 머리만 있는 인형은 집안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그 인형 머리, 본 적이 있어."

"뭐?”

"이마에 흠집도 있었잖아. 그거, 엄마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인형이랑 똑같이 생겨서."


…


"네가 요즘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 이름이 뭐랬더라?"

“A.”

"A구나. 엄마가 인형한테 지어줬던 이름도 A였는데 말야......"

"뭐…? 어떻게 된 거야?”


제 목에 걸린 인형의 머리가 결국 무엇이었는지, 결과적으로는 알 수 없는 상태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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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