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이란 무엇인가?
풍자와 해학의 민족인 우리내 혈관에 흐르는 본능이며,
개소리, 말장난, 쌉소리 등 다양한 하위 맥락이 존재한다.

가장 일반적인 드립은 말장난이다.
고유의 한국어를 구사하면서도,
다양한 외래어를 접하기 쉽고,
한자 문화권이라는 특수성이 결합하여,
한본어, 한글리쉬에 한자의 음을 이용한 드립까지 가능하다.

존나 대단한 나라, 드립치기 쉬운 나라다.

다만, 성공한 드립과 실패한 드립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한 드립과 실패한 드립은 어디서 갈라지는가?
바로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아래 예제들을 살펴보자.

case1.
드 : 하 나 너무 살찐 것 같아... 다이어트할까?
립 : 죽어서 분해되는게 빠를 것 같은데 Die어트 도와줘?

정말 일반적이고 누구나 칠 수 있는 드립이다,
하지만 받아치는 사람이 최근에 돼지라는 이유로 고백에 실패했다면
뭐 시12발? 개빡치네 꺼져 차단한다.라고 할 수도 있는거고
그냥 날숨 뱉는데 아쉬워 적당히 씨부린 말이라면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이번엔 성공할거야
라고 할 수도 있다.

상대방의 상황과 분위기를 읽어 '시기'를 맞춰야한다.
아무때나 드립치지 마라.


Case2.
'인생은 A와 C사이에 B다.
Abdomen과 Cheek 사이에 Boobs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에 Choice다 라는 문구를 이용한
찌찌드립이다.

나는 현직 간호사에게 친 드립이라 한 번에 이해하고 웃었지만,
Abdomen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잘 안쓰는 사람이라면 이해하지 못해 못 웃었을거다.

개인적으로 이해에 '5초' 이상 부연 설명을 해야한다면,
그건 실패한 드립으로 생각한다.


Case3.
드 : 요즘 친구들이 시험기간이라고 안 놀아줘. 니가 놀아줘.
립 : 너 같이 복학한 동기 많잖아 배부른 소리 하지마.
드 : 아 몰라 시바 여친 만들어주던가 놀아줘.
립 : 평생 배부르게 할 일도 없는 새끼가 배부른 소리를 하네.
드 : 시12발 새끼야

약 3년 전 친구와 나눈 대화다.
사실 저때는 정말 젊고 뇌가 싱싱할때라,
'배부른 소리 하지마'라고 얘기할 때
이미 '평생 배부르게할~' 부분까지 준비했었다.
흔히 빌드업이라하는데, 드립을 '후술', '후치'하는 것이 좋다.
괜찮은 드립이 떠올랐다면 앞에 상황을 만들어내라.
너의 드립은 끝에서 빛날 것이다.


Case4.
드 : 점심 뭐 먹을까?
립 : 글쎄 한식 먹을래 양식 먹을래?
드 : 나 결정 장애라 못 골라
립 : 다른 장애도 생기기 전에 골라 3초 준다.

역시 일반적인 상황에서 치는 드립이다.
말장난 할 '키워드'을 어느 것으로 잡는지가 중요하다.
저 상황에서 '못 골라? 못은 못 먹는건데...ㅎㅎ'했다면,
축하한다. 친구 하나 잃었다.

앞서 살펴본 예제들로 미뤄보면,
성공하는 드립의 4 요소는
'시기', '5초', '후술',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줄여서 '시,5,후,키' 법칙으로 외우고, 성공한 드립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다음편에서는 성공적인 드립을 향해 드리블 하는 팁인,
'사색하고, 까먹지말고, 시험하라', 사 까 시에 대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