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가위 눌렸던 썰 하나 남길게요.

때는 2000년도 초등학생때였습니다.

옛날에 살던 아파트에는 거실에만 에어컨이 있어 여름에는 가족들 다 같이 거실에서 잠을 잤습니다.

가족들은 전부 잠을 자고 있고 저 혼자 쇼파에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기억으로는 공포 영화를 보았던거 같아요.

구조 상으로는 부엌 / 쇼파에 누워있는나 / 가족 / TV 이렇게 일자로 나란한 구조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밖에는 천둥번개가 치더라고요. 괜시리 무서운 생각이 들면서 잠을 잘려고 하는데

번개가 쳐서 부엌쪽 다용도실을 보니 사람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옛날 다용도실 유리라고 말해야 하나.. 그 불투명하지만 형체가 보이는 유리에 번개가 칠때마다 사람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다용도실 물건들이 쌓인게 그렇게 보이는 걸 꺼야' 생각 하면서 닭살이 돋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억지로 잠을 잘려고 할 때 주변에 이명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띠-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작았던 이명음은 어느새 점 점 커져 제 귀를 뒤 덮었죠

귀에 이명음이 크게 나는데 더 이상했던건 윗 집 소리 옆 집 소리들이 벌레들 기어 가는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가위에 걸린 저는 '아 이게 가위구나..' 라는 생각과 두려움보다는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신기함이 두려움으로 바뀌게 된 건 조금 지나지 않아 숨을 못쉬게 가슴박을 누르는 느낌이 였습니다.

분명 누군가가 제 가슴에 발을 올리고 누르는게 느껴 졌어요.

제 자세는 그림과 같이 한쪽 손을 위에 올리고 한손은 내리고 자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제 가슴에 발로 누르는 압박은 눈물이 날 정도로 숨을 쉴쉬가 없었어요.

안되겠다. '눈을 뜨지는 못하겠고 내 손으로 그 발을 밀자'

생각과 동시에 이마에 올리고 있던 손을 가슴팍 아래로 치면서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이명음도 사라지면서 "휴 살았다" 말을 하고 눈을 떳어요.

눈을 뜨자 마자 보인건 쇼파에 자고 있는 제 자신이었습니다.

저는 제자신을 발로 밟고 서 있었어요. 내렸던 손은 그대로 머리에 올려져 있으며 괴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저는 얼른 제 몸에 내려와서 엄마랑 아빠 사이 이불 안에 들어가서 숨었습니다.

그 상태로 또 가위에 걸리는게 아닐까 생각을 하며 쇼파위에 있는 제 자신을 확인 하지 못한 채 이불 안에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다음날 저는 이불안에서 깨워났습니다.

그리고 일어나자 마자 다용도실을 확인한 결과 그 날은 어머니가 다용도실을 정리를 해서 쌓여 있던 물건들이 없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까지가 마무리입니다.


지금은 너무 어려서 여러가지 기억들이 섞인거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상했던 점도 많이 있습니다.

다같이 거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아버지는 밤귀가 밝으십니다. 그래서 TV를 끄라고 말씀하시죠） 혼자서 TV를 보고 있었다는 점과

어떻게 새벽밤에 옆집,윗집 사람들 소리가 들리고 빗소리 번개소리는 안 들렸다는 점

어렸을적 기억이지만 친구들과 무서운 이야기를 할때 꼭 이야기 하는 제 가위눌린 경험 입니다.

가위는 고등학생때까지 몇번 더 걸린 적은 있는데 몇 번 걸리고 나니 별 생각도 안 들더라구요. 내가 피곤한가 보구나 하고

고등학생 이후로는 가위 안 눌리고 잘 있습니다. ㅎㅎ

두서 없이 썼는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