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꽃내음이 코를 찌르고
눈을 뜨게 한다
온세상에 온갖 시체가 보이고
홀로 붉은 꽃이 보인다

멀리 비명소리가 들린다

여성이 남성 배위에 올라타있다
칼로 끝도없이 남자를 찌르고 베면서
남자의 살점을 뜯어 먹고 있다

왜인지 모르지만
아무 기억도 없고
여기가 지옥인것을 알고 있다



바닥에 쪽지가 보인다
붉은 글씨로
'발로 배를 찰것'

어떤남자가 어느새
내 종아리를 잡고 물어 뜯으려 한다
발로 머리를 찼지만
결국 종아리를 물어 뜯고 있다

내 비명과 함께 악에 바쳐 남자의 배를 차자
허무하게도 배가터지고 죽고만다

근처에 끔찍한 비명소리가 많이 들리기 시작한다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산채로 먹는 지옥'
또 쪽지가 바닥에 있다

순간 아귀지옥이 생각났지만
나는 배고프지가 않다

주변을 둘러보니
살점이 붙은 시체가 산과 길을 만들고
피가 강처럼 흐르고 있다

비명소리가 가득하고
저멀리 누군가가 누군가를
산채로 먹고 있다

"으아아아아아악!!"
비명소리가 난 곳을 보자
손이 6개 달린 괴물이
남자의 사지를 뜯고
사지를 꼬챙이처럼 사용해
남자의 몸을 관통시켜
뜯어 먹고 있다

남자의 비명소리가 사라지자
괴물은 먹던것을 버리고 나를 본다

눈을 돌리고
발걸음이 빨라진다



'나의 죄는?'
쪽지가 또 바닥에 있다

내 죄를 떠올리려 했으나
어떤 기억도나지 않는다

"당신의 죄를 뉘우치셨나요?"
밝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다

나는
"내 죄가 무엇이죠?"

침묵과 고요한 어둠이 밀려왔다



어둠속에서 비명을 피해다니다
결국 마주치고 말았다

처음에 보았던 칼든 여자
사람이라고 하기엔
피부는 창백하고 검은 긴생머리에
얼굴표정은 해괴하고 경직되어 있다

"끼으으으으으"

여자는 순식간에 나에게로 뛰어들었고
나는 방어할수 있는 수단을 확인해보다가
주머니속에 종이를 찾았다

빈 쪽지다

결국
여자에게 덮쳐졌고
기괴한 이 여자는
사람의 힘으로 대항할수 없는
괴력을 지닌것을 알았다

내 배위에 올라탄 여자는 칼을 꺼내든다
수십 수백번을 난자당하며
산채로 먹히고 있다
처음에는 고통에 몸부림첬지만
점점 고통에 둔감해진다

칼에 비친 얼굴이 보인다
칼속에 보이는 나의 얼굴은
지금것 살해당한 남자들의 얼굴이다

손에 있던 쪽지를 들어
피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힘으로 이길수 없음'

의식이 흐려지자
여자는 식사가 끝났다는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홀로 붉은 꽃이 보인다

달콤한 꽃내음이 코를 찌르고
눈을 뜨게 한다
온세상에 온갖 시체가 보이고
홀로 붉은 꽃이 보인다

멀리 비명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