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살면서 딱 한번 무서웠던 경험을 한 적 있었는데..
여기다 한번 써보려고 함.

개인적으로는 그게 뭐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ㅋㅋ




옛날에 시골 외할아버지 댁으로 놀러갔을 때 였는데
한 여덟살 아홉살 쯤? 일단 취학아동이긴 했음.

밥 다먹고 과일도 깎아먹고 놀고 나니 한 8~9시 쯤 된 시각이었지.

시골은 다들 일찍 잠드니까.. 잠들기 전에 아빠가 반딧불이를 보러가자고 같이 가자고 그러는거임ㅋㅋ

전부터 엄마가 반딧불이 얘길 종종 했었어서 난 와 신기하다 좋다 해서 신나게 따라감.

손전등 하나 들고 부모님이랑 나 셋이 새까만 시골 길을 걷는데.. 그래도 민가가 있으니까 무섭진 않지.




완전 암흑이지만 그래도 별빛은 있어서 어스름하게 윤곽만 보였던 기억이 남.


산 쪽으로 갈수록 민가는 줄어들어.. 산 초입 쪽으로 가니까 진짜 반딧불이를 봤음!!
한 대 여섯마리? 열심히 구경하다가

아빠가 안쪽으로 가면 더 있을거 같다고 가보자 함.

흔쾌히 오케이해서 따라가는데 꽤 한참 걸어갔던 거 같음.

그 길이 산 어귀 길인데, 길이 쭉 뻗어있고 길 왼편으로는 산, 오른편으로는 논밭이 펼쳐져 있는 그런 길임.

주변에 민가는 하나도 없고.

길 자체는 낮에도 몇번 와봐서 무서운 길은 아닌데.






갑자기 저 멀리 앞 쪽 오른편에서 깜빡이는 노란 불빛 두 개가 나타남.

꼭 자동차 비상깜빡이 킬 때 그 후미등 있지? 그 불빛 같은게 두 개가 깜빡깜빡 점멸하고 있는거임.

누가 차타고 늦게 왔나보네 생각했지만
거긴 진짜 논밭 한가운데 였으니까.
순간적으로 소름이 쫙 돋더라. 인기척도 아무것도 없는 그 길에?



결국 개쫄아버린 나는 엄빠한테 그만 돌아가자고 선언함.
아빠도 예상외로 순순히 가자고 해줘서..
괜히 안무서운척 하려고 저거 불빛 뭐지? 이 시간에 누구지? 이러면서 돌아옴

아침에 내가 은근슬쩍 아빠한테 실은 어제 그 불빛이 갑자기 보이니까 넘 무서웠다고 하니까 아빠도.. 사실 나도 좀 무서웠어.. 하면서 이실직고함ㅋㅋㅋ






낮에 혹시나해서 그 길 다시 가보니까 역시나 그냥 밭임.
밭두렁 있고. 차 비스무리 한거라도 들어갈 만한 공간이라곤 조금도 없었는데. 기계라 할 만한 것도 없음

그 불빛은 뭐였을까 아직도 궁금하긴 함.
무슨 농기계 같은 거였을까?

그 와중에 엄만 어렸을 때 그 길 끝에 상여집 있어서 옆쪽으로 돌아다녔다고ㄷㄷ 내 무서움을 가중시킴ㅠㅜ