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썰보고 생각나서 씀.
너도 당할 수 있다.

짤은 이런 샛기가 통계청에서 일해야하는데 싶을 정도로
병적일 수준으로 객관적인 친구한테 물어봤음.
가끔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싶음.

튼 난 인생이 중간임ㅇㅇ 평타맨. Mr.Median
스토커 붙었던 썰 푼다.

스무살 가을에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일했었음.
17살때부터 27살로 보이던 와꾸는 그때도 지금도 유지 중임.

한달 정도 되고 단골들이 눈에 익었는데,
그 중에 주문을 앞 뒤로 말줄임표 예닐곱개는 붙은 듯이
......라ㄸ......ㅔ....연하ㄱ..... 이렇게 주문하는 손님이 있었음.
뭐라는지도 안 들리고 카톡으로 얘기할래요? 하고 싶은 느낌.

거의 매일 왔고, 늘 카운터 맞은편쪽에 앉아서 뭘 끄적였음.
키가 내 명치쯤 올까 많이 작은거랑 허리까지 오던 머리?
늘 분홍색 가방 들고 온거 말곤 지금 떠올려봐도 특징이 없었음.
다른 알바생한테 뭔가 곤약같은 느낌이라고 했던 기억이 남.
일주일에 한 번 왔으면 영영 기억 못했을 것 같음.

삼개월 차에 사장이 급결혼을 하게 되면서 급휴업하게됨.
휴업 예정일을 적어뒀는데, 그 전날인가 전전날인가
처음으로 주문말고 다른 얘기함.

-여기 문 닫는거죠
-네 뭐 사장님이 어쩌고 저쩌고
-그럼 어디서일해요?
-아 저는 다른데 찾았어요
-네

마지막 대답 느낌이 좀 싸하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인가했음.
처음 나눈 대화라 얼추 기억이 남.

나는 그때 알바비 없으면 밥은 고사하고 수돗물도 못 먹어서,
뷔페 알바를 바로 구하고 옮겼음.
한 달 좀 넘게 일하고 섹터 헤드로 올라갔는데,
카운터에서 무전으로 날 찾음.

여친이 내꺼라고 목도리를 주고 갔다는거임?
???????????
그럴리가 없었음. 그땐 난 여친은 커녕 친구도 안 만남ㅇㅇ

우창인생

무슨 소리냐고 갔더니 잘 포장된 와인색 목도리 하나.
딱 그 목도리 하나만 있었음. 이름도 번호도 모른다고.
어떻게 생겼냐하니 키가 작았다고 함.
근데 정확히 내 이름을 얘기하면서 주고 갔다길래 뭘까 싶고, 일단 캐비넷에 둠.

CCTV를 돌려볼까 잠깐 생각 들었는데,
뷔페 알바한 사람은 알겠지만, 마감치면 아무 생각도 안듦.
양말 벗고 싶다 집가고 싶다 섹스하고싶다 생각만 들지.

그래서 그냥 그렇게 계속 캐비넷에 뒀던 것 같음.

그렇게 한 이주 지났나 눈이 조온나 많이 오는 날이었는데,
손님도 없고 브레이크 타임 때 카운터에서 놀던 중이었음.

근데 갑자기 매니저가
어? 쟤야 그때 목도리 하면서 턱으로 밖을 가리키는 거임.
엥 뭔소리에여 하고 봤더니

허미 시발
그 곤약이 있었음.

진짜 존나 놀랐음 그�tㅋㅋㅋㅋ
진짜 너무 놀라면 말도 안 나오더라
그 분홍색 가방하며 허리 넘게 자란 머리하며
모공이란 모공은 다 쪼그라드는 느낌이었음.

분명 눈이 마주쳤을 것 같은데 일단 필사적으로 모른척 함.

여자친구 아니야? 뭐야 그럼 누구야? 전여친이야? 싸운거야?
뭐 그런 얘기하는데 하나도 안 들림.
그냥 선채로 뒤진 듯이 서있다가 어...저 백사이드 좀 볼게요 하고 주방에 숨음.
존나 소스라치고 쓰는 지금도 소름 돋음.
아무리 머릴 굴려도 날 어떻게 찾았을지 감도 안 잡힘.

이래저래 머리 굴리다 마감치고까지 거기 서있는거 보고
형들이랑 쭉 얘기를 한 다음 맞다이 깨러...는 아니고
가서 얘기하기로 마음 먹음.

굉장히 긴 얘기여서 좀 줄이면,
내려주는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좋아하게 됐다
（지금도 뭔소린지 모르겠음）
다른 직원들이랑 얘기하는 걸 듣고 학교랑 이름을 알게 됐다
（시발）
그걸로 페이스북을 뒤져서 찾아냈다（시이발）
페이스북에 춥다고 써놨길래 목도리를 짜서 줬다（시이이발）

아니 이게 로맨틱하다고 하던 친구들도 있었는데
실제로 저런 일 겪으면 진짜 소ㄹ 아오 시발
지금도 등에 식은땀 나�땄빱빱빱빱빱빱빱빱빱�

잘 달래서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
집 보낸 다음 페북 다 닫고 카톡 탈퇴하고 번호 변경 신청하고
알바도 마감조에서 오픈조로 이동하고 얼마 안가서 그만 둠.

내가 살면서 저렇게까지 날 쫓아다닐 사람이 있을까 싶고,
지금이야 뭐 그랬어라고 웃으면서 얘기하긴 하는데
그 다음부터 개인정보에 굉장히 예민해지고 카톡 프사도 잘 안하게 됨.

스토킹은 누구나 당할 수 있음.
그리고 누구나 할 수도 있는것 같음.

조심해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다음은 내가 너를 스토킹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